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로 시작되는 ‘달타령’은 해마다 달이 가장 크게 뜬다는 추석이 다가오면 항상 전파를 타는 몇 안 되는 친숙한 가요중 하나다. 여기서 등장하는 ‘이 태백’은 이백(李白)이다. 자(字)가 태백(太白)이라 이 태백으로 주로 불렸다. 이백을 생각하면 그의 뛰어난 시재(詩才)가 먼저 떠오르는 것 보다 ‘술’과 ‘달’이 먼저 떠오른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을 항간에서는 ‘주 태백’으로 부르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동아시아에서 시(詩)를 말하면 반드시 떠올리는 사람이 이백(李白)과 두보(杜甫)다. 뛰어난 사람이 동시대에 만나서 잠시라도 함께 생활한 경우는 인류사에 있어 퍽 드문 편이다. 노자(老子)와 공자(孔子)가 스치듯 만난 적이 있었고, 영국의 낭만파 삼대 시인 중 ‘바이런’과 ‘셀리’ 부부가 한 여름을 함께 지낸 것이 유일하다 시피 하다.

이백은 자유로운 영혼이라 42세 때가 되어서야 당나라 현종(玄宗)의 부름을 받고 궁중에서 연주하는 노래의 가사를 짓는 벼슬에 올랐다. 하루는 현종이 급히 불러 술에 절어 취한 상태로 어쩔 수 없이 입궐하게 된다. 실새 환관에게 주사(酒邪)를 부리고 즉석에서 양귀비(楊貴妃)의 미모를 찬양하는 내용의 ‘청평조사’를 지어 바치지만 결국 주사를 당한 그 환관의 모함으로 2년 만에 궁중에서 쫓겨나고 만다. 이 시기에 이백과 두보는 낙양에서 운명적으로 잠시 동안 만나서 시(詩)를 지으며 곳곳을 유람했다.

이백의 시 중에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가 있다. ‘봄날의 어느 밤 도리원에서 열린 연회’정도로 번역이 된다. 이 시 속에 있는 ‘천지자 만물지역려, 광음자 백대지과객(天地者 萬物之逆旅 光陰者 百代之過客)’이란 시구는 중 고등학교 한문 시간이나 국어 시간에 누구나 한번쯤 들어 보았을 것이다. 그 시구 다음을 이어서 ‘고인병촉야유 양유이야(古人秉燭夜遊 良有以也)’란 시구가 나온다. “옛 사람들이 낮에 논일과 밭일을 하느라 힘들었지만 밤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진 옹이로 불을 밝히고 밤새도록 잔치를 벌이고 즐겁게 논 것은 모두 다 이유가 있다.”는 뜻이다. 잘 노는 게 정말 중요하다.

우리도 흥이라면 빠질 수 없는 ‘흥 부자 나라’라 한동안 지상파 방송 뿐 아니라 종편에서 가수 데뷔를 조건으로 슈퍼스타 K, K팝 스타, 스타 오디션, 보이스 코리아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쉼 없이 방영하였고 국내외에서 수백만 명이 지원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뿐 아니라 기존의 가수들도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복면가왕 등에 츨연해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유력한 우승후보가 목 관리를 잘 못해서 우승의 문턱에서 탈락하면서 분루를 삼키는 경우가 한 두 경우는 꼭 생기는 것 같다.

그러면 심사위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목을 관리하는 것도 프로가 해야 하는 첫 번째 일이라고 하면서 성장하는데 필요한 일침을 가하곤 한다. 그걸 볼 때면 필자는 안타까워 당장 달려가서 고쳐주고 싶다. 이 때 쓰는 한약재 중에 대표적인 것이 오늘 말하려고 하는 맥문동(麥門冬)이다. 동(冬)은 겨울이다. 한약재 중에 맥문동(麥門冬), 천문동(天門冬), 인동(忍冬)만이 이름에 동(冬)이 들어간다. 동(冬) 즉 겨울을 견뎌내며 성장해서 약간 서늘하거나 찬 기운을 가지게 된다. 맥문동은 의외로 주변에 ?아 보면 많이 보일 것이다. 다년생 풀로서 나무 아래 햇볕이 잘 들지 않는 음지에서 자생한다. 이런 기초적인 정보만 들어도 끈적이고 축축하고 서늘한 느낌을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한약재로 들어오는 맥문동을 보면 속이 점액질로 꽉 차 있고 탱글탱글해서 마치 학교 근처에서 파는 ‘왕꿈틀이’ 젤리 같다. 조금 오래 말린 것은 딱딱하지만 그래도 유연성이 있어 잘 휜다. 성질은 약간 차고 맛은 달면서 약간 쓰다.(微寒, 甘微苦) 폐와 심장 쪽으로 약효가 흘러 들어간다. 당연히 소화기 계통이 허한(虛寒)해서 먹는 대로 설사하는 사람은 미한(微寒)한 성질을 가진 맥문동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고, 평소 물을 많이 먹는 관계로 위장이 물로 출렁일 때 역시 진액으로 가득 찬 맥문동을 수용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감기에 걸려서 한기를 느끼는 환자 또한 찬 성질의 맥문동을 피해야 할 것이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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