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추는 7개인데 경추신경은 8개?

어깨 뒤가 아프고 손가락에 힘이 빠져서 내원한 60대 남자환자다. 1달쯤 전 부터 어깨 뒤가 쑤시는 것처럼 아팠다. 최근에는 볼펜을 잡고 글씨를 쓰기 힘들 정도로 손가락에 힘이 빠졌다고 했다. 어깨 뒤 통증도 많이 힘들지만 손가락에 힘이 빠져서 뇌혈관 쪽 문제가 아닌지 걱정이 많은 상태였다.

가까운 병원에서 어깨치료를 받았지만 통증은 조금씩 심해졌다. 손에 힘도 조금씩 빠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목은 아프지 않지만 목디스크 증상일수도 있으니 진찰을 받아보라는 권유를 받고 병원에 찾아왔던 것.

어깨 뒤 통증은 앉아서 운전을 할때 심해졌으며 손가락에 힘이 빠져서 운전대를 잡기도 불안하다고 했다. 이런 경우는 뇌혈관질환보다는 목디스크로 인한 경추신경의 압박소견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경추 MR을 포함한 정밀검사를 시행하였다.

MR결과 진단은 이랬다. 제7경추~제1흉추 사이의 추간판탈출증으로 인해 제8경추신경이 심하게 압박되고 있는 소견이었다. MR소견에서 최근에 파열된 것으로 보이는 디스크의 섬유륜 파열과 이 부분으로 수핵이 흘러나와 제8경추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소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서 잠깐 유의할 점이 있다. 척추에서 경추는 7개, 흉추는 12개, 요추는 5개이다. 그런데 척추신경의 개수는 경추 8개, 흉추 12개, 요추 5개이다. 경추신경의 개수만 경추보다 1개 더 많다. 그 이유는 다른 척추신경들은 척추아래쪽으로 척추신경이 빠져나오는데, 경추신경은 척추위쪽으로 신경이 빠져나온다. 다시 말해서 제1경추신경은 두개골을 받치고 있는 제1경추 위쪽에서 두개골과 제1경추사이에서 빠져나온다. 그래서 마지막 경추인 제7경추위쪽으로 제7경추신경이 빠져나오고 제8경추신경은 제7경추와 제1흉추사이에서 빠져나온다.

제8번 경추신경이 자극을 받으면 견갑골 뒤쪽, 팔 안쪽, 4-5손가락 부위까지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심할 때는 손바닥근육에 손가락을 쥐고 펴는 힘이 빠지게 된다. 이 환자의 경우도 제7경추-제1흉추사이에 추간판탈출증으로 인해서 제8경추신경이 압박되는 경우였다.

다른 경추부위의 치료보다도 제7경추-제1흉추사이의 추간판 탈출증의 치료는 신경성형술이 제일 효과적이다. 해부학적 특성상 제일 경추아래부위이기 때문에 경추간공접근법의 신경주사치료가 쉽지 않고, 뒤쪽으로 접근하는 경막외 주사치료도 정확한 위치를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신경성형술은 병변의 위치보다 낮은 흉추1-2번 사이 공간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신경이 압박되어 있는 정확한 부위까지 카데터를 삽입해서 약물을 더욱 효과적으로 주입해서 치료효과를 높일 수는 장점이 있다.

이 환자분도 신경성형술을 받고 통증이 많이 호전되어 수술을 피할 수 있었다. 아직 손가락의 힘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서서히 나아지고 있어서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조금만 지나면 많이 좋아질 것 같으니 안심해도 될 것 같다.

달려라병원 이성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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