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도쿄' 걸맛은 일식 수준급'하나' 초밥 '아지겐' 오사카 맛'보천' 한국식으로 변형된 우동 전문'나무와 화덕피자' '이촌떡볶이' 각별
'이촌동(二村洞)'은 원래 '移村洞'이었다. 한강변인 동부이촌동 일대에 살던 가난한 사람들은 비가 와서 홍수가 지면 모두 이사를 했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移村(이촌)'이었다. 이 이름이 소리만 같고 아무런 뜻이 없이 이촌(二村)으로 바뀐 것이다.
동부이촌동에는 일본인 거주자가 많았고 지금도 많다. 한때 강북에서는 가장 부유한 이들이 살았고 지금도 부유층들이 많이 산다. 여의도와 가까우니 연예인들도 많다. 서울의 중심지인 광화문, 시청 일대에 가까우니 고위 공무원들이 많이 살았다. 한국으로 파견된 일본 상사 주재원, 언론사 직원들도 자연스럽게 동부이촌동으로 모였다. 조용하고 시내와 가까우며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가 많았다.
맛집들도 일식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한때 '리틀 도쿄'라는 별명도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오래전부터 제법 다양한 일식이 있었고 한국식으로 변형된 일식도 많다.
'하나(花)'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그러나 정통적인 초밥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1988년에 문을 열었으니 업력도 제법이다. 음식이나 내부 분위기 등이 무던하다. 심플하면서도 세월의 무게를 느낄 수 있고, 결코 촌스럽지 않다.
조금은 거칠고 묵직한 느낌의 그릇은 음식을 돋보이게 한다. 기본 찬으로 나오는 채소에 쌈장과 초장이 나오는 점은 아쉽다. 초밥에 있어서는 가격대비 최상의 선택이다. 미리 주문하면 생선을 피하는 사람들을 위한 채식초밥도 가능한 집이다.
'아지겐(味源)'은 오사카 번화가의 뒷골목에 온 듯하다.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들러서 가벼운 저녁식사를 하며 맥주를 한 잔 곁들일 법한 일식 선술집 같다. 벽 쪽으로는 바 형식의 테이블이 있어 혼자 가도 부담스럽지 않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생맥주와 미소라멘, 야끼소바, 히레가스이다. 일본 음식은 크게 간사이(關西) 식과 간토(關東) 식으로 나눌 수 있다. '아지겐'은 재료를 다양하게 쓰면서 짭짤한 맛을 유지하는 간사이 식에 가깝다.
히레가스는 평범한 일식 돈가스로 보이지만 만만치 않은 내공이다. 두툼한 고기에서는 육즙이 배어나온다. 튀김옷은 얇으면서 바삭하다. 야끼소바에는 채소가 듬뿍 들어가 있다. 숙주 등 듬뿍 들어간 채소에서 배어나오는 단 맛과 간장 소스의 짠 맛의 조화가 좋다. 호불호가 가장 적은 메뉴다. 미소라멘은 약간 진한 맛이다. 일본된장 특유의 단 맛은 나지만 약간 짭짤하다.
보천의 우동은 국물 맛이다. 가스 불에서 그릇 째 끓여 부글부글하는 상태로 나온다. 수타임을 주장하는 면조차도 푹 퍼졌다. 두툼한 '칼국수'면에 가깝다. 여기에 달걀을 더한 것을 보면 이게 과연 일식인지, 칼국수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추억을 즐기고, 맛을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김초밥을 같이 주문해 김초밥을 우동국물에 찍어 먹는 것이 가장 유명한 코스(?)다. 재미있는 메뉴로는 산채우동이 있다. 산채를 더한 것은 역시 한식다운 발상이다.
는 가장 인기 있는 화덕피자집 중 하나다. 실내는 이름 그대로 나무 위주로 따뜻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겨울밤의 산장 같은 분위기이다.
주문을 하는 즉시 도우를 펼치고 만드는 즉석조리식품이다. 루꼴라 피자, 고르곤졸라 피자 등 기본에 충실한 피자들이 있다. 재료의 선도가 좋다. 피자가 주력이지만 파스타나 리조또도 인기 메뉴다. 버섯 크림 파스타는 버섯 향으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는 그야말로 추억의 음식이다. 1980년대 포장마차가 발전한 것이다. 이촌동에 가면 꼭 맛봐야 할 떡볶이다. ''의 특징은 흑설탕을 쓴다는 점이다. 깔끔하면서도 감칠맛이 돈다. 치즈 떡볶이와 피자 떡볶이도 인기가 높다. 다시마와 멸치로 직접 육수를 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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