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을 왜 목멱산이라 부를까? 조선시대의 왕도인 한양은 우주만물의 기본질서인 태극을 기반으로 음양의 조화 속에서 형성되었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태조 4년 북산인 백악산의 산신을 진국백(鎭國伯), 남산의 산신을 목멱대왕(木覓大王)으로 봉작하여 목멱신사 즉 국사당(國師堂)에서 국가의 안녕과 민생의 평온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낸데서 목멱이란 용어가 유래된다. 국사당은 원래 남산 팔각정 근처에 있었으나 일제가 조선신궁(朝鮮神宮)이라는 신사를 세우면서 인왕산 자락으로 ?겨났다. 국사당은 참성단(塹星壇), 천제단(天祭壇)과 더불어 몇 안 되는 전통신앙의 유물이다. 목멱을 붙인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는 사람도 있었다.

흔히 ‘나무에서 나는 꿀’이라는 의미의 목밀(木蜜)로도 불렀던 구기자가 남산 여기저기에 지천으로 깔려있어서 그와 유사한 목멱이란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조팽년이 그렇게 말한 사람인데 이순신과 한석봉과도 인연이 깊은 인물이다. 조팽년의 주장은 목멱산부(木覓山賦)에 잘 나타나 있다. 구기자는 신장을 튼튼하게 해서 정력을 좋게 하는 까닭에 무병장수, 불로장생을 꿈꾸는 도가의 신선 사상과 아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도가의 용어에서 유래한 이명(異名)이 많다. 구기자를 하늘이 내린 정기 즉 천정(天精), 땅의 신선인 지선(地仙), 신선의 지팡이 선인장(仙人杖), 신선의 상징인 서왕모(西王母)의 지팡이 즉 서왕모장(西王母杖)이라고 달리 부르는 이유다. ‘나무를 품은 선비’란 책에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구기자의 70%는 청양에서 그 나머지는 진도에서 재배된다. 중국에서는 영하(寧夏)지역의 구기자가 유명하다. 청양산은 겉껍질이 얇고 육질이 적으며, 진도산은 육질이 두껍다. 영하산은 육질의 량이 많아 달다. 청양에서는 구기자를 구구자(九九子)로 부른다. 99살까지 장수한다는 의미다. 구기자는 1년에 2번 꽃피우고 2번 열매 맺는다. 그래서 수확도 2번한다. 그래서인지 계절마다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다고 한다. 봄에는 천정, 여름에는 구기, 가을에는 지골, 겨울에는 서왕모장이라고 부른다. 구기자 나무의 뿌리를 지골(地骨)이라고 부르는 것 외에는 나머지 이름은 이미 앞에서 언급된 내용이다. 한약재로 들어오는 구기자는 그냥 한약재일 뿐이지만 구기자 나무에 매달려 있는 구기자를 보면 색감이 너무 아름다워 차마 따서 먹고 싶은 생각이 전혀 안 들 정도다. 구기자나무의 모든 부위는 한약재로 쓰인다. 열매는 구기자로, 뿌리껍질은 지골피로, 가지와 잎은 십선차(十仙茶)로 쓰인다. 여름에 비 온 다음에 푹푹 찌는 날씨에 탄저병이 잘 걸리는 것이 가지과에 속한 구기자, 고추의 숙명인지라 좋은 구기자를 수확하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동의보감에는 ‘괴좆나모여름’으로 기원식물을 명확하게 정해놓았다. 오로칠상(五勞七傷)을 치료한다고 했다. 오로는 무리하고 힘들게 일을 하고 휴식을 취하지 않아서 생기는 병으로 ‘소문 선명오기편’에 나온다. 칠상은 일곱 종류의 과로로 인해서 생기는 질환이다. 둘 다 과로를 끼고 있는 질환으로 보면 된다. 구기자는 성질이 차고 맛은 달다. 보양약이 따뜻한 기운을 많이 치우치게 가지고 있어 건조한 것과는 달리 보음약은 대체로 수분이 있어 끈적임이 있는 관계로 서늘한 기운을 가지거나 찬 성질을 띤다. 간장(肝臟)과 신장(腎臟)으로 약효를 나타낸다. 간장의 관장부위인 눈(目)과 근육(筋肉)과 인대, 스트레스, 해독 등의 질환을 치료하고 신장의 관장부위인 귀(耳)와 골격과 자궁, 정력, 소변줄기, 인내력 등에 문제가 있을 때 고친다. 특히 간장과 신장의 음분을 보하는 한약들은 남성의 정력을 증강시켜주기 때문에 구기자는 스트레스나 과로로 정력이 떨어졌거나 나이가 들어 여인을 품을 수 없는 노인들이 많이 복용하는 한약이다.

‘명문가의 장수비결’이란 책을 보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같은 큰일을 겪고도 팔순을 넘게 장수했던 우암 송시열에 대해 나온다. 우암의 집 근처에는 구기자와 국화가 하도 많아서 정자의 이름을 기국정(杞菊亭)이라고 지을 정도였다. 당연히 국화와 구기자는 떨어지지 않고 많이 먹었을 것으로 보이며 이게 장수의 비결이라고 이 책은 전한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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