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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프리맨틀, 연둣빛 바다를 벗삼아 '따르릉~'

  • 로트네스트 자전거 투어.
바닷 바람이 살랑 불어오는 프리맨틀은 서호주의 주도 퍼스에서 페리로 1시간 정도면 닿는 곳이다. 항구도시인 프리맨틀과, 30여분 떨어진 로트네스트 아일랜드는 '쉼표 투어'의 찰떡궁합을 갖춘 여행지다. '카푸치노'라는 흥미로운 애칭을 지닌 골목에서의 커피 한잔과 무공해 섬에서의 자전거 여행은 이곳에서 소담스럽게 이어진다.

커피 한잔의 여유가 깃든 포구도시

낭만의 포구인 프리맨틀은 예전 죄수들의 유배지였던 반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1829년 찰스 프리맨틀이 영국 죄수의 유배지를 찾던 중 발견했고 도시에 지어진 첫 번째 주요 건물 역시 감옥이었다. 프리맨틀 교도소, 라운드 하우스 등 작은 도시 곳곳에 투박한 사연의 교도소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감옥에 얽힌 과거사쯤은 추억의 단상일 뿐, 프리맨틀에서는 커피 한잔의 여유가 어울린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거리 이름도 카푸치노 거리다. 배들이 한가롭게 드나드는 도시는 아담한 규모다. 시청사가 들어선 킹스스퀘어 광장에서 10여분 거닐면 노천 카페가 줄지어 들어선 카푸치노 거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사람들은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 굳이 이 골목까지 찾는다. 이곳에서 카푸치노를 주문하는 것은 분위기에 취하려는 낯선 이방인들의 선택이다. 서호주의 청춘들은 카푸치노보다는 라떼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에스프레소 샷이 추가된 '플랫 화이트'를 즐겨 마신다.

  • 로트네스트 섬의 등대.
옛 감옥과 삶이 뒤엉킨 거리

이방인과 현지인이 뒤엉키는 프리맨틀 마켓은 관광명소로 변한 감옥과 마주보고 서 있다. 1890년대 처음 개장한 프리맨틀 마켓은 주말에만 열리는 시장으로 이 일대의 과일들과 서민들의 삶이 북적거리며 녹아 있다. 예술 센터가 들어선 도심 거리에서는 아트 페스티벌도 열린다. 뒷골목에서 만나는 앙증맞은 갤러리들은 포구도시에서의 휴식에 품격을 더한다.

퍼스에서 프리맨틀까지는 열차도 다니고 도로도 뚫려 있지만 스완 강변의 정취를 감상하며 유람선으로 이동하는 것은 꽤 매력적이다. 강변을 수놓은 호사스런 별장과 그 앞을 흰 요트들이 가로지르는 풍경은 숨통을 확연하게 틔워준다. 화창한 하늘과 짙푸른 강변은 넉넉한 덤이다.

프리맨틀은 서호주의 명성 높은 친환경 섬인 로트네스트 아일랜드로 향하는 경유지이기도 하다. 페리를 타고 섬에 닿으면 교통수단의 99%가 자전거로 채워진다. 아예 배를 탈 때부터 자전거용 승선 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로트네스트 아일랜드는 단순 휴양섬이 아니다. 섬의 가치는 섬의 동식물들이 철저하게 보호되고, 자연 그대로 남아 있어 더욱 도드라진다. 섬 이름의 유래가 된 쥐를 닮은 '쿼카' 역시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된다. 섬 하나를 지켜내려는 깐깐한 노력은 호주 최대의 친환경 관광 섬을 만들어 낸 셈이다.

  • 요트들이 떠 있는 프리맨틀 로트네스트 섬의 포구.
바다향 물씬 호주 최대 친환경 섬 로트네스트

로트네스트가 간직한 바다는 연두빛 라군으로 단아하게 치장돼 있다. 선착장 인근의 톰슨 베이를 시작으로 캐서리 베이, 리틀 암스트롱 베이 등 20여개의 독립해변과 등대, 전망대 등이 옹기종기 늘어서 있다. 현지 주민들은 아예 방갈로에서 며칠씩 머물며 한가로운 휴가를 즐기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섬을 둘러보다 우연히 만나는 외딴 해변에서 스노클링을 하거나 낚시를 즐기면 된다. 수영복을 뒷주머니에 꼽고 자전거로 섬 한 바퀴를 도는 데는 넉넉잡아 서너 시간이면 족하다. 달리다 보면 젖었던 몸은 태양과 해풍에 금새 말짱해진다.

프리맨틀이 그랬듯 로트네스트에도 반전의 과거는 녹아 있다. 섬은 본래 호주 원주민을 가뒀던 감옥을 세운데서 그 유래가 출발한다. 섬 초입에는 섬의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 묘지, 교회 등이 들어서 있어 여운을 남긴다.

프리맨틀과 로트네스트 아일랜드에서는 과거의 지난한 사연을 딛고, 일상의 나른한 상상이 현실로 전개된다. 자전거를 타고 섬을 한 바퀴 돈 뒤, 바다 향 가득한 도심에 앉아 커피 한잔 홀짝이는 여유가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이쯤 되면 휴일의 오후는 더없는 낭만으로 채워진다. 그윽한 휴식을 꿈꾸는 여행자들의 오랜 로망은 호주의 서남쪽 포구도시에서 삶으로 다가선다.

  • 카푸치노 거리.
여행메모

▲ 가는길=한국에서 홍콩, 싱가포르나 호주 시드니를 경유해 퍼스로 향한다. 퍼스에서 프리맨틀까지는 버스, 열차, 페리 등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프리맨틀 시내는 대형 고양이가 그려진 '캣'이라는 순환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프리맨틀에서 로트네스트 아일랜드까지는 페리로 30여분 소요된다. 섬에서 자전거와 스노클링 도구 등을 대여할 수 있다.

▲ 기타정보=프리맨틀 지역은 연중 따뜻하고 습하지 않아 활동하기에 좋다. 인근 퍼스에서는 매년 2월중순~3월초 한달간 국제 아트페스티벌이 진행되는데 거리에서 치러지는 이색공연과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수 있다. 서호주 관광청(www.westernaustralia.com)을 통해 자세한 현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프리맨틀의 옛 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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