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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병원 & 착한달리기] 질병과 투표의 공통점

- 잘 알아야 잘 대처할 수 있다-
선거철이다. 지역의 대표를 뽑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형외과 무릎전문의인 필자는 질병과 선거의 공통점을 생각해보게 된다.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이 많다는 필자의 생각은 분명 억측은 아닐 것이다.

선거철, 곳곳엔 자신이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홍보하는 분들이 넘쳐난다. 그런데 정작 이 분들이 지금까지 어디서 무얼 했었는지는 전혀 알 길이 없다. 그냥 기회를 주면 잘 할 수 있노라는 힘찬 목소리들만 넘쳐난다. 그 때서야 사람들은 입소문을 들어보거나 인터넷을 뒤져 그 목소리의 주인공에 대해 살펴보기 시작한다. 그런데 분명 이런 분들 중에는 지역을 위해 또는 투표를 하는 자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분들도 있을 것이다. 다른 출마자들에 비해 더 나은 역량을 발휘해 줄 분들이 있을 거라는 말이다. 단지 우리가 잘 모르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

이를 질병에 대입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평소 관심은 커녕 정확한 질환명도 몰랐었는데 갑자기 몸에 불편함이 느껴진다. 이때 사람들은 곧장 이곳저곳에서 자신의 몸상태와 치료법에 대한 정보를 긁어모으기 시작한다. 주변 사람들, 인터넷, 방송 등에서 정보를 모아 자신만의 의료지식을 철옹성처럼 쌓아올린다. 그리고 이 병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결정한다. 그러다 증세가 점점 악화되는 날에 이르러서야 걱정을 한아름 안고 병원 문을 두드린다.

사실 그런 상황에서 만난 전문의가 자신의 지식을 쉽고 친절하게 풀어 설명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별로 고민할 일이 없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정이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게 문제인 것이다. 그러다보니 환자들은 고민에 빠진다. 그런데 사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의사들이 환자가 듣기엔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환자들을 고민에 빠뜨린다는 것. 대체 이럴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 걸까.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현재 정형외과 분야에서도 이런 일들이 생각보다 많이 일어나고 있다. 정말 잘 알아야 좋은 사람을 뽑는 선거와 마찬가지로, 정말 잘 알아야 내 병을 잘 고칠 수 있다는 것도 당연한 말이다. 그럼 현실적으로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상한 말일 수 있지만, ▲첫번째 길은 인터넷 상의 정보를 너무 믿지 않는 것이다. ▲두번째 방법은 매일 검색만 하면서 고민하기 보다는 주변 사람에게 혹은 다른 경로를 통해서든 평이 좋았던 병원을 한 군데씩 가보는 게 낫다는 것. 병원을 세 군데 정도 다녀보면 어느 정도 윤곽이 보일 것이다. 단 같은 규모나 성격의 병원들 보다는 점점 큰 병원으로 옮겨가보는 게 나을 수 있다. 물론 이는 병원쇼핑을 하라는 뜻은 아니다. 어떤 의사 선생님의 말이 합리적이고 믿음이 간다면, 일단 그 선생님의 처방대로 실천해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그렇게 해보라는 이야기다. 절대 오해는 없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세 번째 길은 의사 선생님들의 조금씩 다른 처방에는 작은 치료부터 해보는 것이 좋다. 무릎에 물이 차는 심한 염증 상태, 심하게 넘어져서 무릎이 많이 부은 경우 등 급격하게 심한 상태가 아닌 경우. 이때는 MRI 검사 같은 고가의 검사보다는 약이나 재활치료를 먼저 해보는 것이 좀 더 좋다는 이야기다. 단 MRI같은 정밀검사를 한 후에 좀 더 많은 의사들이 수술을 권한다면 그 때는 그 쪽을 따라가는 게 좋을 것이다.

필자는 며칠 전에도 한 환자에게 연골주사를 권하고 나서 이런 말을 들었다. “연골주사는 한 번 맞으면 자꾸 맞아야 하니 안 맞고 그냥 버티는 것이 좋다고 내 경로당 친구가 말하더군요...” 필자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설명했다. “연골주사는 무릎을 전공한 정형외과 의사들이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공통적으로 합의한 아주 훌륭한 치료법 중 하나입니다. 연골주사를 쓴다고 해서 무릎에 원래 있던 윤활액이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자연적인 윤활액이 부족해서 뻑뻑해질수록 연골손상은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제 마무리. 옆집 사람이 몸이 아픈 내게 이런저런 정보를 제공해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웃이 무릎 전문의나 정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다음에는 내 질병과 치료를 그 이웃이 결정하도록 맡기지는 말아야 한다. 내 아픈 몸을 낫게 해주는 의사를 만나는 것도 ‘복불복’이란 말도 있지만, 규모가 다른 병원 2~3곳을 다녀보면 환자 자신에게 적합한 병원은 웬만하면 알 수 있다는 게 필자의 경험칙이다.

이젠 입장을 바꿔서, 누군가 필자에게 선거철에 사람 보는 방법과 안목을 전수해줬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품어본다. 내게 잘 맞는 바람직한 병원과 의사를 찾는 일, 그리고 지역일꾼을 고르는 일은 분명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조금만 차분하고 지혜로워진다면, 바람직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은 그만큼 큰 폭으로 확장된다. 모든 독자 여러분의 건강과 올바른 선택을 기원한다.

달려라병원 손보경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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