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통증으로 진료실을 찾는 분들 중에 어깨뼈가 자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하시는 분이 제법 있다. 전문 의학지식이 별로 없는 일반인들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성장기가 끝났는데 몸에서 무엇인가 자랐다는 말을 듣고서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뭔가 몸에서 자란다고 하면 혹시 암처럼 위험하지는 않을까라고 걱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깨 관절은 간단하게 보면 두 개의 뼈가 만나서 이루어지는 관절이다. 흔히 날개뼈라고 부르는 견갑골과 위팔뼈가 그것. 날개뼈의 관절오목과 위팔뼈의 머리부분이 만나서 관절을 이루게 된다. 다른 관절도 마찬가지겠지만 어깨 관절은 특히나 관절 주변의 인대와 근육들로부터 안정성 및 어깨 운동에 큰 도움을 받는다. 이 중에서 어깨 관절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나이가 듦에 따라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 회전근 개라는 근육이다.

흔히 뼈가 자란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은 견봉 또는 덮개뼈인데, 견봉은 견갑골의 일부이면서 상완골 머리의 위쪽으로 지붕처럼 자리잡고 있다. 회전근 개는 이 견봉과 상완골 머리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노화가 진행되고 어깨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됨에 따라 주로 청년기 이후로 덮개뼈의 아래쪽으로 골극이라고 부르는 뼈가 자라게 된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나이가 들게 되면 대부분의 경우 골극이 자라게 된다.

골극이 자라는 것이 먼저냐 회전근 개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먼저냐에 대해서는 사실 명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이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볼 수 있다. 힘줄이 노화 및 반복적 사용 등으로 인해 약해져서 견봉과의 마찰이 과속화될 수도 있고, 반대로 자란 뼈 때문에 힘줄이 자극이 되어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힘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간에 골극이 있는 경우 회전근 개 힘줄을 계속 자극하게 됨으로 인해서 양말 뒤꿈치가 해지는 것과 비슷하게 힘줄 역시 해지는 현상이 진행될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현상이 진행되면 회전근 개에 수술이 필요할 정도의 파열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수술적 치료인 회전근개 봉합술이 필요할 정도의 파열이 아니라면 주사 치료나 운동재활 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어깨 진료를 하다 보면 이런 정도의 문제나 증상을 가지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수술이 필요할 정도의 상태로 오시는 분들보다는 훨씬 많다. 일반적으로 이분들에게는 회전근 개 질환 또는 충돌증후군이라는 진단이 붙여지게 된다. 단적으로 말한다면, 이런 경우에는 뼈가 자랐다고 해서 수술적으로 당장 제거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 물론, 이 경우에 눈이라는 것은 엑스레이 검사를 말한다. 만약 엑스레이 검사에서 뼈가 자란 것이 보인다면 뼈가 자랐다는 사실보다는 이면에 숨겨져 있는 회전근 개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어깨 통증으로 진료실을 찾는 분들 중에서 엑스레이 검사에서 뼈가 자란 분들 중 대부분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회전근개에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회전근개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우선 약물 치료, 주사 치료 및 재활운동 치료 등을 시행해 볼 수 있으며 이 중 가장 중요한 치료는 재활운동 치료이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를 수개월 이상 충분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관절경 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인 견봉 골극 제거를 포함하는 견봉하 감압술은 현재 많이 시행되고 있으며,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 꼭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의사들 사이에도 여전히 논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확한 진단 하에 보존적 치료를 어느 정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 증상이 있는 경우에 적절히 시행된다면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달려라병원 박진웅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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