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에 관한 수식어는 다채롭다. 푸른 빛에 시신경이 마비될 지경이라느니. 인도양의 천국이라느니…. 관광객들이 그토록 염원하는 몰디브는 인도 남서부에서는 비행기로 1시간이면 훌쩍 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이판, 보라카이에서 "에메랄드 빛 바다!‘라며 넋을 잃었다면 산호초로 둘러쌓인 연두빛 라군에서 파랬다가 짙은 청색으로 변신하는 이곳 바다를 보면 감정곡선이 두배 가량 치솟겠다. 한 해 평균, 인구보다 많은 30만명이 몰디브를 다녀간다. 수상 비행기 타고 하늘에 오른 사람이라면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점차 푸르게 변해가는 몰디브의 바다를 실감할수 있다.
공항섬, 병원섬...독특한 기능의 섬들
각 섬마다 개성은 한 가득이다. 공항섬인 훌룰레 섬은 국제공항과 수상비행기 공항이 덩그러니 자리 잡았다. 이외에도 병원섬, 쓰레기섬 등 각자 고유의 기능을 지닌 섬들이 있다. 섬 크기는 대부분 한강 여의도 공원만하고 그 작은 타원 속에 몰디비안들의 삶이 녹아 있다.
어시장에서는 사람 몸통만한 참치를 만날 수 있고 2~3달러만 건네주면 웬만한 야채도 한 아름 살 수 있다. 현지 가이드의 말대로 라면 섬 하나를 지니고 있는 부자들은 이 곳에서 떵떵거리고 산다. 독실한 회교도인 이들은 오후 4시만 되면 기도를 드리기 위해 상가 문을 닫는다.
고기잡이로 생계를 꾸려왔던 몰디브인들은 30여년전부터 리조트가 하나둘 생겨나면서 주업이 바뀌었다. 삶터와 먼 리조트섬에서 일하는 원주민들은 한달에 한번 꼴로 리조트에서 고향섬으로 귀향하기도 한다.
비치 위에 들어선 ‘나 홀로 리조트’
리조트의 천국답게 눈을 현혹시키는 럭셔리 리조트들은 바다 빛 좋은 곳에 산재해 있다. 후드후벨리섬에 위치한 소네바 길리는 전체숙소가 물위에 둥둥 뜬 워터 빌라다. 직접 카누를 이용해 섬까지 나와야 하고 음식을 주문하면 주방 딸린 배에 요리사가 직접 타고 와 요리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섬 안에서는 맨발이나 자전거로 이동한다. 야자수를 심어놓은 열평 남짓한 무인도에서 촛불을 조명삼아 분위기 있는 식사가 가능하다.
몰디브로 향하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리조트와 바다에 현혹된다. 흔히 알려진 리조트는 그 중 일부일 뿐이다. 몰디브에 간다면 현지인들이 사는 인근 섬을 둘러보는 체험을 빼놓지 말아야 한다. 몰디브의 연두빛 바다는 원주민마을 소년의 하얀 미소와 어우러졌을 때 더욱 감칠 맛이 난다.
글ㆍ사진=서진(여행칼럼니스트)
여행메모
▲가는길=몰디브 가는 길은 다양해졌다. 대한항공 외에도 싱가포르, 스리랑카 등을 경유하는 항공기들이 수시로 뜬다. 왕복 비행기표와 리조트 예약이 돼 있으면 입국때 따로 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다.
▲현지교통=훌룰레 공항에서 인근 섬까지는 도흐니 보트로 오갈 수 있으며, 원거리의 섬들은 훌룰레섬의 수상 비행기로 이동한다. 야채시장, 어시장, 기념품 가게들은 말레시내에 밀집돼 있다.
▲기타정보=회교국가라 술 반입이 금지돼 있어도 리조트 안에서는 별도로 술을 판매한다. 현지화폐는 루피아, 리조트나 말레시내에서는 달러도 통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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