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골프 이야기로 시작할까 합니다. 골프의 황제로 불리는 타이거 우즈가 요즘 좀 전과 같지 않아 보입니다. 2014∼2015년 시즌, 타이거 우즈는 빈손으로 시즌을 마쳤습니다. 물론 PGA투어에서 우승 한번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두말할 나위 없지만, 타이거 우즈의 실력과 명성에 비하면 정말 초라한 성적이지요.

작년 4월경 이 칼럼을 통해서 타이거 우즈가 받은 허리 수술에 대해서 소개 한 적이 있습니다. 타이거 우즈는 그해 마스터스 대회에는 참석하지 못해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수술 3개월 정도 뒤에 열린 PGA대회에 참가했고 3오버파로 부진하면서 팬들의 걱정을 사기도 했습니다. 특히 수술 뒤 타이거 우즈가 데뷔 이후 평균타수에서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자, 언론들은 타이거우즈를 주말 골퍼라고 비꼬기도 했는데요.

정형외과 전문의인 필자는 당연히 타이거 우즈의 골프실력을 평가할만한 사람은 아닙니다. 다만 의사로서 타이거 우즈의 부진이 다른 문제가 아닌 허리와 관련되어 있지 않을까 라고 조심스레 추측해보는 것이지요. 필자가 주의깊게 읽은 기사 중에 이런 게 있었더군요. “타이거 우즈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허리 아랫부분에 통증을 느꼈다고 털어 놓았다. 우즈는 24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대회가 끝난 뒤 골프채널과 인터뷰에서 “4라운드 후반 허리 아래 부분에 통증이 왔다”며, “하지만 지난해 수술 받은 부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즈는 이날 11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날린 손을 허리 부분에 갖다 대는 모습이 보였다.(연합뉴스)”

이제부터는 왜 필자가 이 기사를 눈여겨보게 됐는지 설명하겠습니다. 타이거 우즈가 받은 허리 수술은 “미세현미경 추간판 절제술” 이라는 허리 디스크가 있을 때 많이 하는 수술법입니다. 이 수술법은 척추뼈 사이에 존재하는 디스크가 신경 부위 쪽으로 빠져나왔을 때 신경을 누르는 빠져나온 디스크를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면 당연히 빠져나온 디스크만 제거되면 아무 문제없이 잘 회복되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허리 디스크라 불리는 추간판 탈출증은 빠져나온 디스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디스크가 빠져나올 정도면 본래 디스크는 이미 퇴행변성이 와서 수분이 많이 빠진 건강하지 못한 디스크인 것입니다. MRI검사에서 보면 대부분의 디스크환자에서 디스크 내부 색깔이 검게 변한 것을 볼 수 있는데 바로 이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그래서 빠져나온 디스크는 제거되어 신경이 눌리지 않아도 허리 하중을 버텨내는 완충 작용을 잘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허리 통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죠. 물론 이런 변화가 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허리 통증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골프처럼 회전 운동을 많이 하는 경우 그리고 샷을 하기 전 허리를 굽혀서 척추각을 유지해야 되는 경우엔 디스크 자체에 무리를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대적으로 허리 통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죠.

골프는 굉장히 정교하고도 미세한 운동입니다. 조그마한 심리적 변화에도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운동이지요. 만약 타이거 우즈의 허리가 아직 정상적이지 않다면, 스윙에도 분명 미세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겁니다. 그런 문제가 운동에 영향을 준다면 당연히 현재 타이거 우즈가 부진한 원인 중 하나로 허리를 의심해봐야 되는 것이죠.

그러나 얼마 전 우즈는 PGA 마지막 경기에서 60대 타수를 기록하면서 장밋빛 전망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뭐든지 결과가 좋으면 말이 없지만 결과가 좋지 않으면 많은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르기 쉽지요. 특히 타이거 우즈 같은 스타라면 말입니다. 다음 시즌 타이거 우즈가 이런 걱정들을 한방에 날려버리면서 다시 황제의 자리에 돌아올지 궁금해집니다.



달려라병원 정호석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