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의 따뜻하고 매운 맛은 몸을 따뜻하게 하므로 경증의 감기를 치료한다. 심한 감기(Heavy Cold)에는 생강 하나로는 역부족이고 신온해표약(辛溫解表藥)과 함께 써야 하며 이 때 생강은 보조한약으로 쓰인다. 찬 음식을 즐겨 먹으면 비위(脾胃)에 찬 성질을 가진 가래인 한담(寒痰)이 생기고 이 때문에 마치 배 멀미를 하거나, 임신할 때 입덧하는 것 같이 울렁거리고 메슥거리고 헛구역질하며 어지럽고 심하면 토(吐)할 것 같은 증상을 겪게 된다. 이 때 생강의 맵고 따뜻한 기운이 들어가면 한담(寒痰)이 없어지게 되어 구역질이 스스로 물러가게 된다. 이를 온중지구(溫中止嘔)라고 한다. 그래서 생강을 구가지성약(嘔家之聖藥)이라 한다. 구토를 다스리는 성약이란 뜻이다.

생강의 또 다른 역할 중의 중요한 하나는 해독이다. 모든 음식의 독이나 한약의 독을 해독하는 한약은 녹두와 감초로 이루어진 감두탕(甘豆湯)이다. 녹두나 감초가 없다면 다른 하나를 용량을 많이 해서 끓여서 먹으면 된다. 이런 일반적인 것과는 달리 한약끼리의 상외(相畏), 상살(相殺)의 원리에 의한 것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녹두살파두(綠豆殺巴豆) 와 반하외생강(半夏畏生薑)이다. 녹두는 독이 있는 강력한 설사제인 파두의 독성을 죽이고, 반하는 생강만 보면 오금을 저리며 두려워 한다는 뜻이다. 생강즙을 내서 반하와 버무려 쪄서 쓰면 반하의 독성을 완화시키면서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는데 이를 강반하(薑半夏)라고 부른다. 생강과 반하가 함께 들어가면 모든 구토에 사용한다. 특히 임신했을 때 입덧이 심할 때도 사용할 수 있는데 이 때는 반하를 신중하게 써야 한다.

물고기나 게의 독을 없앨 때는 생강 외에 자소엽(紫蘇葉)을 함께 써서 해독한다. 강자(薑炙)법이 있는데 한약재와 생강즙을 일정부분 섞어서 볶아 쓰는 강즙초(薑汁炒)법이나 생강을 절편해서 ?J인 다음 한약재를 넣고 2시간 정도 끓인 뒤 한약재를 꺼내서 절편하고 건조해서 쓰는 강즙자(薑汁煮)법을 말한다. 생강이 비위장을 데워 편안하게 하는 기능이 있는 관계로 비위에 부담이 되는 차가운 성질의 한약을 쓸 때는 생강의 도움을 받아서 약효를 발휘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찬 성질의 황련(黃連), 죽여(竹茹)를 쓸 때 생강즙과 버무려 볶아서 쓰는 강즙초(薑汁炒)법을 쓴다. 남성, 초과, 후박 같은 한약들 또한 생강즙으로 해독해서 쓰는 한약재다. 찬 기운 때문에 소화가 안 되어 아랫배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는 복만(腹滿)에도 쓸 수가 있으며 더 심할 경우 설사할 수 있는데 이때도 이뇨제와 지사제 들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생강의 껍질을 생강피(生薑皮)라고 하는데 생강과 달리 성질이 맵고 서늘하다.(辛凉) 비위경(脾胃經)으로 들어가 물을 잘 다스리는 효능이 있어 수종(水腫)을 치료한다. 오피음(五皮飮)은 다섯 가지 한약재를 이용해서 물길을 잘 열고 노폐물을 잘 처리해서 수종(水腫)을 치료하는 처방인데 처방의 명칭에서 볼 수 있듯이 모두 껍질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껍질은 소변을 잘 나가게 하는 효능이 있다. 건강(乾薑)은 생강을 말려서 쓰는 것으로 온경회양(溫經回陽)하는 효과가 있어 양기가 부족하거나 순환이 안 돼서 아랫배나 손발이 냉골일 정도로 시릴 때 쓴다. 특히 오수유(吳茱萸), 육계(肉桂), 부자(附子)등과 함께 몸을 데우는 데 많이 쓴다. 포강(炮薑)은 건강을 한지 같은 곳에 싸서 구운 것을 말하는데 온경지혈(溫經止血)작용이 있다. 경락을 따뜻하게 해서 출혈을 방지한다. 외강(煨薑)은 생강을 숯불이 다 타고 남은 재속에 약한 불에 구워서 쓰는 것으로 식중독이나 이질같이 설사를 좍좍할 때 비위장를 편안하게 해서 치료한다. 이를 화중지구(和中止嘔)라고 한다. 위장에 열이 많이 차 있으면 소화는 금방 되지만 속쓰림이 유발되어 심하면 위장을 뚫고 역류해서 식도를 부식시킬 수 있는데 이를 위열구토(胃熱嘔吐)라고 한다. 이 때 생강을 쓰면 위열(胃熱)이 더욱 치성해지므로 쓸 수 없지만 찬 성질을 가진 황련과 죽여와 함께 쓰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음허(陰虛)로 속에 열이 많이 차 있거나 기침을 하거나 피를 토할 때(吐血)는 생강의 뜨거운 기운이 들어가면 더욱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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