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선진국은 국가가 나서서 거의 무상으로 자국민의 건강을 책임지지만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미국은 그렇지 않다. 설령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받기 위해 고가의 의료보험에 들었다 하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갖가지 이유를 들어서 거절하기 일쑤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다치지 않는 것이 최상책이란 말이 나돌 정도다. 이런 이유로 2007년 개봉된 식코(Sicko)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는 비정한 미국의 의료보험제도를 낱낱이 해부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미국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의료보험제도가 없는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로, 미국에서 의료보험을 납부하는 것이 남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의료보험이 없어 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이 우리나라 인구 숫자만큼 되고 매년 1만8000명의 사람들이 보험이 없기 때문에 사망한다.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데에는 기업이 공공재인 의료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허용했기 때문이다. 한번 빗장이 풀린 이 제도는 입법로비가 합법적인 미국의 상황으로 보면 국가가 전면적으로 의료보험제도를 시행하는 일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요원할 일로 보인다. 결국 민간보험업체는 기하급수적으로 이익을 취하고 미국민은 제대로 된 진료 한 번 못 받게 되어 무상의료가 지원되는 쿠바나 멕시코 접경지대 혹은 한국이나 일본 등으로 의료난민이 발생되는 상황이다. 심지어 911테러 당시 자원봉사자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가 치료지원을 거부해서 논란이 일 정도였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건강보험이 있어 해마다 한 번 씩 혹은 2년마다 한 번 씩 간단하게나마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고, 아프면 언제든지 가까운 병의원에서 저렴한 비용을 지불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건강검진이 간단하게 끝나 정부에서 진단하는 흉내만 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간단하게 시행되는 혈액검사나 소변검사의 경우 이들이 내 뱉는 정보가 우리 몸의 상태를 얼마나 많은 부분에 대해 알려주는지 모를 것이다. 적혈구 숫자가 부족하면 산소, 영양분, 노폐물의 처리에 영향을 주고 빈혈을 일으킨다. 빈혈에는 적혈구안에 철이 부족한 철결핍성 빈혈, 매일 20cc씩 생성되어야 하는 데 적혈구가 안 생겨나는 재생불량성 빈혈, 적혈구가 어떤 이유로 터져서 자기의 역할을 못하면 용혈설빈혈 등이 있다. 반대로 적혈구 양이 많으면 적혈구 증가증이다. 명절날 도로가 막히듯이 도로인 혈관의 크기는 일정한데 차에 해당하는 적혈구가 늘어나면 도로가 정체되듯 적혈구가 서로 뒤엉키게 되어 상처가 나서 염증부위가 생기고 출혈이 되면 혈소판이 피떡을 만들어서 혈전을 유발할 수 있다. 흔히 비련의 주인공이 많이 걸리는 백혈병은 실은 백혈구 숫자가 감소해서 그런 것이 아니고 비정상 형태의 백혈구의 숫자가 갑자기 증가되어서 감염과 싸우는 정상기능을 하는 백혈구의 상대적인 양이 줄어들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백혈병은 전조증상이 있다. ‘한번 멍이 들면 2 주 이상 가시지 않는다.’는 것이다. 급성골수성 백혈병은 적혈구 생성을 억제해서 적혈구 숫자가 감소되어 핏기가 하나도 없는 하얀 얼굴이 되고, 혈소판의 생성도 억제되어 출혈이 생기면 피떡을 만들어서 막아야 하지만 그럴 수가 없어 출혈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어 멍이 지속되게 된다. 혈소판은 수치가 너무 높으면 사소한 혈관질환에도 피떡을 만들어 쉽게 혈전이 만들어 진다. 혈전과 비슷한 개념으로 색전도 있다. 혈전은 큰 혈관이 막힌 것을 말하고 색전은 작은 혈관이 막힌 것을 말한다. 큰 혈관이 막히면 작은 혈관으로 우회해서 갈 수 있지만 작은 혈관까지 막히는 색전증이 오면 달리 방법이 없다. 그래서 색전증이 훨씬 위험하다. 지혈제(止血劑)는 혈(血)이 맥관을 넘쳐서 출혈이 되는 것을 막는 것인데 막기만 한다면 혈전과 색전이 또한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혈의 순환을 촉진하고 핏덩이 같은 어혈을 없애는 한약인 활혈거어약(活血祛瘀藥)의 도움이 필요하고 이들 둘의 균형에 의해서 지혈(止血)하고 활혈하게 되어 정상 혈의 순환을 획득할 수 있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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