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스트라빈스키·헤밍웨이… 예술가 마을
레만호 북동쪽의 몽트뢰는 예술의 혼이 묻어나는 조그마한 도시다. 시용성과 재즈페스티벌 외에도 호숫가 산책로에 예술가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나에게 몽트뢰는 제2의 고향이다.' 몽트뢰 광장에는 그룹 '퀸'의 프레드머큐리 동상과 그가 남긴 한 구절 글귀가 적혀 있다. 퀸, 스트라빈스키 등 음악가 외에도 루소, 바이런, 헤밍웨이 등이 이곳을 배경으로 작품을 썼다. 가수 딥 퍼플의 '스모크 온 더 워터'의 소재가 된 카지노도 몽트뢰 한가운데 자리 잡았다.
재즈페스티벌과 시옹성의 몽트뢰
예술가의 마을답게 매년 여름이면 재즈페스티벌이 몽트뢰에서 열린다. 67년 시작된 재즈 페스티벌은 필 콜린스, 밥 딜런, 스팅 등 유명 스타들이 참가해 화제가 됐다. 10여㎞ 이어지는 호숫가 산책로는 호젓하면서도 분위기가 넘친다.
몽트뢰에서 모르쥬로 연결되는 길은 숨겨진 와인산지다. 깎아지른 절벽에 위치한 포도밭은 호수에 반사된 햇빛까지 품에 안아 풍요롭다. 모르쥬 외곽의 트로세나는 오드리 헵번이 여생을 보낸 곳으로 아침장터는 헵번이 산책을 겸해 들리기도 했다.
봄이 오면 이곳 모르쥬에 가볼 일이다. 항상 꽃이 피어 있어 '레만 호수의 꽃'이라 불리는 모르쥬는 봄이면 튤립축제가 열린다. 100여가지 10만 송이의 튤립이 호수,요트와 어우러져 피어난다. 꽃축제는 아이리스,달리아 꽃축제로 이어져 연중 꽃을 볼수 있다.
올림픽과 와인의 도시를 만나다
모르쥬 서쪽의 로잔은 올림픽의 도시다. 호숫가에는 올림픽의 창시자인 쿠베르탱을 기리는 'C'자 동상이 세워져 있고 올림픽위원회와 박물관도 들어섰다. 박물관에는 육상 스타 임춘애가 들고 달렸던 88올림픽 성화와 호돌이가 반갑게 전시돼 있다.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케이블카와 언덕 위 카데드랄 대성당이 로잔의 상징. 고딕양식 성당에는 야경꾼이 소리 내어 시간을 알리는 전통이 남아 있다. 로잔은 음악, 연극의 예술도시로 스위스 젊은이들의 뜨거운 나이트라이프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론느강을 따라 유람선을 타고 도심에서 10여분만 벗어나면 주변은 녹색지대로 변한다. 스위스 제3의 와인생산량을 자랑하는 포도밭이 강변계곡에 자리 잡았는데 이곳에서는 와인메이커가 직접 만들어내는 하우스 와인을 맛볼 수 있다.
■ 여행 메모
가는길=제네바가 관문이다. 스위스 쮜리히, 베른이나 프랑스 파리 등을 경유해 제네바까지 열차로 이동한다. 레만호 여행의 출발점은 제네바. 제네바에 도착한뒤 기차를 타고 레만호 인근의 도시를 둘러볼 수 있다. 제네바에서 로잔까지 40분, 로잔에서 몽트뢰까지 30분이 소요된다.
테마열차=레만호 여행은 다양한 테마 열차를 이용하면 더욱 운치 있다. 골든 패스 라인은 취리히∼루째른∼인터라켄∼몽트뢰∼제네바를 잇는 코스로 루째른 호수와 레만 호수를 두루 둘러볼 수 있다. 초콜릿 트레인은 클래식 객실이나 파노라마 열차를 타고 몽트뢰를 출발해 그뤼에르,브록을 경유한뒤 다시 몽트뢰로 돌아오는 열차로 빈티지 와인을 즐기며, 포도밭을 구경한 뒤 고성마을 그뤼에르에서 하차하거나 브록에 들러 초콜릿 제작과정을 견학할 수 있다.
글ㆍ사진=서영진(여행칼럼니스트) aular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