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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하루(THE HARU)’ 김숙정 대표


국내 최초 ‘맛집 편집매장’… 전국 맛집 한 자리에

지역에서 이름난 맛집들 모아…수제 식재료가 ‘수준급 맛’비결
  • ‘더하루(THE HARU)’ 김숙정 대표. 패션에는 편집매장이 있는데 맛집 편집매장은 왜 없을까, 라는 의문에서 ‘맛집편집매장’은 시작됐다.
“저희들끼리는 ‘맛집 편집매장’이라고 부릅니다. 패션, 의류 편집매장처럼 전국의 맛집들을 한 자리에 모아서 보여주고 싶다는 뜻이죠.“서울 종로구 중학동의 ‘트윈트리타워’ 지하 1층에 ‘더하루(THE HARU)’가 있다. 매장은 모두 13개. 10개가 푸드 코트고 나머지 3개는 독립매장이다. 규모가 그리 크지도 않다. 김숙정 씨는 ‘더하루’를 운영하는 대표다. 푸드 코트 중 2개와 독립매장 하나는 직영이다.

‘편집매장’은 패션, 의류에서 시작한 개념이다. 동대문, 남대문시장의 옷들 중 자신이 좋아하는 혹은 소비자들이 좋아할 것 같은 것들을 모아서 한 곳에 진열한다. ‘편집매장’은 옷을 직접 생산하지 않는다. 많은 제품들이 동대문, 남대문시장에 나와 있다. 눈 밝은 이들은 이 옷들 중 ‘경쟁력이 있는’ 옷들을 고른다. 그 옷들로 자신의 가게를 장식한다. 외국 관광객들이 오기 전에도 동대문, 남대문은 핫 플레이스였다. 오래 전에는 ‘새벽시장’이라고 불렀다.

패션의 편집매장은 영어로 ‘COLLECTION SHOP’이다. 여러 종류의 경쟁력 있는 옷들을 ‘모았다’는 뜻이다. ‘모았다’는 개념 이전에 ‘골랐다’는 개념이 앞선다. 누구나 물건을 살 수 있는 대형시장에서, 여러 가지 상품 중 ‘나의 안목으로 골랐다’는 의미가 강하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같은 동대문시장, 남대문시장에서 옷을 고르더라도 바구니의 옷들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편집매장’은 결국, 고르는, 선택의 문제다. 잘 고르면 좋은 가게, 엉뚱한 선택이면 망한다.

김숙정 대표는 어느 순간, 이 부분에 의문을 가졌다. ‘패션의 편집매장’이 가능한데 ‘음식, 맛집 편집매장’은 왜 불가능할까? 전국의 맛집들 중 몇 개를 골라서 ‘맛집 편집매장’을 만드는 건 어떨까? 다행히 그동안 여행을 하면서 전국의 많은 맛집들을 보았다. “음식에 대해서 관심이 깊었고, 맛집들을 많이 아는 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온라인 카페에서 많은 정보들을 얻었습니다. 여행은 늘 ‘맛집 투어’였습니다. 미리 조사하고 현지에 가면 꼭 그 집을 확인하는 식이었습니다. 한번 ‘가봤다’가 아니라 그 음식을 이해할 때까지 여러 번 가기도 했습니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두부스테이크, 시래기콩탕, 황태구이, 황태국 갓시래기국밥, 촛물두부 등이다.
강원도 인제 백담마을의 ‘백담갓시래기국밥’의 경우 두어 해 동안 대여섯 번 이상 갔다. ‘백담갓시래기국밥’ 주인은 음식을 오래 만진 이가 아니었다. 가게가 생긴 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불과 5∼6년 정도. 그런데 지역에서는 ‘맛집 강자’였다. 음식도 수준급이었다. 무엇보다 시래기국밥이 좋았다. 처음에는 이 집의 분점을 서울에 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이번에 맛집 편집매장을 낼 때 가장 먼저 섭외했던 게 ‘백담갓시래기국밥’입니다. 배추, 열무, 무청 등 우거지, 시래기에 특이하게 갓과 얼갈이배추를 씁니다. 단맛을 내기 위해서 사용하는 채소 비율을 조정하고요. 시래기, 우거지 등은 이젠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식재료가 되었습니다. 채소를 만지려면 넓은 공간이 필요한데 대도시에서는 시래기, 우거지를 만들 공간이 부족하지요. 대부분 시골에서 구입하는데 품질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갓은 여수 것을 최고로 치는데 강원도 갓도 아주 좋습니다. 더 맵고 독특한 맛이 있지요. 단골인 걸 핑계로 여러 번 졸랐지요. 서울에 이 음식 소개하고 싶다고요.”

결국 재료를 구할 수 있는 루트와 시래기국밥을 만드는 레시피를 받았다. ‘맛집 편집매장’은 프랜차이즈와 다르다. 좋은 재료를 구입하는 방법과 필요한 레시피를 받는다. 대부분 지역에서 제법 이름난 집들이다. 무엇보다 음식이 수준급이다. 프랜차이즈도 아니고 유명 맛집의 분점, 지점도 아니다. 레시피와 재료 구입에 도움을 얻는다. ‘갓시래기국 powered by 백담갓시래기국밥’이라고 표기하는 이유다.

“여러 곳에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백담갓시래기국밥’이나 서울 아현동의 ‘황금콩밭’도 마찬가지로 제 오랜 단골입니다. 좋은 두부 구하는 루트와 조리법 몇 가지를 배웠습니다. 작은 레시피도 숨기는 판에 좋은 식재료 구하는 법과 조리법을 선선히 알려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따로 또 같이’ 방식이다. 다른 음식점이지만 진정성 있는 음식을 만드는 마음가짐은 같다. 비슷한 음식, 그러나 음식을 만드는 마음가짐만은 꼭 닮은 음식을 내놓고 싶다.

“‘맛집 편집매장’의 경우, 전국 여러 맛집의 음식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지와 똑 같은 음식은 아닙니다. 그렇게 만들 수도 없고요. 90% 정도 같은 음식이라고 생각하면 정확할 것 같습니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드는 식재료가 아닙니다. 꼼꼼히 손질한 수제 식재료들이지요. 이게 오히려 소비자들에게는 신선하게 느껴지리라 믿습니다.”

‘더하루’의 매장에는 ‘국물이야기’ ‘두부이야기’라는 간판으로 ‘맛집 편집매장’ 두 곳이 문을 열었다. 강원도 인제 ‘백담갓시래기국밥’, 서울 아현동 ‘황금콩밭’, 전북 전주 ‘함씨네밥상’, 서울 대치동 ‘하영호신촌설렁탕’, 강원도 인제 ‘황태풍년’ 등이 재료와 레시피를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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