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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규 원장의 스마트 한의학] 속을 덥히는 온리약(溫裏藥)①

다사다난했던 2014년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해서 많은 분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힘이 되는 소식이었다.

교황이 셋째날 방문한 서소문 순교성지는 경복궁의 서쪽 금청교, 혜정교, 새남터와 더불어 조선시대 많이 이용된 처형장이었다.

이들은 모두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의 서쪽에 위치해 있었다. 이는 오행사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앞선 칼럼에서 말했듯이 동쪽은 해가 뜨는 방으로 떠오르는 태양(太陽)인 세자가 거처하는 동궁이 있는 반면에, 서쪽은 해가 지는 쪽으로 만물이 서리를 맞아 씨앗이나 열매 같은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고 생명이 스러져가는 가을에 해당된다. 큰 범죄를 지어서 사형을 집행할 때도 항상 때를 기다려서 만물이 생명을 잃거나 감추는 가을과 겨울 사이에 시행한다.

이를 대시(待時)라 한다. '때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대시(待時)가 있다면 예외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는 부대시(不待時)도 있다. '때를 기다리지 않고 즉결처분한다.'는 뜻이다. 왕권이 위협을 받거나 왕이 분기탱천할 일을 당하면 자연의 순리를 따라 처형하는 것이 아니라 부대시(不待時)하게 형을 곧바로 집행한다.

이 때의 처형 장소도 경복궁역 2번 출구 근처의 지금의 금천시장 자리였다.

경복궁에서 서쪽으로 금교(禁橋)혹은 금청교(禁淸橋)로 불렀던 다리 하나만 건너면 곧 바로 나타나는 장소다. 왕도 얼마나 불안하고 화가 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조선의 형벌은 오형(五刑)인 태장도유사형(笞杖徒流死刑)을 형벌의 경중에 따라 집행했으며 이중 사형(死刑)은 시기적으로는 대시(待時)와 부대시(不待時)로 나뉘었고, 집행 방법으로는 교형(絞刑)과 참형(斬刑)이 있었지만 왕의 분노에 따라 능지처사, 오살, 거열, 부관참시, 사사(賜死)같은 무시무시한 것들이 있었다.

왕족이나 정치적인 이유로 숙청할 때는 대개 사사(賜死)의 방법을 썼다. 철저한 유교국가인 조선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신체는 부모에게 받은 것이니 함부로 훼손하면 안되기' (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損)' 때문이다.

목을 붙여서 죽게 함으로서 왕은 예의를 표했던 것이다. 이 때 사용되는 사약(賜藥)의 재료가 비상(砒霜), 초오(草烏), 천오(川烏), 부자(附子) 같은 맹독성 물질이지만 정확하게는 밝혀진 바는 없다. 부자(附子)는 대황(大黃), 천오, 초오, 마황(麻黃), 비상, 밀타승(密陀僧), 주사(朱砂), 마자인(麻子仁)등과 더불어 한의사만이 관리해서 사용하는 한약재다. 부자(附子)는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인 부자(附子)의 곁뿌리(子根)이다.

원뿌리(母根)는 천오(川烏) 혹은 오두(烏頭)라고 부른다. 부자는 천오의 곁다리라 천오가 먹고 남은 양분으로 살아가는 관계로 약효 또한 천오보다 떨어지고 독성 또한 천오보다 덜하다. 부자는 그냥 쓰면 독성이 있는 관계로 있는 그대로 사용하면 독극물이 되므로 여러 수치(修治)를 거치고 나서야 한약재로 사용할 수 있다.

한약재로 사용되는 곁뿌리를 원뿌리와 잔뿌리와 분리한 다음 가공하는데 그 모양에 따라 염부자(鹽附子), 흑순편(黑順片), 백부편(白附片)으로 나뉘어 진다.

담부자(淡附子)는 염부자(鹽附子)에 해독작용이 있는 검은콩과 감초와 함께 다려서 건져 말려서 사용하고, 포부자(炮附子)는 염부자(鹽附子)를 생강달인 물에 3일 담궜다가 찌고 볶아서 부자의 독성을 없애고 쓴다.

부자는 대열(大熱)하고 독성이 있다. 회양구역(回陽救逆), 온경산한(溫經散寒), 제습지통(除濕止痛)의 효능이 있다. 양기를 북돋워 죽어가는 생명줄을 구하고, 대열(大熱)한 기운으로 한기(寒氣)를 없애고, 군불을 ??서 습기를 날리고 통증을 멎게 한다는 뜻이다. 항상 추위를 잘타고 손발이 시린 사람과 추워서 뼛속까지 아픈 사람에게 쓰고, 양기(陽氣)가 하나도 없어 죽기 일보 직전의 망양(亡陽)이 된 때 사용한다. 그리고 양기가 떨어져서 만성적으로 허리, 무릎 등 뼈골이 아픈 경우에 많이 쓴다.

본 기사는 <주간한국>(www.hankooki.com) 제256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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