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87년에 대한 감상평은 다양하다. 그 때 그 상황을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했다는 평(評)도 있고 빼어나게 처리된 장면도 있었다는 평(評)도 있다. 필자는 1987년을 이렇게 영상으로 보고 감상평을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뻤다. 군부독재가 최고조로 달했던 7080을 겹쳐서 살아온 터라 자유와 인권의 유린은 당연한 것으로 여겼고 통행금지와 검문검색이 일상화 되었으며 학내에서 데모하는 데 참석하는 것이 대학생이 갖춰야 할 덕목 같은 것으로 자연스레 받아들여지던 때였다는 것을 상기해보면 이런 날이 왔다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다소 주관적이긴 하지만 필자가 겪은 제일 첫 촛불집회는 1974년 ‘동아일보 백지광고’라고 생각한다.

그 당시 대부분의 뉴스전달자는 신문이었다. 그런 이유로 신문의 논조가 정부를 비판하지 않도록 일제시대 때보다 더 언론을 통제하는 바람에 기자들이 신문 1면을 백지로 내는 것으로 반발한 사건이다. 정부가 직접 나서 광고주를 압박해서 대형광고가 사라진 관계로 동아일보사는 금전적으로 힘들게 되어 매년 적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게 된다. 이 때 개인이 그 지면을 사서 격려하는 광고를 싣게 된다. 제일 처음 참여한 사람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다. 이 저항운동은 이듬해 5월까지 무려 13000건의 광고를 게재하며 계속된다. 개개의 시민이 절대 권력에 대항해서 개인의 알 권리와 자유에 대해 눈 뜨기 시작해서 스스로 행동을 시작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첫 촛불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 다음의 촛불집회는 1980년 5월 15일이다.

1979년 10월 26일 절대권력을 행사했던 박정희가 피살되고 대부분의 시민들은 군부정권이 아닌 민간 정부가 들어서서 ‘서울의 봄’이 올 걸로 예상했었는데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이 이끈 신군부가 이를 무시하고 또 다른 장기독재를 이어가게 되었고 이에 대해 전국의 대학생들이 학내에서 산발적으로 시위를 하다가 1980년 5월 15일 서울역 광장에서 약 10만 명의 대학생과 시민이 ‘신군부타도’를 외치며 대규모집회를 열었는데 그 당시 서울이 마비가 될 정도로 대규모로 진행되었다. 이 사건으로 두려움을 느낀 신군부가 5월 17일 비상게엄을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하고 시위 주동자로 지목된 김대중과 김종필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세 번째 촛볼집회인 광주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난다.

그 다음이 1987년이고 2016년이다. 짧은 시간동안 이렇게 많은 큰 파도들을 이겨내고 살아간 이 땅의 시민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암울했던 그 시절을 참아내고 살아가도록 우리들을 위로해 준 것은 지금 7080이란 장르로 알려진 가요와 팝송이었다. 그 중에서도 양희은이 부른 ‘아침이슬’은 시위에 쓰인다는 빌미로 오랫동안 방송에서 들을 수 없게 되었지만 그런 이유로 대학가에서는 더욱 많이 부르는 노래가 되기도 했다. 필자는 그녀가 부른 ‘하얀 목련’이 더 좋다. 남들보다 일찍 활짝 피었다가 눈물을 흘리듯이 꽃잎을 뚝뚝 떨어뜨리는 모습이 처연해서다. 목련은 ‘나무에 피는 연꽃’이란 뜻이다. 목련의 꽃은 신이(辛夷)라는 한약재다. 봄을 맞이한다고 해서 영춘(迎春) 혹은 봄을 바라본다고 해서 망춘화(望春花)라고도 부른다. 그 모습이 붓을 닮았다고 해서 목필화(木筆花)라고도 불린다. 신이는 이른 봄에 개화하되지 않은 백목련이나 자목련의 꽃봉오리를 채취해서 사용한다. 성질은 따뜻하고 독은 없고 매운 맛을 가졌다.(溫無毒辛) 약효는 주로 폐경(肺經)으로 들어가고 위경(胃經)으로 조금 들어간다.

그래서 호흡기질환에서는 신이(辛夷)가 없으면 어려울 정도다. 따뜻하고 매운 기운 때문에 찬바람을 쐬고 생긴 각종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이를 산풍한(散風寒)이라 한다. 또한 특히 콧구멍이 막힌 것을 잘 뚫어준다. 이를 통비규(通鼻竅)라 한다. 찬바람을 쐬면 두피가 쉽게 차가워져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서 생긴 두통(頭痛)인 풍한두통(風寒頭痛)을 치료한다. 콧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비연(鼻淵)과 코막힘인 비색불통(鼻塞不通)을 치료하고 가끔 치통(齒痛)을 치료하기도 한다. 음허(陰虛)해서 화(火)가 치성한 사람은 금지해야 하고 기허(氣虛)한 사람과 위장(胃臟)의 열로 인해 발생한 치통에는 사용을 금지한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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