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라이프

<이야기가 있는 맛집(216)> 서울의 일본 맛집

가깝게 다가 온 일식에 ‘한국 맛’ 더해

‘교다이야’ 힘든 족(足)반죽 고집, 국산 콩 간장으로 국물 자체 개발

‘스시하코’ 50년 초밥 빚은 주방장 운영, 직접 만든 가라스미 이용

‘하나스시’대중적 스시 전문점, 가격 대비 만족스런 초밥 즐길 수 있어

‘정광수의돈카스가게’ 튀김옷의 파삭함과 부드러운 고기 절묘한 조화

‘하카다분코’라멘 마니아의 성지 같은 곳, 재료 특별히 활용해 국물맛 내

황광해 음식칼럼니스트 dasani87@naver.com

일본은 식품산업이 발달한 나라다. 100여 년 전에 이미 조미료를 개발했다. ‘아지노모토’의 시작이다. 우리가 ‘왜간장’이라고 부르는, 단맛이 도는 ‘공장제조 간장’도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일본의 모 간장제조회사가 프랑크푸르트에 마케팅전문회사를 연 것은 1970년대 중반이다. ‘소이빈 소스(soybean source)’를 판매하는 회사다. 유럽, 미국으로 그리고 동남아까지 일본 ‘공장제조 간장’은 널리 퍼졌다. ‘아미노산’과 ‘L-글루타민산’으로 대표되는 각종 감미료, 조미료를 혼합한 간장이다.

일본음식은 이런 간장, 조미료를 바탕으로 성립되었다. 오늘날 ‘왜간장’은 수백, 수천 종류에 달한다. 초밥, 우동, 돈가스, 라면 등 대부분의 음식에 적용된다.

한반도에 일본간장, 조미료가 처음 들어온 것은 일제강점기 초기다. 간장과 조미료가 들어오면서 ‘잡채’는 왜간장으로 만들어야 제 맛이 나는 것이 되었다. 우리나라 공장에서 만들더라도 이름은 ‘왜간장’이다. 단맛이 강한 간장, 짠맛이 약한 간장이었다. 좋다, 나쁘다고 평하자는 것이 아니다. 일본의 기술을 들여와서 우리나라 공장에서 만들었다. 맛은 일제강점기 한반도에 유행했던 그 간장의 맛이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스시, 우동, 돈가스, 라면 등이 물밀 듯이 들어왔다. 요즘은 일본 프랜차이즈 업계가 진출했다. 일식은 가까이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일식 맛집’ 몇몇 곳을 소개한다.

우동집으로는 ‘교다이야’를 추천한다. 주인이자 주방장은 방송에 출연, 널리 알려졌다. 힘이 많이 들고 번거로운 족(足)반죽을 고집한다. 매일 오후 별도의 작업공간에서 밀가루 반죽을 발로 디뎌서 숙성시킨다. 방송에서 둥근 밀가루 반죽이 한 꺼풀씩 벗겨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역시 고민은 국물이다. 꾸준히 국산 콩 간장 등을 사용하여 ‘교다이야’만의 국물을 개발하고 있다.

초밥(sushi)는 생선, 밥, 간장으로 맛을 낸다. 한국과 달리 일본은 선어를 선호한다. 한국인은 활어를 좋아하고 일본인들은 선어를 즐긴다. 초밥은 선어로 만든다. 초밥의 ‘반찬’은 단무지를 비롯한 각종 초절임 채소류들이다. 일본 역시 오래 전에는 발효, 숙성한 채소절임을 이용했을 것이다. ‘오신코’의 ‘신코’는 ‘新香(신향)’이다. 채소를 잘 절여서 발효, 숙성시키면 원래의 채소 향과 맛이 아니라 새로운 향이 난다. 바로 ‘오신코’다. 츠케모노(漬物)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의 장아찌는 김치 즉, 지(漬)다. 채소절임을 하면 김치, 장아찌 류가 만들어진다. 일본 역시 우리의 김치, 채소절임과 같은 형태의 발효, 숙성 채소를 이용했다. 오늘날에는 일본의 식당들 역시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오신코와 츠케모노를 내놓는다. 일본의 식당들은 대부분 대량생산되는 ‘공장제조 간장’ ‘공장제조 오신코’를 내놓는다.

