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ㆍ슬관절ㆍ족근관절 인공 관절수술 발달, 시기 중요

20세기 정형외과학 분야에서 가장 빛나는 업적을 보여준 분야를 꼽으라면 단연코 인공관절 치환수술 분야이다. 외국의 한 의사는 “인공 관절수술이야말로 신이 내린 수술이다”라고 까지 표현한 적이 있을 만큼, 말기 관절염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겐 큰 희망이 되어오고 있다.

우리 몸 하지의 3개 관절이라 함은, 고관절(엉덩이 관절), 슬관절(무릎관절), 족근관절(발목관절) 을 일컫는다. 하지 관절 인공 관절 전체 환자 중에서 대략적으로 무릎 인공관절 환자가 80%를, 고관절 인공관절 환자가 15%, 발목 인공관절 환자가 5% 정도를 차지한다.

팔의 인공관절에서는 유연한 관절운동 범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비하여, 하지의 인공 관절은 전체 체중을 지탱해야 하므로 관절 운동 범위가 좀 적더라도 튼튼하고 오래 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식, 생체 이식거부 반응, 발암물질 유발, 마모, 깨짐 등과 같은 부작용이 최소화된 재료들을 잘 조합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역사적으로는 1900년도 초ㆍ중반 부터 인공관절이 시도 되었다고 한다. 파괴된 관절을 금속, 유리, 상아, 플라스틱 등으로 대체하여 수술했다는 기록이 있으나, 생체 이물 반응, 부식 등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실패했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생체재료학의 발달의 힘을 더불어, 영국의 존 찬리 경이 현대 인공관절 개념을 도입하여 고관절에 시술하면서부터 현재의 진보된 개념의 인공관절이 개발됐다.

고관절의 경우, 초창기 인공관절은 금속 중에서 코발트-크롬 합금을 사용한 방식이었는데, 생체이물반응, 발암물질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어서 몇 차례 재료의 변화를 겪게 되었고 현재에는 세라믹 - 세라믹 (알루미나) 방식의 인공관절 까지 개발되어있다. 세라믹-세라믹 방식을 사용하고부터 생체 이물 반응과 부식, 발암물질 유발이 획기적으로 줄어듦에 따라 현재 고관절 인공관절은 한 번의 수술로 평생 사용하는 개념이 되었다.

다만, 큰 충격에 세라믹이 깨져버릴 수 있는 유일한 단점이 존재하였는데, 그 또한 최근 들어 세라믹의 강도를 한층 더 올린 ,제4세대 델타 세라믹이 개발됨에 따라, 합병증의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

고관절 관절염이나 무혈성괴사증으로 진단받은 분들은 나이에 무관하게 통증과 병의 진행정도만 보고 수술을 하는 추세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며, 세라믹 파손이 갈만한 충격만 조심한다면 평생 잘 쓸 수 있다는 말이니 실로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무릎 인공관절은 고관절보다 약간 늦게 시작하였으나, 환자수가 압도적으로 많았기에 엄청난 속도로 기술개발을 이루었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수술결과를 내고 있다고 봐도 된다. 무릎 인공관절은 관절운동 범위가 굉장히 커야 하면서 외력에 버티는 힘 또한 강해야 하므로, 세라믹으로 만들지는 못하고, 코발트-크롬 합금과 운동부위에 고분자 폴리에틸렌를 끼워 넣어 사용한다. 무릎 인공관절의 수명은 대부분 고분자 플라스틱 (고분자 폴리에틸렌)의 마모에 의해 결정이 되는데, 평균적으로 15년에서 20년 사이로 보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성인 평균 수명을 80에서 85로 보고, 대략 65세에서 70세에 수술을 권하는 편이다. 과거에는 무릎을 최대한 쓸 때까지 쓰고, 나이를 많이 먹어서 수술하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개념은 좀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 노년인구의 평균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노인인구의 30% 정도는 무릎인공관절술을 피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즉, 무릎이 불편해 하면서 불우한 노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특히 80세 넘어서 이미 숨이 차서 병원에 수술 받으러 오시게 되면 수술을 못 받는 경우도 많다. 운이 좋아 수술을 받는다 하더라도, 수술의 결과 또한 나이와 반비례로 나빠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

발목 인공관절은 1980년대 부터 개발되기 시작하여 현재에 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데, 비교적 적은 발병 빈도로 인해 무릎에 비해 조금 더디게 개발 및 기술 향상 속도가 무릎에 비해 조금 더딘 편이다. 발목도 마찬가지로, 코발트-크롬 합금과 운동부위에 고분자 폴리에틸렌를 끼워 넣어 사용하는데, 고관절이나 슬관절에 비해 수명이 좀 짧은 편이다. 그 이유는 발목 구조를 이루는 뼈가 작고 약한 뼈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발목 관절 주변에 거골하 관절이라든지 중족골 관절같은 작은 관절들이 많이 존재하여 다소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또한, 발목은 변형이 기괴하게 심한 경우엔 인공관절 수술의 적응증이 아예 되지 않는다. 매우 깨끗하게 잘 된 케이스에서 평균 수명을 약 10년 정도 보는 상태이니, 일반적인 관절염 환자에서는, 나이 65세 이후 수술하길 권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예외적으로, 젊은 나이때에 발생한 관절염으로, 통증이 매우 심한 경우에는 젊을 때 수술을 받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인공관절 수명이 끝나면 제2 차 수술인, 발목 관절 고정술이 있기 때문이다. 발목 고정술을 하게 되면 발목이 전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되지만, 실상 거골하 관절와 중족골간 관절들에서 어느 정도 관절 운동 범위가 일어나므로 일상생활 하는데는 지장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상에서, 하지 관절의 인공관절에 대해 개괄적으로 알아보았다.결론적으로,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어쩌면, 노년에 인공관절에 익숙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과거에 비해 인공관절 기술 또한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이제는 미련하게 노년에 아프고 힘들게 사는 것이 아닌 시대가 온 것이다. 인공관절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분들에겐 제2의 인생을 찾을 수 있는 전환점이 되었으면 한다.

달려라병원 장종훈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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