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아픈데 디스크 돌출 없다면 디스크내장증

허리 디스크라는 병명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허리질환의 대명사 1위가 바로 허리 디스크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정형외과 전문의 입장에서는 이 병이 환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란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매스컴에 자주 소개되어서인지 자세한 속사정은 몰라도 허리디스크라는 이름만큼은 초등학생들도 잘 아는 게 현실입니다.

허리 디스크는 허리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라는 연골이 약해지면서 튀어나오면 발생합니다. 허리통증, 엉덩이와 다리 쪽으로 내려가는 통증, 저림 증상이 나타납니다.

요즘은 인터넷에 워낙 많은 양의 정보들이 있고 알고 싶은 주제나 내용은 언제든지 검색을 통해서 알아볼 수도 있습니다. 허리 통증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젊은 분들은 허리통증이 있은 다음에 며칠 지속된다 싶으면 인터넷 검색도 해보고 자기가 어떤 상태인지 추측해보기도 합니다.

허리가 아파서 병원을 찾는 젊은 환자들은 그런 경험이 대부분 있을 겁니다. 그리고 실제 자기가 알고 있는 상식을 의사에게 직접 묻기도 합니다. 그런데 간혹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 있더군요. 허리 디스크는 무조건 허리가 아프면서 다리가 아프고 저려야 된다고 알고 있는 분들이 제법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허리 디스크 환자분들 중에는 다리가 아프지 않고 허리만 아프다고 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조금 더 나가 볼까요? 거기에 더해서 허리 디스크는 아닌데 디스크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하면 이해가 잘 되시나요?

오늘은 바로 ‘디스크 내장증’ 이라는 병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이름만 들어봐서는 전혀 짐작이 되지 않는데요. 사실, 진단 기술이 발달되지 않았던 과거에는 잘 몰랐던 병이었습니다. 우리가 허리 디스크라고 부르는 디스크 탈출증은 말 그대로 디스크가 튀어나온다(탈출)는 것을 뜻합니다. 한편, 디스크 내장증은 디스크가 튀어나오지는 않습니다. 다만 디스크 내부가 망가지면서 디스크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것을 말합니다.

탈출되어 주변 신경조직을 자극하는 경우가 없어서 허리통증 외에 엉치나 다리쪽 통증과 저림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디스크의 충격흡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오래 앉기가 힘듭니다. 허리를 숙이는 동작이 특히 어려워 집니다. 만성 요통의 원인 중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허리가 아플 때 하는 x-ray검사에서는 전혀 이상을 발견할 수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디스크 내부의 문제이기 때문에 허리 문제만 살펴보는 이 검사로는 전혀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진단은 MRI검사를 통해서 합니다. 이 병의 경우 대부분 약물치료, 주사치료, 운동치료 등 비수술 치료를 하게 됩니다. 오래 방치해 두면 만성 요통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병의 초기에 치료를 잘 받아야 됩니다.

허리가 아픈데 빨리 좋아지지 않고 다른 기본적인 치료를 받아도 효과가 별로 없다면 한번쯤은 디스크 내장증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달려라병원 정호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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