방배동 언저리의 ‘스시하코’는 50년 초밥을 빚은 주방장이 운영하는 가게다. 주인의 초밥 경력은 길지만 ‘스시하코’는 오래된 가게가 아니다. 주인 김성태 씨는 북창도 ‘이화’를 시작으로 몇몇 곳에서 초밥 집을 운영했다. ‘스시하코’는 50년의 경력을 지닌 그가 평생 공부한 초밥을 수십 년 단골들에게 자신 있게 펼쳐 보이는 장소다. 가라스미(唐墨)는 숭어알, 민어알 등을 염장, 발효, 숙성시킨 것이다. 얇게 썰어서 고급 술안주로 제공된다. 일본에서도 대부분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 것을 사용한다. 음식 값이 비싸지 않은 집에서는 가격이 싼 대만산을 사용한다. ‘스시하코’에서는 고집스럽게 가게에서 직접 만든 가라스미를 이용한다.

‘하나스시’는 동부 이촌동에서 유명했던 집이다. 지금은 금천구 가산동에 있다. 주인 전병화 씨는 영등포 등을 거쳐 현재 가게에 자리 잡았다. 역시 30년 이상의 업력을 자랑한다. 대중적인 스시 전문점이다. 주변 직장인들이 자주 온다. 점심 코스 요리가 인기. 가격 대비 만족스런 초밥을 먹을 수 있다. 모양이 화려한 초밥은 아니지만 푸근한 일본 초밥을 즐길 수 있다.

돈가스는 ‘정광수의돈카스가게’를 추천한다. ‘일본식 돈가스’와 ‘한국식 돈가스’는 모양새부터 다르다. 일본에서 전래된 음식이지만 다르다. 일본식 돈가스는 미리 잘라서 나온다. 소스를 손님이 ‘제조’하기도 한다. 작은 절구 모양의 그릇에 참깨 등을 갈아서 장과 섞기도 한다. 한국식 돈가스는 돈가스를 미리 자르지 않고, 소스는 부어서 나온다. 고기를 넣고 튀김옷으로 둘러싼 경우, 고기 냄새가 밴다. 일본식으로 잘라서 나오면 돈가스의 고기 냄새가 잘 빠져나온다. ‘정광수의돈까스가게’는 튀긴 다음 나름의 방식으로 돈가스 속의 고기 냄새를 빼낸다. 돈가스 튀김옷의 파삭한 느낌과 속의 부드러운 맛은 튀김옷의 성분, 기름의 온도 등과 관련 있다.

일본 ‘라멘’은 한국 라면과 다르다는 이들이 많다. 다르다. 우리 라면은 유탕식 라면이다. 면을 기름에 한차례 튀긴 것을 우리는 라면이라고 부른다. 일본식 ‘라멘’집들은 유탕면이 아니라 생면(生麵)을 사용한다. 일본식 ‘라멘’은 우리 식 국수다. 색깔이 노란 것은 소금의 영향일 때가 많다. 면을 반죽할 때 채소나 식용색소 등을 넣는 경우도 있다.

홍대 언저리 ‘하카다분코’는 국내에 일본식 생면 ‘라멘’을 널리 알린 공로가 있다. 마늘을 직접 으깨서 사용하는 곳이다. 맑은 맛, 진한 맛 등으로 라멘을 내놓는다. ‘일식 라멘 마니아’들에게는 성지 같은 곳이다.

*사진 캡션

‘교다이야’

‘스시하코’

‘하나스시’

‘정광수의돈카스가게’

‘하카다분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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