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19세기 초반에 ‘제임스 와트’가 만든 증기기관을 실생활에 적용될 수 있도록 상용화 하면서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되었고 그 결과 제품의 생산가격이 떨어지면서 질 좋은 착한 가격의 제품을 대량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는 산업에 혁명을 가져오게 되고 이를 ‘산업혁명’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산업혁명이 진행될수록 새로운 문제점이 대두되게 된다. 영국 내에 물건을 살 사람들이 다 사게 된 이후부터는 영국 내에서는 더 이상 판로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공급의 과잉이 발생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서 영국은 식민지를 개척하게 되고 이것이 제국주의 침략의 신호탄이 된다. 그런 면에서 영국의 식민지인 인도는 영국의 면직물을 만드는 원료인 목화를 대량으로 조달할 수 있고, 목화로 만든 면직물 제품을 대량으로 판매할 수 있어 원료의 획득과 공급과잉의 해소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었다. 산업혁명은 영국 내에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시킨다. 산업화 과정에서 도시는 항상 일꾼들이 부족하게 되고 이로 인해 농부와 낙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도시로 향하면서 우유 생산량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이 때 우유를 대신할 새로운 마실 거리가 나타나게 된다. 바로 중국에서 수입되는 ‘차’다. 중국차는 초기 귀족들이 마셨던 것이 남녀 가릴 것 없이 모든 시민의 기호품이 되자 중국에 차 수입금으로 결제할 ‘은(銀)’의 량이 턱없이 부족하게 된다. 그러자 영국은 인도에서 재배한 아편을 중국에 밀수출하여 벌어들인 은으로 차(茶)를 수입하게 된다. 중국은 아편을 사기위해 은을 유출함에 따라 경제가 파탄 나고, 국가 기능이 마비되었으며, 많은 이들이 마약에 중독되게 되자 이편을 몰수하게 되면서 아편전쟁이 시작된다. 아편은 ‘阿片’ 또는 ‘鴉片’이라 써서 마치 한자어 같지만 영어 'Opium'을 가장 비슷하게 발음할 수 있는 한자어를 차용해서 음역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아편은 많이 들어 봤을 테지만 아편의 원료가 되는 양귀비는 아마 처음 들어보는 이가 적지 않을 것이다. 앵속각(罌粟殼)이란 용어는 더더욱 생소할 것이다. 모두 다 한 식물을 다르게 부르는 말이다. 양귀비의 과실을 앵속각이라 하고 이 앵속각에 칼집을 내면 진액이 나오는 데 이 진액을 모아서 가공한 것이 아편이다. 양귀비는 종류가 너무 다양해서 마약성분이 있는 것은 매우 한정적이다. 안동포 같은 삼베를 만드는데 대마(大麻)가 필요한데 대마의 잎이 흔히 말하는 대마초다. 마약성분이 들어 있는 대마를 특정지역을 벗어나서 재배하거나 양귀비를 따로 재배하면 마약을 소지한 것으로 보고 엄격하게 관리한다. 간혹 마약성분이 일전어치도 들어있지 않은 양귀비를 너무 아름다워서 집에서 재배했다가 항공촬영에 걸려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실상 앵속각은 한의사에게 너무나 긴요하게 꼭 필요한 한약재다. 병원에서 각종 마약성분 물질의 의약품을 항정신성의약품으로 철저히 관리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 같이 한의원에서도 앵속각을 의학용으로 철저히 관리해서 사용해야 한다. 앵속각은 토사곽란(吐瀉霍亂), 이질 등에 쓰인다. 물을 갈아먹었거나 상한 음식을 잘못 먹어서 위로 구토(嘔吐)하고 아래로 설사할 때 소량을 먹으면 진통이 되면서 구역질과 설사기를 모두 잡는 명약중의 명약이다. 구한말에만 하더라도 농촌이나 산촌, 어촌 등 의원이 없는 궁벽(窮僻)한 곳에서 마을을 책임지는 이장(里長)은 소량이나마 앵속각을 가지고 있다가 이질이나 식중독 등 응급사태가 발생하면 조금씩 떼어 먹여서 조치를 취한 경우가 많았다. 앵속각은 안쪽으로 끌어당겨 모으는 수렴작용이 강해서 밖으로 나가는 것들을 잘 거둬들인다. 대표적인 효능이 설사를 멎게 하고, 토하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기침으로 밖으로 나가는 것을 잡아준다. 오랫동안 기침이 멋지 않을 때는 오매(烏梅)와 함께 쓰고, 설사나 이질이 오랫동안 낫지 않을 때는 목향(木香), 황련(黃連)과 같이 쓰고, 복통설사에는 육계(肉桂)나 정향(丁香)과 함께 쓴다. 세상의 모든 독도 의약품이 되는 것처럼 마약 역시 훌륭한 의약품이 됨을 선배들이 이미 밝혀 놓았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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