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기능이상으로 진료를 받는 분들 중에는 임신과 유산을 경험한 후에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 것을 알고 진료를 받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임신 및 유산으로 여러 불편한 증상으로 검사를 받고 갑상선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여성은 임신 이외에도 다양한 이유로 남성보다 갑상선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특히 자연유산이나 인공유산으로 인해 자궁내막은 얇아질 수 있고, 심한 경우 자궁 유착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원인으로 생리통이나 하복통을 호소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통증으로 내원하는 경우 여성의 임신 및 유산에 관련된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 치료를 받고자 한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는 여성호르몬에 관련된 증상에만 집중하게 되어 근본적인 치료는 어렵게 된다.

여성호르몬은 부신호르몬, 갑상선호르몬과 함께 뇌하수체를 중심으로 우리의 신체 내에서 분비되는 것이다. 이에 뇌하수체라는 하나의 연결고리를 통해 분비되므로 갑상선호르몬, 부신호르몬, 여성호르몬 각각의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생기면 전체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하나만을 보고 치료하는 것은 근원적인 치료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 경우 갑상선 호르몬, 부신호르몬, 여성호르몬의 분비를 동시에 활성화시킬 수 있는 치료가 필요하다. 이러한 치료는 한의학적인 접근에서 그 치료 성과를 볼 수 있다.

우선 간, 소장, 대장 그리고 자궁의 순환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한약 치료를 통해 갑상선호르몬의 분비가 좋아지게 해야 한다. 이후 자궁내막의 순환이 좋아지게 되고 여성호르몬이 정상화되면서 자연임신의 가능성은 높아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건강은 자궁을 중심으로 보고 말한다. 자궁이 따뜻해야 건강하고 차면 건강하지 못하다고 얘기한다. 정확히 말해서 자궁을 따뜻하게 해준다는 것은 자궁의 기능과 소통을 원활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궁의 본체를 시원하게 만들어 원활한 소통과 순환을 유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궁이 차게 되면 자궁의 순환과 기능은 떨어지게 되고 이 때문에 자궁의 내부는 정체되고 곪게 되며 자궁의 본체는 오히려 붓게 되고 발열이 생기게 된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옻, 계피 등으로 삽입 약을 만들어 따뜻한 자궁을 유지하려고 했고 닭, 백규근 등의 고단백질의 영양분 섭취로 자궁에 따뜻한 기운을 주려고 하였다. 또한 부뚜막에 불을 쬐거나 아랫배를 직접 따뜻하게 하도록 훈증법을 쓰는 것도 나태하게 늘어져 있는 자궁에 온기를 주어 영양과 순환을 주도록 하여 활동력을 되살리고 순환과 소통을 회복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현대 의식주 변화로 여성의 건강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요즘 여성은 많이 약해 매달 반복되는 월경, 임신, 출산 그리고 유산 등으로 여성의 호르몬체계가 쉽게 무너지고 쉽게 병을 얻는다. 이러한 이유로 갑상선 질환도 남성보다 많다.

이러한 갑상선 이상의 문제는 산모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갑상선 이상으로 임신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제쳐놓고라도, 갑상선 이상으로 인해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쉽게 볼 문제가 아니다.

갑상선 호르몬이 태아의 뇌 신경을 성숙하게 하고 뇌가 발달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또 태아는 임신 12주가 돼서야 스스로 갑상선호르몬을 만들 수 있어 산모의 갑상선 이상은 태아의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여성의 경우 단순히 갑상선호르몬 혹은 여성 호르몬의 문제만을 보고 치료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치료방법일 수 있다. 여성의 몸 전체를 바라보고 치료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한의학적인 치료방안을 다소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볼 수 있지만, 우리 인체는 단순히 갑상선, 자궁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몸 전체가 원활하게 돌아가야 건강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치료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며 근원적인 치료도 기대할 수 있다.

갑상선 치료 노하우로 각광받고 있는 세정한의원 이희재 원장은 “여성의 갑상선은 단순히 증상 해소만을 위해 치료하는 부분이 아니라, 여성의 몸의 차원에서 균형 있는 호르몬 분비를 돕고 치료할 수 있는 것만이 근원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한의학적 치료를 통해 많은 여성들의 갑상선 치료뿐만 아니라 산후풍, 임신 등에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갑상선 치료 한약과 더불어 세정 진액고, 침, 뜸 등의 치료는 면역력 회복과 더불어 갑상선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환자의 체질에 맞는 개별적인 치료제 및 치료방법이 치료율을 상당히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홍우기자 Ih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