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라이프

[이야기가 있는 맛집(147)] 인천 맛집

인천 역사 스며있는 '알찬 맛집'

‘이작도 막회’ 주인 자연산 고집

‘부암갈비’ 30년 업력

‘이북식 만드식당’ ‘용화반점’

만두, 짜장 공력 상당

인천은 한반도 근대화, 현대화 과정을 낱낱이 보여주는 곳이다. 일본의 한반도 침략은 제물포 항을 통해 시작됐다. 경부철도 건설 후 일본은 부산을 통해 한반도를 침탈한다. 지금도 인천 차이나타운 바로 곁에는 일본 영사관 등의 옛 건물들이 남아 있다.

중국, 청나라의 한반도 진입은 주로 제물포를 통해서 이루어졌고 일본과는 달리 끝까지 인천이 주요 거점이었다.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인천도 급격히 달라진다. 동인천은 오래 전의 인천이다. 이른바 ‘구도심’이다. 실제 위치는 동쪽이 아니다 서남쪽에 가깝다. 인천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인천의 동서남북은 혼란스러워졌다.

음식을 이야기하면 주로 “인천 음식은 없고, 맛집은 주로 차이나타운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새로 확장된 지역이 많으니 맛집이 생길 틈이 없었다고 말한다. 일부분 맞는 표현이다. 하지만 인천 역시 15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맛집이 없을 리 없다.

‘이작도막회’. 이작도는 인천의 작은 섬이다. 주민 대부분이 어업에 종사하고, 인구 150명 정도의 작은 섬이다. 주인이 이작도 출신이니 ‘이작도’라는 이름을 간판에 붙였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은 섬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이작도 출신 주인’이 자신의 고향을 아낀다는 뜻이다. 좋은 음식을 내놓겠다는 의지의 표시다. 자연산 해물 위주로 취급한다. 주인이 직접 잡아오는 해물도 있다. 양식을 사용하면 반드시 ‘양식’이라고 표기한다. 자연산이면 음식은 들쭉날쭉 이다. 자연산이 없으면 그 메뉴는 만날 수 없다. 반드시 원하는 자연산 메뉴가 있다면 미리 전화해서 확인, 예약 하는 편이 좋다. 아예 메뉴를 맡기는 것도 좋다. 아주 자그마한 가게다. 음식도 소박하면서 깐깐한 편이다. 화려하지 않다.

밑반찬이나 전채는, 먹을 만한 반찬 네댓 종류를 주는 정도다. 하지만 미역국 하나에도 깊은 음식 내공이 숨어 있다. 해산물 역시 별다른 기교 없이 먹기 좋게 잘 썰어서 내줄 뿐이다. 자연산 전복 회는 대단한 수준이다.

‘부암갈비’ 30년 넘긴 업력 깊은 맛집이다. 노포이고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가게다. 오래 전 옆 가게로 확대해서 사용하지만 여전히 줄은 길다. 보기 드문 생돼지갈비다. 별다른 양념 없이 뼈에 붙은 살 그대로 나온다. 소금으로 살짝 간을 한다. 잡스러운 양념의 맛은 없다. 돼지갈비 맛 그대로다. 고추 지와 갓김치, 젓갈 소스가 나온다.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고기를 다 먹은 후에는 고기 불판을 이용한 달걀말이를 보여준다. 돼지기름에 구운 달걀말이는 독특한 풍미를 낸다. 독특한 메뉴다.

돼지갈비만큼 인기를 누리는 메뉴는 볶음밥이다. 작은 뚝배기에 담아 나온다. 젓갈이 들어가 독특한 맛을 낸다. 제법 불 맛도 난다. 고기를 먹은 후 부대끼는 속을 편안하게 한다.

‘이북식만두식당’. 인천 부평구에 있다. 부평구는 신도시다. 역사가 짧다. 인천의 구도심인 동인천지역과는 달리 맛집도 드문 편이다. ‘이북식만두식당’의 가게 앞에 붙은 종이쪽지의 내용이 재미있다. “숨어있는 맛집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찾아가기도 어렵고, 골목이 좁아 주차도 어렵다. 이런 좁고 외진 골목에 줄을 서야 하는 만두집이 있다. 가정집을 개조해 소박한 구조다. 방안에 부엌에 있고 밀가루 푸대 등이 보인다. 만두전골이나 만둣국과는 다른 만두국밥이 있다. 자그마한 뚝배기에 음식이 소박하지만 소복하게 들어 있다. 제법 어른주먹만한 만두도 보인다. 제육볶음이 고명으로 올라간다. 기름지거나 느끼하지는 않다.

만두를 빚은 공력도 만만치 않다. 피는 얇고 속이 꽉 차 있다. 한반도식 만두다. 이런 만두는 찌거나 끓일 때 모양새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만두국밥 그릇 안에서 만두를 터트려 국물에 말아먹는 것도 맛있다.

‘용화반점’은 차이나타운은 아니지만 구도심권에 있다. 오래 전엔 한국인들과 화교들이 어울려 살았던 곳이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화상노포, 이름난 중식당이지만 입구나 내부 분위기는 소박하고 얼마쯤은 어수선하다. 테이블 다섯 개 정도의 작은 공간이다. 회식용 큰 방이 따로 있다. 여전히 긴 줄이 늘어서고 있다. 주차장 입구에 작은 의자 두어 개가 있는 ‘간이 대기실’도 있다.

짜장면, 짬뽕 같은 기본 메뉴도 좋지만 이집의 내공은 볶음밥에서 드러난다. 밥알이 고슬고슬 살아있으면서도 기름지지 않다. 불 맛이 느껴진다. 달걀프라이와 자장 소스는 세월이 지나면서 추가했으리라 추측한다. 단립종 쌀을 사용하면서도 고슬고슬한 밥알을 만드는 것은 대단한 내공이다. 밥알 하나하나에 불 맛이 묻어 있다.

‘초가집칼국수’는 동인천 칼국수 골목에 있다. 칼국수 골목 첫 번째 집이다. 40년 이상 된 집으로 칼국수 골목의 시작이다. 예전엔 간판 이름대로 초가집이었다. 주문을 받은 후 반죽을 꺼내 칼국수를 썰기 시작한다. 바지락과 애호박이 들어가 있다. 면은 두툼한가 싶으면서도 얌전한 모양새가 영락없는 반가의 음식이다. 보리밥이 애피타이저다. 만두도 아주 좋다. 피가 두툼하고 모양새가 잘 잡혀있다. 심심한 맛을 낸다.

‘신포맛집닭강정’은 동인천 신포시장의 명물이다. 신포시장은 몰라도 신포닭강정은 안다고들 한다. 바삭하게 잘 튀긴 닭을 소스와 함께 달달 볶는다. 눅눅하지 않고 바삭하다. 고추가 적당히 들어간다. 소스는 적당히 달달, 매콤하다. 가격대비 양도 제법 푸짐하다.

점심이나 저녁에는 줄을 서야 한다. 황광해 음식칼럼니스트 dasani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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