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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의학] 321-공하약(攻下藥)-대황(大黃)의 기원식물

원래 ‘변방을 수비하는 기관’이란 뜻을 가진 비변사(備邊司)는 말 그대로 변방의 군사 문제만을 관장하는 관청으로 권력기관이라고는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선조 때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국난을 수습, 타개하기 위해 전쟁수행을 위한 최고 기관으로 활용하면서 그 기능이 확대 강화되었다. 병자호란을 겪은 인조는 비변사를 임시군사 대책기관이 아닌 정부의 모든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로 권한을 부여함으로서 한층 권력이 강화되었다.

인조 15년(1637) 7월 비변사에서 장계(狀啓)가 올라온다. 내용인즉슨 “소가 병이 걸렸는데 치료해 주지 않고 도살처리하면 남아날 소가 없으니 도살을 금지하고, 표류해 온 사람이 지니고 있던 대황(大黃)을 전부 사들여 소의 병을 치료하는데 쓰라고 하셨는데 시험 삼아 병든 소에게 처방해 보아도 뚜렷한 효험이 없고 또한 대황은 우리나라에서도 나는 산물이니 굳이 표류한 사람의 대황을 사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 이후에 쓰여진 홍만선의 산림경제(山林經濟) 목양(牧養) 소기르기(養牛)에 “소가 갑자기 배가 빵빵하게 부풀어 올라 창만(脹滿)하여 미친 듯이 날뛰면서 사람을 들이받을 때는 대황(大黃)과 황련(黃連) 각 5전을 계자청(鷄子淸 달걀 흰자위) 1개와 술 한 사발에 골고루 타서 먹인다.”고 대황을 어떤 때 써야하는지 명확하게 규정해 놓았다.

이익(李瀷)이 쓴 성호사설 인사문(人事門) 의서비유(醫書比喩)에 보면 “질병을 다스림에 있어는 감초는 국로(國老)가 되고 인삼, 백출은 삼로오경(三老五更, 고령의 덕이 있는 원로)가 되며, 망초, 대황(大黃)은 대장군이 되고...”,라고 오장육부를 나라의 직책과 연결시켜 비유해 놓았다. 대황은 대장군에 비유될 정도로 그 약성이 용맹하고 억세다. 대황도 한번은 정리하고 가야할 중요한 한약재다. 한국, 중국, 대만의 공정서에서는 장엽대황(Rheum palmatum L.), 탕구트대황(Rheum tanguticum Maxim. ex Balf) 및 약용대황(Rheum officinale Baill.)등 3종을 기원식물로 규정하고 있다. 일본약전에서는 여기에 장군풀(Rheum coreanum Nakai)및 종간 교잡종을 추가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장군풀 1종 만을 정품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식용대황(Rheum rhabarbarum L.)의 땅속줄기인 종대황(種大黃)도 대황으로 등재되어 있다. 많이 복잡하지만 실재로 유통되는 것은 두 가지 종류다. 하나는 금문계(錦紋系) 대황이고 다른 하나는 토대황계(土大黃系) 대황이다.

금문(錦紋)은 비단무늬란 뜻인데 대황의 단면에 독특한 무늬가 있어서 이렇게 부르며 장엽대황, 탕구트대황, 약용대황의 단면에 이런 무늬가 있다. 토대황계는 이런 특이한 문양이 없으며 종대황이 여기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주문할 때 그냥 금문대황(錦紋大黃)을 요구하면 재대로 된 대황을 구입할 수 있다. 공하하는 정도가 큰 순서는 탕구트대황, 장엽대황, 약용대황 순이다. 종대황은 공하약이라기보다는 청열약(淸熱藥)으로 분류되며 그런 이유로 대황의 약효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청열약은 열을 꺼주는데 비해 공하약은 오랫동안 체해서 속이 그득하고 빵빵하거나 대변이 딱딱하게 굳은 것을 밖으로 쏟아 내게 하는 작용이 있으며 그 힘이 강력하다. 대부분 기운을 돌리는 행기약(行氣藥)과 함께 사용하며 이 때는 공하(攻下)기능이 더욱더 강력해진다. 가끔 속이 너무 차서 얼어서 대변이 딱딱하게 되는 때가 있는데 이 때는 찬 성질의 대황(大黃)과 뜨거운 성질을 지닌 부자(附子)를 함께 사용하는 수도 있다. 대황은 꼭 대변이 딱딱하게 굳은 경우에만 국한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온 몸이 불덩이처럼 열이 나서 헛소리하면서 미쳐버리는 섬어발광(譫語發狂)의 혼수상태에 이르거나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열받는 일이 생겨서 열이 솟구쳐 오르면 얼굴이 불콰해지고 눈이 새빨개지고, 두통도 생기고, 이빨이 흔들리고 목이 아프게 된다. 그리고 얼굴에 있는 일곱구멍인 칠규(七竅)에서 피가 나오거나 염증으로 곪았을 때는 변비가 있고 없고를 상관하지 않고 대황을 쓴다. 이런 작용을 부저추신(釜底抽薪)이라고 한다. 가마솥 아래 불타오르고 있는 장작을 밖으로 꺼집어 내서 열을 식힌다는 뜻이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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