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와 사과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요즘 방송이나 인터넷을 보면,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엉덩이를 사과모양으로 만들어야만 될 것 같은 의무감(?)을 느끼게 된다. 운동을 통해 엉덩이를 사과모양으로 만드는 비법을 소개하는 트레이너들도 넘쳐난다. 남녀노소 모두 다 사과모양의 힙, 즉 애플힙을 꿈꾸는 세상이 된 듯하다. 얼짱에 이어 ‘엉짱’이란 말도 유행이다. 그래서 오늘은 정형외과 전문의인 필자의 입장에서 엉덩이와 사과, 엉덩이와 애플힙을 설명해볼까 한다.

정형외과적 입장에서 보면 엉덩이 근육, 다시 말해서 hip muscles은 중요한 근육이다. 엉덩이 근육은 세 가지로 이루어져있다. 첫째, 대둔근 (Gluteus maximus)은 엉덩이에서 가장 큰 근육으로 엉덩이의 대부분을 덮고 있다. 우리 눈에 엉덩이로 보이는 근육이다. 대둔근은 엉덩이를 신전(늘여서 펼침)하고 바깥쪽으로 돌리는 역할을 한다. 엉덩이가 45~60도 정도 굴곡된 상태에서 몸을 바로 세우거나 앞으로 가게 할 때 주로 움직인다.

예를 들어 달리기 출발자세, 스쿼트, 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 사용된다. 둘째, 중둔근 (Gluteus medius)은 보행시 몸무게를 지탱하면서 골반과 대퇴골의 안정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그리고 엉덩이 외전운동을 시작할 때 신전, 외회전 시에도 작용한다. 대둔근 아래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단면적은 대둔근보다 크다. 셋째, 소둔근 (Gluteus minimus)은 엉덩이 바깥쪽에 있는 근육으로 골반의 안정을 유지하면서 외전 및 내회전, 외회전 할 때 작용한다.

이 중에서 중요한 근육은 대둔근과 중둔근 두 가지인데, 관련문헌에서 보면 엉덩이 근육 문제는 허리와 무릎을 포함한 하지관절의 이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법에 관심이 높아졌다.

그럼 어떤 운동을 해야 하나? 2012년 발표된 논문을 보면 대둔근의 경우에 1) Forward step-up 2) single-limb deadlift 3) single-limb squat 4) wall-squat 이 네가지 운동법이 50%이상 대둔근을 자극하는 운동법으로 소개하고 있다. 중둔근의 경우는 1) side-bridge 2) single-limb squat 3) single-limb deadlift 4) pelvic drop 5) side-lying hip abduction 6) wall-squat 가 50% 이상 중둔근을 자극하는 운동법이다.

복잡하다. 어떻게 해야 하나? 논문 결과를 자세히 보면 대둔근과 중둔근에 공통적으로 있는 운동법이 있는데 single-limb, 다시 말해서 한발(single-limb)로 버티면서 하는 운동은 보기에도 불안하고 힘들다. 그럼 공통적으로 있고 두발로 하는 wall-squat를 해야 하나? Wall-squat는 흔히 우리가 아는 스쿼트(squat)를 할 때 등을 벽에 기대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엉덩이 근육을 수축할 때 하지 근육의 도움을 많이 받게 되어 제대로 엉덩이 근육을 자극할 수 없다.

결론은 standing-squat, 벽에 기대지 않고 하는 스쿼트(squat)를 하는 게 제일 바람직하다. 아는 사람만 하는 운동, 연예인들이 하는 운동, 엉덩이 운동의 꽃인 스쿼트(squat)를 하면 애플힙을 만들 수 있다. 오늘부터 매일 스쿼트 30개를 시작으로 300개, 아니 1000개를 하게 될 때까지. 파이팅!



달려라병원 이성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