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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병원 & 따뜻한 달리기]

“혹시 목디스크 아닌가요?”

전철과 버스에서 스마트폰 액정화면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사람들. 굳은 표정에 25도 쯤 꺾인 목. 떠들면 차창 밖으로 내던져질 것 같은 분위기. 고요한 車 거룩한 車! 하차 알림벨 누르는 것도 민망하다. 그럼에도 “그러지 마세요~ 그러다 큰일 나요! ”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 굴뚝같다.

목이나 어깻죽지가 아파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점점 늘고 있다. 예상 밖으로 이들의 나이는 대부분 20~30대. 자동차로 말하면 출고된 지 1~2년 밖에 안 된 새 차라고 할 수 있다. 이들에게는 컴퓨터 작업과 스마트폰 게임을 많이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20대 후반의 남자. 의사인 필자가 묻기도 전에 먼저 입을 연다. 며칠 전부터 어깻죽지가 아팠는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통증이 멈추지 않았다. 무슨 일인지 걱정이 커졌다. 결국 정형외과에 왔다. 이번엔 필자가 꼬치꼬치 물었다. 언제부터 아팠나, 어디가 특히 아픈가, 왜 그런 것 같은가, 컴퓨터나 스마트폰은 하루에 몇 시간 사용하나. 이번에도 필자의 질문이 채 끝나기 전에 그 남자는 말했다. “혹시… 목 디스크 아닌가요? ”

그의 겁먹은 표정이 필자를 놀라게 했다. 혈기왕성한 20대 답지 않게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필자는 느릿느릿 대답했다. “목..디..스..크..가 아닙니다!”

디스크라는 병에 대한 사람들의 공포는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사람들은 대개 목 또는 목 근처가 아프다 싶으면 목디스크라고 단정을 하고 병원을 찾아온다. 스스로 수술날짜를 잡고 스케줄 변경까지 하고 오는 환자가 있을 정도. 하지만 목이 아플 때 목디스크가 문제인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우리가 흔히 목디스크라고 부르는 ‘경추추간판탈출증’은 목뼈 사이의 디스크라는 연골이 돌출되면서 주변신경을 압박해 목 어깻죽지 팔 등에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디스크라는 말을 그렇게 두려워할까? 첫째는 목과 허리 통증을 “디스크 같은데요….”라고 대충 얼버무려왔던 무책임한 병원들 때문이다. 두 번째는 디스크라는 병을 공포의 대상으로 만든 언론 때문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그렇다는 말이다.

목이나 목 주변부 통증이 생기는 원인은 ‘근막통증증후군’이라는 일종의 근육통 때문인 경우가 많다. 좋지 않은 생활 습관이나 목 주변부에 무리가 가는 동작이 지속될 때 근육은 미세한 손상을 입게 된다. 그런 식으로 계속 근육손상이 일어나면 근수축, 혈액순환 장애, 대사물질 정체 등으로 악화된다. 쉽게 말해 목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등도 아프고 심지어는 두통까지 생길 수 있다.

우리 몸의 근육은 정직하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숭배하는 분들과 컴퓨터를 안고 사는 사람들은 우선 자신의 생활습관부터 점검해 보길 권한다. 특히 잠재적 ‘스마트폰 질환’ 보유자라고 할 수 있는 10대와 20대들은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조금씩 줄여보자. ‘스마트폰 5분 + 고개 들어 푸른 하늘 바라보기 30초’를 실천해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그리고 또 하나. 디스크는 그리 흔한 병이 아니다. 겁부터 먹지는 말자.

달려라병원 정호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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