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데는 터키 동부 지중해를 대표하는 고대도시다. 유적들은 주민들의 삶터, 이방인들의 거리와 그리 멀지 않다. 바다와 유적이 어우러지고, 해변을 거니는 청춘들과 로마시대의 전설이 함께 호흡하는 도시가 시데다. 바다를 향해 돌출된 반도에 들어선 시데는 옛 팜필리아 지방의 천연 항구도시에서 그 유래가 출발한다. 항구도시의 모양새답게 해변 곳곳에는 요트가 한적하게 정박한 아름다운 풍취를 만들어낸다.
옛 모습을 간직한 고대 원형극장
시데의 유적들을 알현하는 장치는 입구부터 색다르다. 코린트식의 기둥들은 고대도시 입구부터 나란히 도열해 있다. 대형 차량들은 진입하지 못하는 길을 외지인들은 발품 파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실제로 최근 붐을 일고 있는 지중해 연안 트레킹 코스의 주요 루트중 하나가 이곳 시데를 관통하는 길이다.
유적이 늘어선 돌길을 걷다 보면 고대 원형극장과 아고라가 나오고 비치가 모습을 드러내며 신전이 다시 나타나는 과정이 도시에서 반복된다. '석류'라는 의미를 지닌 도시의 이름처럼 깊이 들어설수록 매혹적인 풍광들은 끊이지 않는다.
시데를 관통하는 리만 거리는 유적을 개조한 기념품 상점이나 레스토랑들이 빼곡하다. 돌기둥만 황량하게 남은 다른 고대도시와는 다른 시데만의 개성이 골목에서는 묻어난다. 레스토랑에 앉아 물담배를 피거나 염소젖이 들어간 돈주르마 아이스크림을 군것질거리로 먹는 모습은 이곳에서 익숙한 풍경들이다.
리만 거리 초입에는 2세기에 지어졌다는 원형경기장이 들어서 있다. 검투사들의 경기장이었던 이곳 원형극장은 비잔틴시대에는 기독교인들의 예배당으로 쓰이기도 했다. 원형경기장 옆 아고라 터는 예전 해적들이 끌고 온 노예들이 경매된 시린 추억을 담고 있다.
클레오파트라의 전설이 깃든 땅
시데는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와 로마의 안토니우스 황제가 함께 일몰을 바라봤다는 전설이 깃든 땅이다. 해변가에는 아폴론 신전이 덩그러니 놓여 있는데 신전 앞에서 조우하는 시데의 일몰은 클레오파트라의 전설까지 덧씌워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사실 시데를 찾는 대부분의 이방인들은 이곳에서의 석양을 맞이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여든다. 일몰의 아폴로 신전은 터키 지중해의 관광지를 상징하는 간판 사진으로 단골로 등장하기도 한다.
■ 여행메모
가는길=터키항공이 인천에서 이스탄불을 경유해 안탈야 공항까지 운항중이다. 인천에서 이스탄불까지는 12시간 소요. 이스탄불에서 안탈야 까지는 1시간 15분 소요된다. 안탈야에서 시데까지는 버스가 오간다.
음식=터키식 빵인 에크멕이나 터키식 피자인 피데가 터키에서는 일반적인 음식이다. 디저트류인 '카다이프'나 '귀네페'도 달달하고 매혹적인 맛을 자랑한다.
숙소=시데 여행의 관문인 안탈리아 일대에 500여개의 5성급 호텔 및 리조트들이 있으며 대부분 객실 숙박료에 레스토랑, 음료, 부대시설 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 리조트 중에서는 '칼리스타 럭셔리리조트'와 'IC호텔' 등이 묵을 만하다.
글ㆍ사진=서영진(여행 칼럼니스트) aular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