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황의 약효는 비경(脾經), 위경(胃經), 대장경(大腸經), 간경(肝經), 심포경(心包經)에 작용한다. 시중에 유통되는 대황은 무겁게 느껴지는 중질(重質)과 가볍게 느껴지는 경질(輕質)이 있다. 중질은 ?Z질을 까서 말린 것이고 경질은 껍질째 말린 것이다. 본초학에 나오는 대황의 첫째 효능은 사열통장(瀉熱通腸)이다. 대장(大腸)의 열(熱)을 꺼줘서 설사시키면서 대변독을 없앤다는 뜻이다. 당연히 대변이 열(熱)에 의해 오랫동안 졸여져서 딱딱하게 굳어서 배변이 안 될 때 쓰인다. 아랫배가 변비로 막히면 가스가 차고 빵빵하게 부풀어 올라 배가 아프거나 명치끝이 소화가 안 되어 딱딱하게 체한 느낌이 들 수 있다. 이를 적체복통(積滯腹痛)이라 한다. 어떤 경우는 변비가 심해서 관장을 하거나 기타 설사약을 복용했는데도 뭔가 상쾌하지 않고 잔변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진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이때도 역시 대황(大黃)의 사하작용이 필요하다. 이를 사리불상(瀉痢不爽)이라 한다.

두 번째 효능은 양혈해독(凉血解毒)이다. 혈(血)이 열을 받으면 혈(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부패해서 어서 독소를 뿜을 수 있다. 또한 혈열(血熱)하면 맥관(脈管)밖으로 혈(血)이 흘러 넘쳐서 각종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질병에 대황을 쓰면 대황의 찬 성분이 혈열(血熱)을 식혀 지혈하거나 해독하게 된다. 토혈(吐血), 객혈(喀血). 하혈(下血), 뉵혈(衄血, 코피)같은 모든 구규(九竅)의 출혈증상에 사용할 뿐 아니라 조직 속에 출혈이 되어 발생한 어혈(瘀血) 또한 치료할 수 있다. 이게 대황의 세 번째 효능인 축어경통(逐瘀經痛)이다. 어혈을 쫓아내서 혈(血)의 순행을 도와줘서 몸의 아픈 곳을 치료한다는 뜻이다. 타박상을 입어서 검게 멍들거나 푸릇푸릇한 곳이 여러 군데 생겼을 때 쓰는 처방이 도인승기탕(桃仁承氣湯)인데 대황이 군약(君藥)이다. 도인승기탕증은 어혈로 인해 아랫배가 살살 아프고 차가운 느낌을 받고 생리가 탁하거나 검은 색 혹은 뭉텅뭉텅 선지국 같은 덩어리 형태로 나올 때 쓰는 처방이다.

어혈 때문에 월경이 재 때 안 나오면서 생리통이 심할 때인 어혈경폐(瘀血經閉)에도 쓴다. 처방전에 있는 대황(大黃)이 어혈을 풀어줘서 혈행(血行)을 잘 순환하게 함으로서 자궁을 깨끗이 해서 월경통을 치료한다. 차고 건조한 성질은 습열(濕熱)을 잘 없애주는데 간(肝)에 습열이 차면 황달(黃疸)이 발생하는데 습열을 제거해서 황달을 치료한다. 열이 치성(熾盛)해서 빨갛게 성이 나 있으면 종창(腫瘡)이 된다. 이 때도 열을 끄고 물기를 말리는 방식으로 역시 이들을 치료한다.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었을 때 응급으로 생대황을 찧어서 환부에 연고식으로 바르면 열이 빠져나가 조금은 도와줄 수 있다. 대황은 용도가 많아 수치하는 것에 따라 효능이 많이 바뀔 수 있다. 주대황(酒大黃)은 대황에 막걸리를 뿌려서 약한 불에 볶아서 건조시켜서 쓴다. 술을 마시면 아래보다는 얼굴 쪽이 불콰한 것은 경험상으로 누구나 다 안다. 이런 원리로 막걸리를 써서 찌면 대황의 효능이 얼굴 쪽의 상초부위에 주로 작용하게 된다. 가슴이상 부위에 열이 가득 차 있어 열독이 생겨 곪거나 발진이 되거나 가렵거나 할 때 또는 눈이 충혈되거나 잇몸이 솟아오르면서 흔들리면서 붓고 아플 때 주로 주대황을 쓴다. 숙대황(熟大黃)은 잘게 썬 대황에 막걸리를 넣어 골고루 비벼서 시루에 넣고 쪄서 수치하는 것을 말한다. 이 때는 설사시키는 힘은 떨어지고 열을 식혀서 해독할 때 주로 쓴다.

대황탄(大黃炭)은 강한 불로 대황의 겉을 태워 갈색이 되면 꺼내 말려서 쓴다. 대황탄은 대황의 찬 성질을 조금 누그러뜨려 어혈을 정상혈로 만들어 지혈시킨다. 앞선 칼럼에서도 말했듯이 대황은 용맹한 장수의 기질이 있어 센 불로 인해서 우리 몸이 불타올라 온갖 열병(熱病)이 발생할 때 쓸 수 있는 몇 안 되는 강력한 약이다. 체격이 건장한 사람에게는 생것을 쓸 수 있지만 약력이 너무 강해서 가능하면 주대황이나 숙대황 정도를 쓰는 것이 좋다. 소아나 임신부는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추천되고 생리중에도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요즘은 시루에 대황을 넣고 막걸리로 쪄서 쓰는 주증대황을 많이 쓴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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