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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병원 & 착한 달리기] 자고 일어나 갑자기 아파서 못 걷는 ‘통풍’

연말연시엔 송년회 모임이나 여러 만남들 때문에 누구라도 종종 과음을 한다. 정형외과 관절 질환 중에서 과음과 연관성이 높은 게 있는데 그게 바로 ‘통풍’과 고관절 ‘대퇴골두 괴사증’이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필자가 경험한 ‘통풍’ 환자의 경우를 예로 들어볼까 한다. 이 환자는 스스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는 후일담을 들려준 바 있다. 아침에 갑자기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무릎이 아파서 가까운 정형외과 병원을 찾았다고 했다. 화농성 관절염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빨리 무릎 관절경 수술을 해야 된다는 말을 듣고 놀란 마음에 필자의 병원을 찾아왔노라고 했다.

“화농성 관절염” 이란 무릎 관절내부에 세균이 들어가서 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고름이 생기는 감염성 질환이다. 빠른 치료를 요하는 병이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 무릎의 화농성 관절염이라기에는 이상한 점이 있었다. 무릎 관절 속에 감염증이 발생할 만한 뚜렷한 이유(감염의 경로 또는 외상, 건강상태 등)가 없었다. 또한 혈액검사나 무릎 관절액 검사 결과 오히려 “통풍”에 더 가까워 보였다. 환자에게 입원을 권유하고, 통풍에 준하여 약물치료와 주사치료를 시행했다. 처음엔 휠체어를 타고 병원에 온 환자는 다음날 오후엔 걸어서 퇴원했다. 매우 다행스러운 경우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환자의 사례 뿐 만 아니라 , 진료 현장에서는 통풍과 화농성 관절염은 그 증상이 유사해서 반드시 감별해야만 하는 질환이다. 둘 다 관절이 많이 붓고 심하게 아프다. 환자들이 흔히 절뚝거리면서 겨우 병원에 도착하곤 한다. 특히 발목이나 무릎 같은 큰 관절에 생기면 더 심하다. (사실 통풍은 엄지발가락에 가장 잘 생긴다. 그래서 진단이 어렵지 않은데 무릎에 생기면 착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치료방법은 확연하게 다르다. 통풍은 약 먹고 주사 한대 맞으면 빨리 낫고, 하루 이틀 사이에 매우 상태가 좋아진다. 반면에 화농성 관절염은 관절경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항생제 치료를 오래 해야 한다. 치료를 잘 못하거나 늦으면 관절연골이 심각하게 파괴되기도 한다. 드물게는 전신으로 감염이 퍼질 우려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진료를 할 때 두 질환을 잘 감별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다음으로는 통풍일 가능성이 더 높은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다. 아무런 이유없이 자고 일어나서 갑자기 무릎이나 발목, 엄지발가락이 빨갛게 붓고 발을 딛기 힘들 정도로 심한 통증이 발생한 중년 남자환자의 이야기다. 앞서 언급한 증상들이 있다면 통풍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나 과거에 통풍 발생 병력이 있거나 건강검진에서 “요산수치”가 높다는 이야기를 들은 경험이 있다면 통풍 가능성은 더 높다. 한편으로 여성의 경우에는 그 빈도가 매우 낮다. 주로 폐경 이후 고령여성에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젊은 여성에게 통풍이 확진되면 “다른 내과적 질병”이 없는지 확인을 할 정도로 드물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1-2주 사이에 무릎에 주사나 침을 맞은 적이 있거나, 면역기능이 약한 고령층에서는 화농성 관절염은 아닌지 꼭 배제해야 한다.

통풍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통풍은 식이습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질병이다. 역사적으로는 “Rich man’s disease(부자들의 병)”이라 하여 술이나 고기, 해산물 같은 귀한 음식을 많이 먹는 상류계층에서 많이 발생했다. 현대에 와서는 “퓨린” 이라는 물질이 많이 들어간 식사로 인해 몸속에 요산이 쌓이게 되어 통풍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통풍으로 고생한 분들께 “식이습관” 이야기를 꺼내면 한숨부터 내쉬는 환자들도 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죄다 먹지 말라고 하는데 어쩌란 말이냐”는 하소연인 셈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맥주나 와인 등 알코올 종류들은 요산을 많이 만들어내고 몸 밖으로 요산 배출을 억제한다. 육류, 생선류에는 요산의 전구체인 퓨린이 많다. 기름기가 많은 음식이나 지방 섭취를 많이 하면 몸에서 요산을 배출하기 힘들어져 통풍이 잘 생긴다. 물론 비만하면 더 위험이 높아진다. 이러한 음식리스트를 접하고 나면 “아무것도 먹지 말라는 말이냐”라는 한탄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통풍 재발을 높이는 식이를 전혀 몰라서 대비 못하는 것과 알고 조금이라도 조심하는 것은 다를 것이다. 병원에서는 “요산 수치”를 정상범위 아래로 낮춰주는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보통 첫 발병 후 2-3개월 동안 피검사를 추적관찰 하면서 시행하게 된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기 때문에 “통풍”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처럼 환자에게는 매우 고통스러운 관절통증을 야기하는 질병이다. 그런데 잘못된 진단을 하면 환자에게 두 번 고통을 줄 수가 있다. 특히 무릎에 발생한 경우엔 세균이 감염되는 화농성 관절염과 통풍의 증상은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우선일 것이다.

달려라병원 김동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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