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孟子) 등문공(滕文公)편과 양혜왕(梁惠王)편에 ‘무항산(無恒産) 무항심(無恒心)’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매달 안정적으로 먹고 살만한 수입이 생기는 생업(生業)이 있어야 일정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백성을 굶기지 않아야 그 백성이 나라를 위해 일정한 마음을 바칠 수 있지, 그들의 생활이 궁핍해져서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면 죄를 짓거나 반란을 획책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비는 일정한 생업이 없어 궁핍한데도 일정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를 무항산(無恒産) 유항심(有恒心)이라 한다. 공자(孔子)의 제자 중에 안회(顔回)는 대나무 소쿠리에 담긴 한 덩어리 밥(一簞食)과 한 바가지의 물을 마시고(一瓢飮) 다른 사람이면 견디지 못할 정도로 누추한 시골에 머물면서(在陋巷) 그 삶을 즐거워했다고 해서 단표누항(簞瓢陋巷)이란 고사성어가 나왔다. 공자 문하에 뛰어난 제자가 70여명 정도인데 그 중 공자가 가장 아끼던 제자가 안회(顔回)였다. 공자와 무려 37년의 나이차가 있었지만 공자는 그를 자신의 데자뷰로 여겼다. 그가 32살에 요절하자 "하늘이 나를 버리는구나."하고 탄식까지 할 정도로 아꼈다. 후대 유학자들은 이런 안회를 성인반열에 올려 안자(顔子)라고 불렀다. 누구나 한번쯤은 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엽록소와 미토콘드리아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생명체가 지구에서 생존해 가기 위해서 여러 가지 환경 조건들이 갖춰줘야 하지만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이 이 둘의 덕택이라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은 이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엽록소는 생물에게 먹거리를 만들어 주고 미토콘드리아는 그 먹거리를 생명체 내에서 효율적으로 분해해서 에너지를 공급해 준다. 엽록소는 시아노 박테리아가 식물세포 속에 들어가 그들의 일부가 되어서 태양광선과 물과 이산화탄소로 포도당을 합성해서 식물 뿐 아니라 동물까지도 먹여 살린다. 미토콘드리아는 동식물세포에게 잡아먹힌 후에 소화가 안 되고 체내에 머물다가 그들과 한 몸이 되었다. 우리 몸의 60조개나 넘는 세포에도 모두 예외 없이 그들이 들어 있다. 포도당 1몰을 완전히 분해하면 686Kcal가 나오는 데 미토콘드리아가 없으면 14.6Kcal 밖에 생산하지 못하고 미토콘드리아의 도움을 받으면 263Kcal를 뽑아 쓸 수 있게 된다. 에너지 효율이 덕분에 2%에서 38%까지 올라가게 된다. 미토콘드리아가 없다면 똑 같은 밥을 먹어도 지금처럼 활동하려면 20배를 넘게 섭취해야 한다.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를 만들면서 자신의 내부에 수소이온이 쌓이면 산성화되어 기능이 저하되거나 손상을 입을 수 있어서 이 수소이온을 없앨 목적으로 산소를 공급받는다. 폐(肺)가 안 좋아 호흡에 문제가 있으면 재 때 산소공급이 어려워지면 맥이 빠진다. 그래서 폐주기(肺主氣)라고 한 것이다. 기운이 없어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음식물을 소화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이로 인해 기운을 못 만들어 내는 악순환이 되어 기운이 더욱 가라앉게 된다. 이 때 인삼이 들어가 마중물처럼 기운을 끌어올려 음식물을 소화할 수 있게 하면 그 이후에는 소화된 음식으로부터 에너지를 조달할 수 있게 된다. 비위(脾胃) 같은 소화기가 기운이 없어진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당연히 먹은 음식은 소화할 기운이 없으므로 위 속에 오래 머물러 체기(滯氣)가 발생하고, 더 심하게 기운이 없으면 음식을 아예 거부해서 토하거나 설사를 하게 된다. 먹은 게 없으므로 온 몸에 힘이 빠지고, 말할 힘도 없어 간신히 말한다. 이럴 때 쓰는 처방이 인삼, 백출, 복령, 감초 네 가지로 구성된 사군자탕(四君子湯)이다. 기혈(氣血)이 모두 부족하면 사군자탕 재료에 숙지황, 당귀 같은 혈(血)을 보하는 것이 함께 들어간 인삼양영탕(人蔘養榮湯)을 쓴다. 자궁하수, 탈장, 탈항, 질하수 같이 가운데서 몸을 받쳐주는 기운인 중기(中氣)가 부족하면 모든 장기가 아래로 쳐지게 되고 이 때는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을 써서 올려준다. 인삼은 심장의 기혈을 모두 보태 준다. 심약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면증이 있고, 쉬 잘 놀라고 불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할 때는 보혈약과 용안육, 원지, 산조인 같은 정신과 한약이 함께 들어 있는 귀비탕(歸脾湯)을 쓴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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