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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규 원장의 스마트한의학(111) 소도(消導)하는 한약재②

위산 과다엔 반하(半夏)ㆍ 모려(牡礪)를, 부족할 땐 진피ㆍ산사 한약재 써

춘추전국시대 때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은 한일관계만큼 서로를 미워해서 ‘오월동주(吳越同舟)’라는 고사성어까지 나왔을 정도다. 오나라에 크게 패한 월나라가 쓴 계책이 미녀 ‘서시(西施)’를 오나라 왕에게 보내는 것이었다. 서시는 속병 때문에 자주 얼굴을 찡그렸는데 그걸 보고 나라의 처녀들이 가슴을 부여잡고 얼굴을 찡그리는 흉내를 냈다고 한다. 이것을 효빈(效顰)이라 한다. 추측컨대 서시가 탄산(呑酸) 조잡(粗雜)같은 위장병을 앓았던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말이 나온 김에 중국의 4대 미녀를 보자. 연대순으로는 서시(西施)가 먼저다. 물고기가 서시의 얼굴이 너무 아름다워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바닥에 가라앉았다고 해서 침어(侵魚)라고도 불린다. 그 다음이 한나라 원제 때 왕소군(王昭君)이다. 왕소군은 한나라의 궁녀였는데 북방을 안정시킬 목적으로 흉노족의 선우(單于, 왕)에게 시집간다. 원제는 침전에 들 때 화공이 그린 수많은 궁녀의 얼굴을 보고 낙점하였는데 왕소군은 화공에게 뇌물을 주지 않아 못생기게 그려져 원제의 간택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선우에게 시집갈 때 대전에서 처음으로 원제를 알현하게 된다. 왕소군의 미모를 본 원제가 충격을 받지만 선우가 이미 왕소군의 얼굴을 본 터라 어쩔 수 없이 시집보내고 원제는 왕소군을 잊지 못한다. 기러기들이 왕소군의 얼굴을 보고 황홀해서 날개 짓을 못한 바람에 떨어져서 낙안(落雁)이라 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한(漢)말 때 초선(貂蟬)이 그 다음이다. 황제보다 더 권력이 주무르고 있었던 동탁을 제거하기 위해 양아들인 여포에게 시집을 보내 둘 사이를 이간질 시킨다. 초선의 용모를 보고 달이 부끄러워 구름 뒤로 자취를 감췄다 해서 폐월(閉月)이라 했다. 당나라의 현종 양귀비(楊貴妃)는 현대의 미의 기준과는 완전히 다른 약간 통통한 체형이었으며 양귀비의 미모를 본 꽃이 부끄럽다고 느껴 수화(羞花)라고 했다.

서시가 앓았던 탄산(呑酸)과 조잡(嘈雜)은 대표적인 스트레스 질환으로 소화를 위해 위장에 분비되었던 위산이 역류해서 식도를 타고 올라와서 식도를 부식시키는 질환이다. 이를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말한다. 위산은 음식물에 있는 기생출이나 미생물을 소독하고 음식물을 삭히는 역할을 한다. 스트레스를 받아 위산이 과다하게 되면 위장 자체를 삭혀 부식시킬 수 있다. 이것이 속쓰림이 나타나는 위궤양이고 더 나아가면 위장이 구멍이 뚫리는 위천공이 ??수 있다. 이 때 쓰는 한약재가 반하(半夏)와 모려(牡礪)다. 반하는 위장에 있는 담(痰) 같은 가래를 없애는 특효약이고, 모려는 위산이 과다 분비될 때 산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위산이 적게 나와서 속이 더부룩한 사람에게 쓰면 더 더부룩할 수 있으니 반드시 속이 쓰려 위장이 칼에 찔린 듯한 통증일 때 사용한다. 반하는 마치 중풍이 올 때와 같이 속이 메슥거리고 울렁거리며 토할 것 같고, 속이 쓰리며 심하면 어지럽기까지 할 수 있다. 중풍과 유사하지만 사지말단의 감각이상이나 혀가 굳어서 말을 못하는 등의 추가증상이 없기 때문에 중풍은 아니다. 암포젤엠이나 겔포스가 잘 듣는 환자 유형에게 모려가 적합하다. 모려를 대신해서 쓸 수 있는 것이 오적골(烏賊骨) 즉 갑오징어 뼈다. 모려와 오적골은 특히 새벽에 쓰린 속에도 잘 듣는다. 이와는 반대로 위산이 재 때 안 나오면 위장의 음식물은 오랫동안 위장에 머물게 되고 소화가 안 된다. 이때 쓰이는 한약재가 진피(陳皮, 귤껍질)와 산사(山査)다. 겨울철 짓무른 귤에 닿아 있던 귤들이 금방 짓무르는 것을 많이 봐 왔을 것이다. 귤은 그만큼 빨리 짓무르고, 귤과 함께 있는 음식물도 잘 짓무르게 해서 소화되게 한다. 산사는 얼핏 보면 사과와 거의 흡사하지만 크기가 작다. 산도가 높아서 잘 삭힌다. 둘다 위산이 부족해서 음식물을 소화시킬 수 없을 때 쓰며 산사는 고기 먹고 체한데 특효가 있다. 고기를 재울 때 산사와 같이 쓰면 금방 육질이 연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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