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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의학305]-발산풍열약(發散風熱藥)과 눈병(眼疾)

이른 아침에 집 가까운 학교를 찾으면 마치 산사(山寺) 속에 있는 것 같이 고요하고 적막하다. 더 넓은 운동장을 혼자 달리다 지쳐 걸어 보아도 여전히 같은 시간을 가리킨다. 문득 시력을 잃어 앞을 볼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하며 눈을 감고 열 발자국 정도 걸어가 본다. 이게 신기한 게 운동장에 아무도 없거니와 부딪칠 어떠한 장애물도 없어 열 보 정도 눈을 감고 걷는 데 전혀 문제가 없는데도 불안해서 다섯 발자국을 떼기가 어렵다. 어떤 때는 눈을 감고 잘 걷다가도 한쪽으로 치우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비틀거리며 걷기 일쑤다. 눈을 뜨고 걸으면 자동으로 보정되는 근육의 힘들이 눈을 감으면 시각정보가 없어 소뇌가 보정해 주는 계산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동물에게 눈은 상당히 중요한데 동물들이 눈을 가지게 된 시점이 얼마 되지 않았다. 그 이전에는 눈이 없었다는 뜻이다. ‘하리하라’의 ‘눈 이야기’를 보면 최초의 빛을 감지하는 ‘눈’을 가진 생명체는 삼엽충이라고 한다. 딱딱한 외골격을 만드는 과정에 쓰인 탄산칼슘을 가지고 방해석 결정을 만들어서 빛을 감지하는 눈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방해석은 이중으로 보이는 특징 때문에 외부의 사물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없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방해석의 작은 조각들로 이뤄진 홑눈을 여러 겹 붙여서 만든 겹눈 구조를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 불과 5억 년 전의 일이었다. 그 때부터 ‘보는 것이 믿는 것’인 세상이 되었다. 눈이 뜨인 순간 포식자와 먹이의 운명이 갈리고 먹이인 생명체들은 위장과 엄폐 은폐 같은 또 다른 생존전략을 가지게 된다.

생명체가 최초로 눈을 가지게 된 시점에 교묘하게도 생물 다양성의 대폭발이 일어난다. 이를 ‘선캄브리아기의 대폭발’이라고 한다. 최초의 지구 생명체가 생기고 30억년동안 3개 문(門)의 동물들만 있었는데 이 때 이후로 무려 38개 문의 동물이 출현한 것이다. 이 대폭발기의 생명 빅뱅 현상의 원인을 두고 다양한 이론이 존재하는데 그 중 하나가 ‘앤드류 파커’가 주장하는 ‘빛 스위치 이론(Light Switch Theory)'이다. 눈이 생기면서 다른 어떤 감각보다 탁월한 시각을 가짐으로서 생명체가 폭발적으로 증가 했다는 이론이다. 한의학에서는 눈은 간(肝)의 기운과 관계있는 감각기관이라고 본다. 간은 스트레스를 담당하고 열 받으면 그것이 눈으로 나타나 눈에 핏발이 서는 이치로 보면 된다. 눈은 평시에도 빛을 내는 기관이다. 밀림에서 한 밤중에 촬영한 영상들을 보면 맹수나 사람의 눈에서 안광이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평상시에 열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수정체와 망막 사이에 유리체 라는 특수한 조직을 가지고 있다.

유리체는 99%가 물로 구성되어 있는 투명한 조직이다. 안구가 공 모양으로 유지되도록 해서 외부에서 들어온 영상들이 틀어지지 않도록 하고 외부에서 들어온 빛이 동공, 투명한 수정체를 지나 망막에 잘 맺힐 수 있게 한다. 한의학적으로 본다면 유리체는 열을 식히는 작용을 하는 음수(陰水)의 작용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간(肝)의 질병 중 많은 경우가 음부족(陰不足) 특히 간신음허(肝腎陰虛) 즉 인체의 음(陰)을 갈무리 하는 큰 장기인 간장과 신장에 있는 음분이 부족해 생기는 것이 가장 흔하다. 그 다음이 간양상항(肝陽上亢)인데 이는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면 된다. 스트레스로 열이 치솟아 머리 쪽에 많은 질병을 유발시킨다. 안질(眼疾)이 생기면 항상 열(熱)을 의심해야 한다.

최근 안과에서 눈병에 뜨거운 찜질을 권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경우 눈병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필자가 눈이 침침할 때 자주 쓰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는 알 얼음을 얇은 비닐 백에 넣어서 눈이 약간 얼얼할 정도까지 대었다가 때는 방법이다. 눈의 열을 끄는 방법이다. 둘째는 아예 대야에 물을 담아 그 안에 알 얼음을 넣어서 차게 한 다음 얼굴을 담군 상태에서 눈을 깜빡이는 방법이다. 셋째는 눈을 감고 걷는 방법이다. 글 윗 부분 첫 머리에서 말한 방법이다. 특히 날씨가 좋은 날에 사방팔방이 탁 트인 평평한 곳에서 눈을 감고 열 발자국 정도 걷고 눈을 뜨면 사물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효과는 탁월하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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