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장모(여.26세)씨는 숨기고 싶은 비밀, 아니 고민이 있다. 겨울만 되면 날이면 날마다 어깨와 등에 새하얗게 쌓이는 ‘눈’ 때문이다. 눈이 오면 마음이 한껏 들뜨는 20대 중반의 나이인데, 왜 고민이란 걸까? 그 ‘눈’은 바로 비듬이다. 머리를 매일 감아도 소용없다. 비듬이 눈에 잘 띄는 검정색 계열 옷은 아예 입을 꿈도 못 꾼다. 최근에는 가려움증도 심해져 비듬이 쌓이는 만큼 스트레스도 쌓여만 간다.

두피에서 생기는 비듬과 그에 따른 가려움증은 지루성피부염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최근 지루성피부염이 20대 여성층 중심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지루성피부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여성이 47만4,795명으로 나타났다. 남성 45만7,624명보다 많았다.

인구 10만명당 환자 수를 연령대별로 볼 때 여성은 20대가 2,764명으로 가장 많았고, 남성은 70대가 2,427명으로 가장 많았다. 외모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20대가 여성들 중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20대 여성이 지루성피부염에 취약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 이유로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생활 등을 들 수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인체의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이 과정에서 코르티솔과 안드로겐이라는 호르몬의 분비가 촉진되며, 피지 분비도 덩달아 활성화되어 지루성피부염이 쉽게 악화된다.

지루성피부염은 피지의 분비량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생기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가려움증과 붉은 반점 등을 특징으로 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두피에 지루성피부염이 나타날 경우를 가리켜 지루성두피염이라고 한다. 지루성두피염 환자들한테서는 비듬과 함께 탈모 증상까지 생길 수 있는데, 두피의 염증이 심해지면서 모근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난치성 피부질환 치료로 잘 알려진 하늘마음한의원 분당점 고진식 원장은 “만약 지루성피부염이 두피에서 생겨났다면 탈모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유전성 탈모와 달리 지루성피부염으로 인한 탈모는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미루지 말고 초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진식 원장은 지루성피부염의 원인을 외부 독소물질의 체내 유입과 인체 면역력 약화로 보고, 이 두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는 게 지루성피부염을 치료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외부 독소물질은 주로 장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우선 장 기능을 회복하고, 혈액 순환을 개선해 체내 면역력을 높여 재발을 막는다는 원리다.

분당 지루성피부염 환자 치료에 힘쓰고 있는 고진식 원장은 “장에 독소가 많이 유입되면 장 내 세균총의 균형이 깨져 장 벽에 염증이 생기기 시작하고, 이 염증이 심해지면 독소가 체내로 빠르게 유입되는데, 이를 ‘장누수증후군(새는장증후군)’이라고 한다”며 “지루성피부염 환자들은 장누수증후군으로 인해 외부에서 유입된 독소물질이 장 점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만큼 우선적으로 이를 개선하는 치료를 선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늘마음한의원은 장누수증후군 치료법으로 ‘심부온열주열치료’가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몸 속 체온을 40~50℃로 끌어올리는 이 치료법은 체온이 높아지면 장 세포의 회복력이 높아지고 신진대사가 활성화되어 체내의 독소가 쉽게 배출된다.

또한 면역력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4체질 8형에 따른 체질 맞춤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와 함께 독소 생성을 억제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체질 생식도 병행하면 좋다.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지근억 교수 연구팀이 건강한 한국인 아기의 장에서 분리, 배양한 생리활성 비피더스 유산균을 1000억 마리(30포 기준) 함유하고 있다.

하늘마음한의원은 2012년 6월부터 2013년 5월까지 1년간 내원한 지루성피부염 환자 419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91%의 환자가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아이닷컴 김정균 기자 kjkim79@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