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주변 골절의 정복 및 유지 기법

아주 멀리서 찾아온 환자 이야기다. 정형외과 족부전문의인 필자를 찾아온 그 환자는 발목이 불편한 상태였는데, 1년 쯤 전에 지방 중소 병원에서 발목 삼과 골절이 있어 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삼과 골절이란 발목의 내과(안쪽 복숭아뼈), 외과(바깥쪽 복숭아뼈), 후방과(뒤쪽 경골 돌기) 3군데가 동시에 부러지는 골절을 말한다. 발목이 과도하게 꺾이게 되면서 발생하는 골절로, 골유합만 잘 시키면 예후가 아주 좋은 골절중의 하나이다.

이 환자는 수술 이후에 안쪽 복숭아뼈 부분이 쑥 들어가 사라졌다고 했다. 발목도 자꾸 바깥쪽으로 돌아가는 변형이 생겨 불편하다고도 했다. 다른 병원에서 찍어온 방사선 엑스레이 사진을 보니 외과와 후방과는 적절히 유합이 이루어진 상태. 그런데 안쪽 복숭아뼈가 아예 보이지 않았다.

안쪽 복숭아뼈에는 발목에서 중요한 인대인 내측 삼각인대가 붙어있다. 안쪽 복숭아뼈가 없어졌으니 인대도 사라지면서 내측 불안정성이 발생한 것. 디딜 때 발목이 과도하게 바깥으로 돌아가는 증상이 나타난 것이었다.

환자에게 안쪽 복숭아뼈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환자도 그 사실을 알고는 있었다. 그 당시 담당 의사말로는 안쪽 복숭아뼈 골절의 분쇄가 너무 심해서 뼈를 도저히 붙일 수 없어 떼어냈다고 했다. 그럴 수 있었겠노라는 필자의 설명을 들은 뒤에 환자는 진료실을 나갔다.

문득 궁금해져서 그 환자의 수술 전 CT 를 살펴봤다. 내측 복숭아뼈의 골절에 분쇄가 거의 없는 것이 아닌가? 분쇄가 없었는데 왜 내측 복숭아뼈를 붙여 살리지 못했을까? 하나의 가능성으로 추론해본다면, 수술할 때 내측 복숭아뼈가 깨졌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이런 일이 왜 일어났을까? 그 이유는 작은 뼈를 고정 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정형외과 의사가 아직도 많다는 의미다. 발과 발목에는 많은 인대들과 힘줄들이 존재하는데, 골절이 일어날 때 인대에 붙어있는 곳이 많아, 작은 뼛조각이 떨어지는 골절이 흔히 발생한다.

그런데 작은 뼛조각을 붙일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나사로 고정하려고 하는 경우, 나사의 톱니를 만들기 위해 드릴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조각뼈가 박살이 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다. 혹 박살이 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사 구멍이 너무 커 뼈의 실질이 너무 약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래서 작은 뼈 조각을 포함한 골절편을 고정할 때는 긴장대 강선 이라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고정력도 가장 튼튼하다. 긴장대 강선 고정법은 가느다란 K강선으로 1차 고정을 하고 철사(wire)를 이용하여 팽팽하게 긴장을 주는 방법이다. 뼈 실질의 손상을 최소화 하고 골절면에 압박을 가하는 방법으로, 뼛조각이 작고 약할수록 유용하며, 큰 통뼈의 골절에서는 사용되어 지지 않는다.

가장 흔한 경우가 발목의 안쪽 복숭아뼈 골절, 제5 중족골의 존스 골절 , 슬개골골절, 그밖에 각종 뼈의 건열 골절 이다.뼛조각이 작을수록 긴장대 강선 고정법으로 고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같은 정형외과 의사라도 수술하는 노하우나 경험은 다를 수 있다. 발목 주변 골절 또한 족부 전문의를 찾아 수술 받는 것이 조금은 더 안전하다고 여겨진다.

달려라병원 장종훈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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