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의사가 만나는 대부분의 환자는 퇴행성 질환으로 고생하는 어르신들이다. 그러나 요즘 같이 좋은 날씨에는 천방지축 뛰다가 넘어져서 다치는(골절,인대손상 등등) 어린이 환자도 필자의 병원을 자주 찾아온다. 어린 아이일수록 주의가 부족하고 운동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쉽게 넘어지고, 그로 인해 뼈나 근육, 인대 등이 다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어린이의 경우 성인에 비해서 회복력이 빠르기 때문에 심하게 다치지만 않는다면 대부분 신속하게 회복된다. 통증도 오래 지속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며칠 전에 다쳤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금방 뛰어다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린이의 경우 뼈가 약하기 때문에 어른에 비해서 쉽게 골절이 생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 뼈의 특성 상 성장판이 있기 때문에 자칫 성장판 손상으로 인한 이차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각별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넘어지고 다쳐서 뼈나 관절 부위가 붓고 아프다면 반드시 정형외과를 찾아 검사를 받아봐야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어린이의 뼈는 골절이 되어도 3-4주면 쉽게 유합이 되고, 약간 비뚤어져 붙는다 해도 성장하면서 반듯하게 원래 모양을 회복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초기에 적절한 치료만 해준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성장판이 손상이 동반된 경우, 뼈가 잘 붙어도 추후 성장에 문제가 생기거나 변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찰을 필요로 한다.

어린이 골절의 경우, 골절의 유합되는 시기뿐만 아니라 다친 후 일정기간 동안 추가적인 변형이 생기는지 지속적인 확인을 해야만 한다. 변형의 진단은 간단한 엑스레이 검사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큰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다만, 뼈가 붙은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 3-6개월 간격으로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 골절로 인한 성장판 손상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부위는 팔꿈치 주변이다. 팔꿈치 주변에는 성장판이 매우 많고 비교적 뼈가 약해서 팔꿈치로 넘어지거나, 혹은 손을 짚고 넘어지는 경우 쉽게 골절이 발생한다. 골절로 인해서 뼈가 많이 어긋나거나 성장판이 손상된 것이 확인되면 수술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많다.

성인 중에서도 어린 시절 팔꿈치 골절을 적절하게 치료 받지 않아서 추후 팔의 변형을 호소하는 분들도 상당히 존재한다. 이런 분들은 손 부분이 안쪽으로 꺾이는 내반변형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심한 경우는 교정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어린이 골절은 치료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다. 다칠 위험이 있는 활동을 하는 경우는 반드시 보호 장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스포츠나 놀이가 매우 활동적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보호 장구를 항상 준비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많은 경우 아이들이 보호장구를 불편해 해서 착용을 거부하려 하기 때문에 보호자의 적극적인 교육 및 감독을 해야 한다.

달려라병원 박재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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