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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병원&착한 달리기] 발가락이 짧은 병, 단지증

성장판 이상이 원인, 이식 및 연장으로 치료 가능
중학교 1학년 여학생 환자였다. 아빠 손에 이끌려 교복을 입고 필자의 병원에 왔는데 발 때문이라고 했다. 정형외과 전문의 그 중에서도 족부 전문의인 필자를 찾아왔을 때는 그 증상이 제법 심각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미리 추측해봤다. "유소년기 무지 외반증일까?"

'네 발가락'이란 제목의 한국영화도 있다. 친구들이 각자 다른 사고로 발가락을 하나씩 잃어 모두 발가락이 네 개만 남았다는 다소 엉뚱한 설정의 영화. 그런 일은 현실에서 일어나기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네 번째 발가락 때문에 병원을 찾는 환자는 간혹 있는 게 사실.

여학생이 선뜻 양말을 벗지 못한다. 찬찬히 여학생의 발을 살펴보니 그 이름도 어려운 '제4 족지 단지증'이다. 쉽게 말해서 제4 족지, 즉 네 번째 발가락이 발등에 달랑달랑 달려만 있지 전혀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 발바닥 통증도 있었지만 그건 그리 큰 고통이 아닌 것 같았다. 우선 남과 다른 발가락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놀림을 받을까봐 그게 제일 큰 스트레스였던 모양이었다.

이 학생은 때마침 방학이라서 수술을 하려고 병원에 왔다. 필자와 상담을 한 후에 양쪽 발 모두에 외고정장치를 달아 중족골을 점차적으로 늘여주었다. 그 후 6개월쯤 지났을까? 매우 만족스럽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유독 발가락 한 개만 그 길이가 짧은 사람들이 있다. 발가락이 짧은 것은 성장기에 그 발가락만 일찍 성장을 멈추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모두 뼈마다 성장판이라는 부분이 있다. 그곳에서 뼈가 자라는데, 성장판이 다치거나 이런저런 유전적인 이상이 나타나서 성장판이 일찍 닫히면 더 이상 성장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성장판 이상 뼈가 있는 발가락 등이 짧아지는 것이다. 외관상 발가락이 짧게 보이는 것도 문제이지만, 주변 부위 발바닥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서 그게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

단지증은 대개 넷째 발가락이 짧은 경우가 가장 흔하다. 그 다음이 엄지발가락이다. 넷째 발가락이 짧은 경우에는 발가락이 위로 들려있기 때문에 신발과 발등부분의 마찰로 염증이 생겨 통증이 발생한다. 또한 넷째 발가락이 기능하지 못하므로 2번과 3번 발등 뼈에 힘이 지나치게 가해진다. 따라서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고 오래 걸으면 화끈거리는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넷째 발가락이 짧기 때문에 1,2,3번 발가락이 넷째 발가락 쪽으로 기울어지는 변형이 발생하기도 하고 엄지발가락 뿌리부분에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외형적으로 진단이 가능하지만, X-레이 사진을 반드시 찍어봐야 한다. 그래야 발등뼈만 짧은지 발가락뼈도 짧은지 정확히 알 수 있다.

혹시 수술을 해야 한다면, 성장이 덜된 발등뼈가 바닥쪽으로 얼마나 기울어 있는가를 잘 살펴야 하며, 발등뼈를 늘이는 수술을 할 때 어느 방향으로 늘여야할지 판단한다. 발가락이 짧으면서 굵기가 정상인 경우와 굵기가 가는 경우가 있는데 굵기가 가늘면 길이를 조금만 늘여도 혈액순환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으니 수술할 때 주의해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그냥 지내는 것이 좋지만 외형상의 문제도 크기 때문에 여성환자의 경우 치료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을 해서 뼈를 늘이는 게 수술의 목적인데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골반에서 뼈를 정육면체 모양으로 떼어 이식하는 방법이 있고, 외고정장치라는 기계를 뼈에 달아서 점차적으로 늘이는 방법이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은 뼈를 외고정장치로 늘일 때 어떻게 뼈가 생성될 수 있냐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사람의 몸은 골막을 최대한 보존한 채 뼈를 일정한 간격으로 벌리게 되면 그 골막에서 골진이 생겨 뼈가 길어지는 현상을 만들 수 있다. 그 원리를 이용해 다리 길이를 늘이는 수술도 요즘은 많이 행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단지증 환자분들은 주저하지 말고 정형외과 족부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기를 권한다. 짧으면 길게 만들 수 있는 게 현대의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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