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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대결] 조인성·김수현·전지현 등 스타 대리전, 아웃도어 시장

[기획-패션 대결 ⑫ 아웃도어 룩]
초고속 성장하던 아웃도어 시장 '비상등'… 스포츠·해외로 진출
노스페이스·코오롱스포츠·K2·블랙야크 등 선두 그룹 경쟁 치열
스타 모델에 따라 매출 천차만별… "판촉보다 품질에 신경 써야"
  • 아웃도어 밀레가 골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동효정 기자] "초고속으로 성장해온 아웃도어 업계가 최근 불황에 빠진 건 사실이죠. 겨울에도 다운재킷 호황을 예상하고 제품 생산량은 잔뜩 늘렸는데 1년 전보다도 팔지 못해서 전체 매장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뜨겁던 2009년,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장기 불황으로 패션업계 전체가 주춤한 상황에서도 아웃도어 시장은 나홀로 성장을 지속했다. 2009년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 늘어 2조원을 돌파했다. 당시 일본의 아웃도어 시장과 맞먹는 규모로 영역을 계속 확장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이런 성장세는 노스페이스,코오롱스포츠,K2 등 '아웃도어 빅3'가 주도했다. 30여개 아웃도어 브랜드 중 이들 3사가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빅3의 시장 점유율은 2006년 44.2%에서 2009년 49.5%까지 치솟았다. 아웃도어 시장이 활황을 이룰 당시 휠라,패션그룹형지 등 패션업체들까지 아웃도어 시장에 뛰어들 정도로 성장 여력은 아직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고속 성장을 하던 아웃도어 업계는 최근 성장 정체로 비상이 걸렸다.

초고속 성장하던 아웃도어 시장, 성장 정체로 '비상등'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매출 1위인 노스페이스의 국내 유통사인 영원아웃도어의 올해 배당금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원아웃도어는 올해 배당금을 12억7,800만원으로 책정했다. 전년도 배당금 22억2,324만원보다 약 42.5%나 줄어든 금액이다. 영원아웃도어는 2010년 18억100만원을 배당하기 시작해 2011년 38억5,000만원, 이후 작년까지 20억원대 배당금을 유지해왔다. 배당금이 10억원대로 내려간 것은 5년 만이다.

  •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 전속모델 이연희.
배당금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우선 2014년 순이익 감소가 지목되고 있다. 시장 포화로 업체들의 할인 경쟁이 이어지다 보니 매출 원가가 늘어난 것이다. 영원아웃도어의 순이익은 2010~2011년 800억원대에서 2012년 420억원대로 절반 가까이 급감한 이후 계속 부진한 상태이다. 영원아웃도어뿐 아니라 국내 아웃도어업계는 지난해 이후 성장 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최근 수년 동안 30%를 웃돌았던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률은 지난해 10%대로 떨어졌다.

해마다 20∼30%대 고공 성장을 이어온 아웃도어 업계의 성장세는 지난해부터 주춤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1분기(1∼3월) 아웃도어 매출 성장률은 18%로 2012년 31%, 2013년 29.5%였던 것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현대백화점에서는 2012년 21.3%, 2013년 24.8% 성장했던 것에 비해 6.3%로 큰 폭으로 떨어졌고, 신세계백화점 역시 2012년 30.0%, 2013년 16.4%였던 것이 7.6%로 하락했다.

아웃도어 시장은 다른 분야에 비해선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수년 간 가파른 성장률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1, 2월 고가의 다운점퍼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해 1분기 성장률 둔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는 수익성 악화로 점포 수를 줄이거나 아예 사업을 접는 브랜드도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랜드는 영국 아웃도어 브랜드인 ‘버그하우스’ 수입 판매 사업을 접었다. 브랜드를 론칭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실적이 부진해 사업을 구조조정하고, 자체 SPA 아웃도어 브랜드 ‘루켄’에 집중하겠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해 7월에는 스포츠·아웃도어 종합매장인 ‘스포블릭’ 사업을 2년 만에 중단하기도 했다.

LG패션의 ‘라푸마’는 실적 악화로 최근 백화점 매장 12곳을 포함해 총 15곳을 철수시켰다. 에프앤에프(F&F)도 6개월 만에 ‘더도어’ 사업을 접었고, LS네트웍스 역시 지난해 스웨덴 아웃도어 ‘픽 퍼포먼스’ 사업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철수했다. 라페스포츠는 스페인 아웃도어인 ‘터누아’를 들여왔다가 올해 초 부도를 맞았다.

  • 배우 소지섭을 모델로 기용한 블랙야크 마모트.
아웃도어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대표 브랜드들도 아웃도어 의류 외에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러닝화나 트레이닝복 라인을 잇달아 내놓으며 스포츠웨어까지 영역을 확장하거나, 올림픽 경기나 프로야구 등 스포츠 행사 후원을 확대하면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골프웨어 등 아예 다른 영역으로 눈을 돌린 업체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경기와 관계 없이 비정상적으로 커 오던 시장이 이제는 불황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 같다”며 “시장 규모에 비해 수많은 업체가 난립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시장이 더욱 세분되면서 도태되는 브랜드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웃도어스포츠산업협회'로 개명까지… 스포츠·해외 시장으로 활로 모색

