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IT에서 선정한 혁신적 기술 중 하나가 C4 광합성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광합성 방식은 C3광합성인데 반해 옥수수나 잡초가 하는 방식은 C4광합성이다. 고생대 데본기에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이산화탄소를 붙잡기 위해 식물들은 놀라운 경쟁을 펼치게 되고 그 결과 나타난 것이 잎 뒤에 나있는 기공(氣孔) 즉 공기구멍의 발달이다. 오랫동안 이 형태로 진화해왔던 것이 새로운 문제를 유발하게 되는데 이 문제를 막고자 C4식물이 출현한 것이다. 나무들 사이에 햇빛 쟁탈전이 벌어지면서 나무는 더욱 위쪽으로 자라게 되고 심지어 100m되는 잎까지 많은 물을 전달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한 낯에 태양광선이 활발할 때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해 기공을 여는 순간, 잎 내부에 있던 수분이 순식간에 증발하게 되는 데 이를 증산작용이라 한다. 이 증산작용이 물론 물을 잎까지 퍼 올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많은 물을 다시 퍼 올려야 해서 효율이 많이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C4식물은 햇빛이 없는 밤에 기공을 열어, 지천으로 널려있는 이산화탄소를 잎 속에 가두어 저장하고 낯에 햇빛이 좋을 때 다른 모든 식물이 기공을 열어 수분이 증발되는 것과는 달리 기공을 닫고 광합성을 하는 방법을 택했다. 물을 따로 올려 보내는 이중의 작업에 쓰는 고단함이 없이 광합성을 원활하게 진행한 관계로 다른 식물보다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함으로써 광합성의 총량이 증가되어 하루가 다르게 빨리 자랄 수 있게 되었다. 필리핀과 영국 연구진이 새로운 게놈 편집기법으로 ‘벼’가 C4식물처럼 광합성을 하도록 했는데 그 자라는 속도가 빨라서 전 세계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밀, 감자, 토마토, 사과, 대두 등 수많은 작물에 확대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장마철이 되면 온갖 과일이나 곡식이 달디단 열매를 만들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는 시기다. 장하(長夏)라고 말하는 장마시기가 오면 태양의 고도가 한껏 높아지면서 대지는 점점 달아오르고, 비구름이 한반도를 덮치면서 비를 마음껏 뿌리게 된다. 식물의 관점으로 보면 광합성 재료인 물과 햇빛이 많아져서 춤을 추고 싶을 지경일 것이다.

인체도 이런 시기가 있는데 오행상 화(火)와 토(土)에 해당되는 청년의 시기다. 하루가 다르게 키가 커가고, 지식과 지혜가 늘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때의 기운을 습열(濕熱)이라 했다. 한마디로 말하면 ‘찌는 듯한 무더위’다. 생리적인 습열의 기능은 동식물 모두를 살찌우게 하지만 병리적인 습열(濕熱)은 인체를 병들게 한다. 한의학에서는 증상을 가리는 것을 변증(辨證)이라 한다. 기혈진액(氣血津液)변증, 장부(臟腑)변증, 경락(經絡)변증은 이미 언급한 바 있으며, 찬 기운(寒邪)에 의한 병은 육경(六經)변증, 따뜻한 기운(溫熱邪)에 의한 병은 위기영혈(衛氣營血)변증, 습열(濕熱)에 의한 병은 삼초(三焦)변증으로 질병을 가리게 된다.

삼초는 횡격막 이상 심폐, 머리 부위의 ‘상초’, 횡격막부터 배꼽까지 비위 부위의 ‘중초’, 배꼽아래 신장, 방광, 음부, 복부의 ‘하초’를 말한다. 삼초변증으로 습열을 치료하는 한약재로는 상초에 황금(黃芩), 중초(中焦)에 황련(黃連), 하초에 황백(黃柏), 하초 중에서도 음부 쪽에 초용담(草龍膽), 고삼(苦蔘), 백선피(白鮮皮)등이 주로 쓰인다. 황련(黃連)은 중초인 심장에 들어가는 한약재로 심장은 주로 정신적인 문제를 감당하고 있어 황련은 정신과 쪽으로 주요한 한약재다. 습열을 없애야 하는 이유로 약의 성질은 차고 맛은 쓰고 질은 건조하다.(苦燥) 효능은 청열(淸熱)조습(燥濕)이고 청심제번(淸心除煩)이다. 심장이 번다한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과열될 때 한줄기 바람처럼 심장을 시원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술에 볶은 주(酒)황련은 위로 가서 눈과 귀의 염증을 치료하고, 생강즙에 섞어 볶은 강(薑)황련은 속이 그득해서 소화가 안되는 것을 치료하고, 오수유(吳茱萸)에 볶은 유(萸)황련은 신물이 올라오고 구토하는데 쓴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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