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설명하려고 하는 한약재는 모두 생강(生薑)과다. 쉽게 얘기하면 생강하고 먼 친척뻘 쯤 된다. 생강을 생각하면 먼저 알알하고 매운 맛 때문에 후끈 달아올라 예민한 사람은 이마에서 땀이 주르르 흐르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사인(砂仁)은 양춘사(陽春砂), 해남사(海南砂), 축사(縮砂)의 성숙한 과실을 건조한 것이다. 양춘사는 길죽하게 생겼고 상쾌하고 화한 향기를 지녀서 더 상품으로 친다. 반면 축사는 동글동글하게 생겼고, 냄새가 나지 않고 담담해서 양춘사보다는 못하다. 사인의 성질은 기분 좋게 따뜻하고 신랄(辛辣)하게 맵지 않아서 기운을 소통시키는 행기(行氣)의 작용이 있지만 기운을 갉아먹는 파기(破氣)의 작용은 없어 여기저기 무난하게 사용되는 한약이다. 비장의 습기를 말려 기운을 소통시켜 입맛을 돌게 하고(化濕,行氣), 비위를 따뜻하게 해서(溫中) 설사를 그치게 한다. 또한 임산부가 배가 불러감에 따라 명치끝이 점점 압박이 되어 조금만 먹어도 잘 얹히는 체기(滯氣)가 발생하게 된다. 이 체기로 인해 태동불안이 왔을 때 그 기운을 풀어줘서 태아(胎兒)를 편안하게 하는 안태(安胎)의 효능이 있다. 제생방(濟生方)에는 임산부가 입덧이 심해서 토하고 입맛이 없을 때 축사인(縮砂仁)을 8g을 생강 즙에 넣어 끓여서 조금씩 복용한다고 했다. 입맛이 없을 때 기본적으로 목향(木香)과 사인(砂仁)을 5푼에서 7푼까지 어느 처방에나 넣어서 사용할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초과(草果)는 초과의 성숙한 과실을 말려서 사용한다. 성질은 사인과 같으나 사인보다 더 매운맛이 강해서 신랄(辛辣)하고 조열(燥熱)한 성질이 강하다. 비위에 습기(濕氣)가 아닌 걸죽한 습탁(濕濁)이 있을 때 이걸 제거하기 위해 주로 사용한다. 비위에 습탁이 있으면 학질(瘧疾)같이 뼈골까지 추웠다가 열이 펄펄나는 증상이 있으며 가슴이 미어지고 속이 울렁거려 어찌할 바를 모르고, 두통도 극심하게 나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 때는 지모(知母) 황금(黃芩), 작약(芍藥)과 함께 써서 치료한다. 이를 제담절학(除痰截瘧)이라 한다. 비위의 습탁인 담음(痰飮)을 없애서 학질을 치료한다는 뜻이다. 사인과 다른 초과(草果)만의 효능이다.

다음은 두구(荳蔲)다. 백두구(白荳蔲)는 백두구의, 초두구(草豆蔲)는 초두구의 성숙한 과실을 건조해서 사용한다, 홍두구(紅豆蔲)는 고량강(高良薑)의 과실이다. 백두구는 따뜻하고 매우면서 방향성이 있어 향기가 상쾌하고 가벼워 인체의 윗부분인 중상초(中上焦)로 주로 작용을 한다. 사인도 백두구와 비슷하게 방향성이 있어 향기가 있지만 백두구는 가볍고 상쾌한 반면 사인의 향기는 묵직하고 탁해서 인체의 아랫부분인 중하초(中下焦)에 작용한다. 백두구는 찬 음식이나 추운 바깥에서 오랫동안 있다가 음식물을 섭취해서 위장이 차가운 관계로 발생된 구역질인 위한구토(胃寒嘔吐)에 처방된다. 위한구토는 주로 위장기능이 저하된 소음인(少陰人)에게 자주 발생되고 구역질이 명치 위 중상초에서 발생한 까닭에 백두구를 쓴 것이다. 백두구는 소음인 약으로 분류된다. 반면 사인은 묵직해서 아래로 향하므로 비장에 한사(寒邪)가 들어 발생한 비한설사(脾寒泄瀉)를 치료한다. 설사는 아래쪽에서 발생하는 질환인 까닭이다. 초두구는 비위(脾胃)가 허약해서 그 부분에 찬기운인 한사(寒邪)와 걸죽한 습사(濕邪)가 뭉쳐져서 생긴 한습으로 인해 소화가 안 되고, 뱃속이 그득하고 빵빵하고, 배가 사르르 아프고, 음식 생각이 없고 대변도 설사기가 있을 때 쓰는 데, 흔히 모과(木瓜), 오매(烏梅), 익지인(益智仁) 등과 함께 사용한다. 위장이 아픈 위통(胃痛)에는 목향(木香), 향부자(香附子), 사인(砂仁)등과 함께 쓴다. 홍두구는 고량강의 씨앗인데 고량강(高良薑)은 양강(良薑)이라 흔히 부른다. 항상 속이 차서 복통이나 소화장애를 앓고 있는 소음인의 배앓이에 많이 사용되는 한약재다. 양강은 냄새를 맡아 보면 매워서 재채기를 할 정도다. 소음인이 설사할 때 수많은 관중탕(寬中湯)을 쓰는데 거기에 빠질 수 없는 한약이다. 홍두구는 양강의 과실로 향기는 없고 매운맛이 강해서 아랫배가 찢어지게 아픈 교통(絞痛)에 쓰인다.



하늘꽃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