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액낭염이나 결절누공일 가능성… 족부전문의 통한 검진 필요

[장종훈 원장] 이런 경우엔 어떻게 할지 혹시 생각해보셨나요? 정형외과 족부전문의인 필자의 진료실에 50세 환자가 찾아와 이렇게 하소연을 합니다. “10년쯤 전부터 발목 바깥쪽 복숭아뼈 위에 동그란 혹이 생겼어요. 통증도 없고 말랑말랑하길래 그냥 뒀죠. 무슨 일 있겠냐 싶어서요. 아, 그런데 두 세달 전부터 그 혹이 점점 커지더니 발그랗게 변하기 시작했어요. 거기를 건드리면 무척 아프길래 개인병원에서 주사기로 물을 점 뺐죠. 좀 좋아지는 것 같더니 금새 다시 물이 차올라요. 염증도 자꾸 심해져서 선생님을 찾아왔네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환자는 바깥쪽 복숭아뼈 위에 발생한 점액낭염입니다. 점액낭이라는 물주머니 조직이 생긴 지 오래되면서, 신발 가장자리에 반복적으로 닿으면서 염증이 생긴 것이죠. 환자는 하루 입원했고, 점액낭 절제술을 받은 뒤, 이후 재발하는 일 없이 간단히 치료가 되었습니다.

40대 후반의 주부는 평소 발목을 자주 접질렸습니다. 통증이 심하지 않아 그대로 두고 지냈다고 하더군요. 두달 쯤 전에 또 다시 심하게 접질린 후, 발목 바깥쪽 복숭아뼈 앞쪽에 볼록한 덩어리가 생겨났다고 하네요. 역시 통증은 없었지만, 조금만 많이 걸었다 싶으면 보기 싫을 정도로 부어올랐답니다. 다리를 올려놓고 쉬면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통증이 없어 기다리면 좋아질 줄 알고 세 달을 기다려 봤지만, 점점 커지는 것 같아서 개인의원을 찾아가 물을 뽑았습니다. 그런데 3~4일 지나 좀 많이 걸어다니고 났더니 똑같이 볼록하게 부어올랐다고 합니다.

이 주부의 경우는 만성 발목인대 파열 이후 발생된 ‘누공’ 으로 판단돼 MRI 정밀검사를 시행했습니다. MRI상 전거비 인대의 부분 파열이 있으면서 발목 전외측 관절막의 파열 소견이 같이 존재했습니다. 쉽게 말해, 덩어리의 뿌리가 발목 관절로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죠. 필자는 이 환자에게 수술 후 재발률이 매우 높다고 미리 설명하고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수술 후 4주간 깁스와 목발을 해서 체중이 발목에 실리지 않게 했습니다. 다행히도 수술 결과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재발없이 한번에 수술이 성공한 것이죠.

발목 바깥쪽 복숭아 뼈 주변에 덩어리가 생기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대개는 통증이 없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종양은 아니기 때문에 당장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적으로 없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결국은 그것을 완전히 해결하려면 한번은 수술을 해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발목 바깥쪽 복숭아 뼈 주변 덩어리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복숭아뼈 주변에 생긴 점액낭염입니다. 우리 몸에는 점액낭이라고 하는 물주머니 조직이 있는데 팔꿈치 뒷면, 무릎 앞쪽, 복숭아뼈처럼 관절 중에서도 유난히 튀어나온 부위의 피부 바로 아래에 잘 발달되어 있죠. 두드러지게 튀어나온 부위를 충격이나 마찰로부터 완충작용을 해주는 조직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이 조직이 어떠한 원인에 의해서 염증이 생기게 되면 물이 차오르고 감염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순 점액낭인 경우엔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크기가 너무 크고 염증이 아프게 되면 수술을 해서 철처히 떼어내기만 하면 대개 재발없이 완치 됩니다.

두번째는 결절누공인 경우입니다. 누공이란 것은 어딘가 새어나와서 만들어진 구멍이 있다는 뜻인데, 크게 한번 접질리고 나서 찢어진 관절막이나 인대에 구멍이 생기게 되고, 발목 관절에서 새어나온 관절액이 흘러 나와 덩어리를 만든 경우입니다. 체중을 싣고 많이 걷게 되면 관절의 압력이 올라가 관절액이 더 새어나가고, 쉬면 몸에 흡수 되거나 약간 남아 있게 됩니다. 이것이 반복되면서 물컹물컹한 덩어리가 조직화 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단순히 물만 뺀다든지 덩어리 일부만 떼어내게 되면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죠. 수술 전에 반드시 MRI 검사를 해서 관절막 어느 부분에 구멍이 있는지 확인한 후, 덩어리를 떼어내고 누공을 철저히 봉합하거나 덮어야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혹시 재발한다 하더라도 수술전 MRI가 있어야 다시 리뷰(review) 할 수 있습니다. 발목 주변에 있는 덩어리는 아프지도 않아 간단히 해결될 것 같지만, 해결하기 힘든 경우도 종종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반드시 족부전문의를 찾아 상세하게 검사를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달려라병원 장종훈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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