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마을 토버머리(Tobermory)는 캐나다 오대호의 수중 국립공원을 아우른 아늑한 포구다. 바다가 아닌 호수에서 비치빛 포구를 만난다는 것은 색다른 감동이다. 토버머리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포구로는 오대호에서 가장 깊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토버머리는 온타리오주의 거대 도시 토론토에서 북쪽으로 불과 서너 시간 떨어져 있을 뿐이다. 만나는 풍경이나 전해지는 정서는 주도의 이미지와는 달리 고요하면서도 아득하다.

토버머리의 원래 이름은 콜린즈 항구였다. 1850년대 스코틀랜드 이민자들에 의해 토버머리로 명칭이 바뀌었는데 고기잡이배들이 드나드는 것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고깃배와 함께 어깨를 맞춘 화려한 요트들이 최근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이색 수중지형을 갖춘 호숫가

포구 벤치에 널브러진 채 볕 좋은 오후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낯선 포구의 행복감은 밀려든다. 사탕가게, 연주회가 열리는 작은 바, 커피숍 등 앙증맞은 숍들이 마을의 정취를 더한다. 평화로운 포구에 앉아 있으면 파문과 함께 충만함이 잔잔하게 배어든다.

토버머리가 품은 수중 국립공원의 이름은 ‘팬텀 파이브’다. 수천년 동안 침식이 진행되며 형성된 이색지형과 섬들 안의 식생 등 호수와 더불어 사는 모든 것들이 국립공원의 알토란같은 자산이 됐다. 팬텀 파이브의 트레이드 마크인 화분섬은 꽃을 담은 화분 같은 모습을 지녔다.

토버머리에서는 인근 호숫가를 둘러볼수 있는 유람선 투어에 나선다. 호수밑 선박이 침몰해 있는 현장을 구경할 수 있으며 화분섬까지 트래킹을 즐길 수도 있다. 토버머리와 연결되는 브루스 반도는 캐나다 최초로 산악자전거용 어드벤처 파크가 조성된 곳이다. 트레일 루트를 따라 바이킹이 가능하다.

이 일대는 ‘Dark Sky'(어두운 하늘)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토버머리는 ’빛의 공해‘에 찌들지 않는 어둠속에서 수많은 별을 감상하는 에코투어가 실현되는 꿈의 장소이기도 하다.

에코투어가 완성되는 ‘꿈의 자연’

토버머리는 아름다운 포구 위에 한 가지 매력을 더한다. 짙푸른 호수와 숲만큼이나 인상적인 것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길섶에서 만나는 낯선 이들은 들뜬 톤의 목소리에 다정다감한 얼굴이다. “이곳 나비가 멕시코까지 날아간다”고 설명을 하는 국립공원 관리소 직원은 해질 무렵이면 아내가 기다린다며 부지런을 떠는 애처가다.

환경을 중시하는 시스템을 갖춘 숙소들은 포구와 숲이 만나는 공간에서 정적과 함께 상냥한 이미지로 깊은 기억을 심어준다. 인근 숙소들은 겉은 허름해 보여도 내부는 깔끔하고 고급스럽게 단장돼 있다. 여주인장이 직접 조리한 신선한 음식들은 숙소만큼이나 별나고 따뜻한 맛을 자랑한다.

이곳 ‘화이트피시’는 맛과 신선도에서 최고의 생선으로 인정을 받는다. 해가 진뒤 숙소나 캠핑장에 모여 앉아 고기 대신 생선을 굽는 풍경은 이곳을 찾는 이방인들에게는 익숙한 모습이다.

피겨스타 김연아는 예전 동계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휴가차 토버머리를 방문했다. 김연아는 호수마을 토버머리와 조지안 만의 바위해안에 머물며 자신만큼 예쁜 자연 앞에서 특유의 미소를 던졌다. 사진 속 배경이 됐던 기암괴석 바위와 크리스탈 물빛은 여전히 아름다운 자태로 이방인을 유혹하고 있다.

글ㆍ사진=서진(여행칼럼니스트)

여행메모

▲가는길=에어캐나다가 토론토까지 직항편을 운항중이다. 온타리오주 토론토가 출발 기점으로 10번, 6번 고속도로를 경유해 북쪽끝 토버머리 까지 이동할 수 있다.

▲음식=토버머리에서 연결되는 온타리오주의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 인근은 와이너리의 보고이기도 하다. 캐나다 전역 400여개의의 와이너리중 130여개가 이 일대에 흩어져 있다. 특히 이곳 아이스와인은 캐나다 전체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기타정보=이곳 날씨는 하루에도 지역에 따라 변화무쌍한 편이다. 캐나다에서 전기용품을 사용할 때는 110V용 별도의 커넥터가 필요하다. 캐나다 관광청(kr-keepexploring.canada.travel)을 통해 다양한 현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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