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아일랜드는 연중 300일 이상 태양이 빛나는 호주 퀸즈랜드주가 잉태한 섬이다. 창공에 오르거나 바다로 나서면 섬의 군락과 산호초는 아득한 신기루를 만들어낸다.
해밀턴 아일랜드는 74개 섬으로 이뤄진 휘트선데이 제도의 '아지트'다. 퀸즈랜드의 주도인 브리즈번에서는 북동쪽으로 800여 km. 브리즈번, 시드니에서 출발하는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공항도 섬 안에 있다. 인근 섬으로 향하는 쾌속선과 요트들은 해밀턴아일랜드에서 대부분 닻을 올린다.
섬은 유희를 위한 3박자를 갖췄다. 언덕 숲과 해변에 기댄 리조트가 있고 아련한 포구와 바가 있으며 모래해변도 가지런하게 놓여 있다. 북쪽 원쓰리 힐에 오르면 인근 섬들의 군락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감상하는 일몰과 캣츠아이 비치의 전경이 탁월하다. 남쪽 패시지 피크는 유칼리 숲으로 뒤덮인 산책로가 있고 섬 북단은 럭셔리 리조트들이 들어서 있다.
해변, 리조트, 액티비티의 낙원
섬 하나를 오롯이 골프장으로 만든 해밀턴 아일랜드 골프코스도 독특하다. 브리티시 오픈 챔피언이었던 피터 톰슨이 설계한 골프장은 호주에서는 유일한 섬 골프장이다. 섬에서 바다와 또 다른 섬을 보며 티샷을 날리는 꿈같은 라운딩이 가능하다.
섬과 섬을 잇는 길목을 벗어나면 온통 산호바다다. 그 산호바다에서 수십 가지의 액티비티가 진행된다.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서거나 스쿠버다이빙으로 열대어를 만난다. 사실 내로라하는 다이빙 포인트는 세계 각지에 널려 있으니 새삼스러울 일은 아니다. 휘트선데이 제도에서는 반드시 하늘로 오를 일이다.
헬기를 타고 오르면 다이버들이 오갔던 그저 한가롭고 예쁜 바다가 더 이상 아니다. 배위에서, 바다 속에서 봤던 광경과는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왜 호주 동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대보초)가 세계최대 산호군락이자 세계유산으로 등재됐으며 인공위성에서도 그 자태가 보인다고 흥분하는지 사뭇 이해가 간다.
푸른 혹성같은 세계유산 산호초
옥빛 산호 군락 중에서 유독 도드라지는게 '하트 리프'로 불리는 하트모양의 산호초다. 전세계 숱한 연인들이 깜짝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들리는 명소다. 사실 하트 리프는 기기묘묘한 산호초들 중 하나일 뿐이다. 헬기 위에서 바라보면 기억을 사로잡을 '나만의 산호군락'이 가슴에 알알이 박힌다.
요즘 뜨고 있는 화이트헤븐 비치도 휘트선데이 제도에 속해 있다. 비치의 모래가루는 미세한 분말이다. 해변과 바다 외에는 오두막도 부두도 없다. 7km 가량 뻗어 있는 화이트헤븐 비치는 세계 최고의 비치에 여러 번 이름을 올리며 유명세를 탔다.
해밀턴 아일랜드의 섬 안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버기'(전기차)를 타고 다닌다. 붉은 색, 푸른 색 등 버기의 종류도 다양하다. 소음도 없고 스피드도 느린게 섬에 흐르는 기운과도 묘하게 통한다. 휴양의 섬에 떠 있는 배와 정박한 배들에도 분주함은 없고 넉넉한 낭만만이 햇살처럼 깃들어 있다.
■ 여행팁
숙소=해밀턴 아일랜드에서는 캐츠아이 해변의 해밀턴 아일랜드 리프뷰 호텔이 가족들이 묵기에 좋다. 허니무너들은 섬 북단의 퀼리아 리조트가 적합하다. 리조트는 풀빌라를 갖추고 있다.
기타 정보=섬의 연평균 기온은 27도. 연중 다이빙이 가능하다. 섬에서는 전기차인 버기의 대여가 가능하며 무료 셔틀버스도 다닌다. 호주내의 전열기구를 이용하려면 별도의 멀티탭이 필요하다. 호주 퀸즈랜드 관광청(www.queensland.or.kr)을 통해 자세한 현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글ㆍ사진=서영진(여행칼럼니스트) aular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