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후의 어깨질환 50%이상이 회전근개질환

조기진단이라고 하면 누구라도 암을 떠올린다. 암 조기진단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증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다양한 암보험에 가입하기도 한다. 게다가 정기 검진을 받으며 노심초사하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정형외과 어깨전문의인 필자는 이번 칼럼의 제목을 일부러 의문형으로 잡았다. 궁금해하는 독자들을 위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정답은 “필요하다”이다.

그렇다면 어깨질환, 특히 회전근개질환에 대해서는 어떨까? 물론 회전근개 질환에 있어서 조기 진단이라는 것이 암의 조기진단 개념과는 조금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생사와는 상관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한다면 필자는 할 말이 없어진다. 또한 회전근개질환의 경우 환자가 통증이나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면, 암의 경우와 같이 조기 진단의 필요성이 없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회전근개질환에서의 조기 진단이라 함은 병세가 진행되기 전, 다시 말해 좀 더 쉽게 할 수 있었던 치료가 더 힘들어지기 전, 그리고 치료 결과가 덜 만족스럽기 전에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럼 이쯤에서 회전근개라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 질 것이다.

회전근개를 쉽게 설명하면 어깨 관절을 덮개와 같이 둘러싸고 있는 4개의 힘줄을 말한다. 필자는 환자들에게 회전근개를 어깨를 움직이는 운전수 역할을 하는 근육이라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서 회전근개가 기능을 잘 수행하게 되면 어깨 주변의 많은 근육들이 서로 기어가 맞물리듯이 조화를 이루게 되어 어깨 운동이 원활하게 일어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회전근개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조화가 깨지게 되니 통증이나 불편함, 운동 제한 등이 올 수 밖에 없다.

회전근개질환은 성인에 있어서 어깨 만성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50대 이후로 어깨 통증으로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그만큼 흔하다는 뜻이다. 회전근개질환 중에서도 수술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회전근개파열 역시 50대 이후에 흔하게 발생한다. 신체의 노화는 25세경부터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람의 신체는 성장이 끝나게 되면 그 이후는 늙어간다고 볼 수 있다. 회전근개질환 역시 여러 가지 원인이 알려져 있지만 퇴행성 변화가 중요한 원인 중에 하나라는 의미이다.

어깨 통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 하면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어깨 통증은 환자가 당장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고 느낄 정도의 심각한 통증이 지속적으로 있는 경우는 별로 많지 않다. 오히려 어깨에 있어서는 심각한 통증과 불편함이 있는 경우에 실제로는 덜 심각한 질병인 경우가 흔하다고 할 수 있다. 바꿔서 말하면, 어깨에 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환자들이 어깨 통증을 느끼면서도 병원을 빨리 찾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은 직립보행을 하므로 하지 관절 특히, 그 중에서도 고관절과 무릎관절이 한쪽이라도 불편하게 되면 활동이 제한되므로 상당한 불편함을 느끼게 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이유로 많은 경우에 있어서 환자들은 즉시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어깨는 어느 정도 불편함이 있어도 손을 쓰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뿐 아니라 불편하지 않은 반대쪽 어깨를 사용하면 되니 그 정도 불편은 감수하고서 오히려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연세가 드신 어르신들에게서 그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조기 진단은 둘째 치고서라도 치료가 꼭 필요한 데도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회전근개질환은 미미한 염증, 부분파열, 완전파열 및 파열에 따른 관절의 손상 등과 같이 병의 진행 단계에 따라 구분하기도 한다. 각 단계에 따라 치료의 방법이 물론 다르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덜 진행된 상태에서 적절한 치료가 된다면 치료 결과도 만족스러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회전근개질환의 조기 진단은 꼭 필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달려라병원 박진웅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