사단법인 한국아웃도어산업협회는 3월 1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노보텔 앰배서더강남 서울 호텔에서 제1회 CEO 간담회 및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박만영 신임 회장은 “지난해 국내는 세계 경제의 저상장 기조 지속과 세월호 참사로 인한 소비 위축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협회 명칭을 기존의 '한국아웃도어산업협회'에서 '한국아웃도어스포츠산업협회'(Korea Outdoor & Sports Industry Association)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어 “아웃도어 시장은 2013년을 정점으로 성장세가 둔화돼 성숙기를 준비하기도 전에 냉각기 돌입이 우려되고 있다”면서 “국내 아웃도어 업계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글로벌화 및 시장 맞춤형 전략 수립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쟁력 있는 제품 생산과 신시장 개척, 바이어 및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가격과 품질, 디자인, 서비스 향상 등으로 당분간 크게 확장되지 않을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 여성들의 취미 생활이 변화하면서 아웃도어 광고에서도 여성 단독 모델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네파 전지현


블랙야크와 K2코리아 등의 아웃도어 업체들은 이미 미래 먹거리 찾기에 들어갔다. 블랙야크는 올해 초 미국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 지분 100%를 1,500만 달러(약 162억원)에 인수했다. 나우는 나이키·파타고니아·아디다스 제품 개발자들이 2007년 창립한 미국 브랜드다. 이번 나우 인수로 북미 시장 개척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아이더는 출퇴근 시 아웃도어 의류를 즐겨 착용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출장은 물론 출퇴근 복장으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는 ‘비즈니스 트래블’ 라인을 출시했다. 아이더 우진호 상품기획팀장은 “출장 시 아웃도어 의류를 많이 입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기능성을 넣은 제품을 선보였다”며 “아이더는 이번 시즌 의류, 신발, 가방을 모두 갖춘 비즈니스 트래블 라인을 출시한 만큼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도 올해 봄·여름철용 골프라인을 처음으로 선보이며 골프웨어 시장에 진출했다. 밀레는 20∼30대 골프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심플하면서도 기능적인 골프웨어 라인을 다양하게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며 업체마다 위기 타개책으로 신사업 추진이나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여러 기업들이 앞다퉈 해외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거나 영역을 확장하며 국내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지만 국내 업체의 장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국내 아웃도어 1위인 노스페이스를 제외하면 2~4위인 코오롱스포츠와 K2, 블랙야크 등이 모두 한국 기업들이다. 전문가들은 외국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국내 토종 브랜드의 스타 마케팅 등 ‘인지도’ 싸움에서 실패하면서 밀린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한 아웃도어 업체 관계자는 “아웃도어 업체의 규모가 커지면서 대리점주들을 잡아야 하는 유통·물량 싸움으로 전개됐다”며 “제품력이 아무리 좋아도 소비자가 모르면 외면받는 것은 물론 대리점주들에게도 접근하기 어려워 마케팅 비용의 상당 부분을 톱스타 기용에 쓰고 있다”고 말했다.

'별들의 전쟁' 아웃도어 시장… 광고비 급증 논란

브랜드가 넘치고 업체 간 제품의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타 업체와의 차별화를 위해 제품 가격을 높이는 ‘마케팅 전쟁’ 구조가 반복되면서 아웃도어 광고 시장은 이른바 '별들의 전쟁터'가 되고 있다. 현재 주요 아웃도어 업계에서 뛰고 있는 모델들은 배우 조인성·김수현·전지현 등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블랙야크·빈폴아웃도어·코오롱인더스트리·K2 등 대표 아웃도어 업체들은 모든 세대에 걸쳐 호감형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이른바 A급 스타들을 발탁해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기존 타깃층인 중·장년층은 물론 1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젊은 층의 관심을 끌어 매출 증대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블랙야크는 외국인 모델, 산악인 오은선 대장 등을 모델로 내세우다가 2011년 20~30대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받는 조인성과 손을 잡았다. 이후 매출이 급성장했다. 2010년 1,800억원대였던 전체 매출은 2011년 3,500억 원, 2012년 5,100억 원, 지난해에는 '조인성 다운재킷'을 통해 6,7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최근 블랙야크는 세컨드 브랜드인 마모트의 모델로 배우 소지섭을 발탁하기도 했다.

빈폴아웃도어도 비슷한 경우다. 빈폴아웃도어의 모델 김수현이 인기 고공 행진을 달리자 2012년 350억 원에 그쳤던 매출이 2013년 1,100억 원으로 늘었다. 빈폴아웃도어는 올해 매출액을 1,700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도 '대세남'인 배우 현빈과 이민호가 2011년부터 각각 K2와 아이더의 모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두 사람과 조인성은 3년 가량 아웃도어 모델을 맡고 있어서 '아웃도어 장수 모델'로 꼽힌다. K2 관계자는 "당초 타깃층은 30~40대 위주이지만 젊은 층으로 아웃도어 소비가 확장되면서 광고 모델 또한 이에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여성 스타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과거 아웃도어는 험난한 야외에서 입는다는 인식이 강해 광고 또한 전문 산악인이나 남성 스타들이 맡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취미 생활로 등산 또는 캠핑이나 암벽등반 등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여성 소비자들이 늘어나 남성과 여성을 함께 모델로 기용하거나 여성 단독으로 내세우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브랜드 전체를 대표하는 단독 모델로 배우 공효진을 발탁했으며, 일상 속 아웃도어룩을 추구하는 화이트라벨에는 배우 이연희를 발탁했다.

배우 전지현도 네파에서 활약 중이다. 남성 모델로 배우 이서진과 가수 2PM의 멤버 택연도 함께 활동하고 있지만 단연 전지현이 눈에 띈다는 평이 나온다. 패션그룹 형지 역시 브랜드 와일드로즈의 단독 모델로 배우 손예진에 이어 고준희를 기용했다.



이에 아웃도어 업계가 품질 향상이 아닌 광고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최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일부 아웃도어 업체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 대비 광고 및 판촉비 비중은 증가했지만 매출원가 비중은 감소했다면서 유명 모델들을 앞세우기보다는 제품 품질 관리에 더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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