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중에는 자손들에게 건강 때문에 짐이 되기 싫어서 동네 스포츠 센터에 가서 운동하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는 분들이 많다. 그곳에서 친구도 사귀고 건강도 챙긴다. 혹간 사람에게 데어서 사람 만나는 게 싫은 분은 혼자서 산행을 즐기기도 한다. 손자를 돌보느라 허리, 어깨, 무릎이 아픈 어머님들은 실상 운동에 매진하기 어려워 잠시 운동하는 시늉만 하고 스포츠센터 안에 있는 사우나를 즐긴다, 땀을 흘리면 아픈데도 없어지고 몸이 개운하고 날아갈 듯해서 그렇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매일 그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도 있다. 그냥 생각으로 땀을 그렇게 많이 흘리니까 몸들이 홀쭉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모두 한 체격 한다. 몸은 주인이 매일 땀을 흘리니 혹시 진액이 부족할까 해서 진액을 저장해서 가두어둔다. 이게 부종이 되는 원리다. 사우나를 자주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 데는 혈한동원(血汗同源)이라는 이론 때문이다.

혈과 땀은 그 근원이 진액에서부터 출발하므로 땀을 많이 흘리면 혈(血)을 만들 수 없을 뿐 아니라 혈이 진해져서 끈적거려 혈맥을 막을 수 있다. 그 결과 고지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을 만들고 혈관에 상처를 내서 혈전이 형성되면 혈압을 상승시키거나 뇌경색, 심근경색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시킬 수 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발생하는 심근경색의 경우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서 머리 쓰는 일을 하다가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자주 사우나에 들러 피로를 풀어주다 혈전이 심장의 관상동맥을 막아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주일에 한번정도는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몸을 쓰는 운동을 해서 혈전이 풀리도록 하는 것이 추천된다. 다시 말하지만 인간은 동물 즉 짐승이다. 움직여야 산다. 나이가 들면 사람 몸도 마른다. 거기다 땀을 흘려 진액을 더욱 고갈시키면 반드시 변비가 올 수 밖에 없다. 물을 먹으면 진액이 보충되어 해결될 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많다. 인체는 그렇게 단순한 기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상한론(傷寒論)에 윤하약(潤下藥)에 대한 조문이 있는데 그걸 보도록 하자. 윤하약은 대변이 직장에서 항문으로 내려와 밖으로 배출될 때 대장점막에서 미끈미끈한 진액이 분비 되서 배변을 잘 할 수 있도록 돕는데 이게 부족해서 배변이 어려운 것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하면 항문에 기름칠하는 것이다. 그래서 모두 기름이 많은 씨앗 종류가 여기에 해당된다. 씨앗을 나타내는 자(子)나 인(仁)이 들어가는 한약재들이다. 조문은 ‘몸에 열이 많아 땀이 줄줄 흐르는 사람이 (사우나에 가서) 일부러 땀을 더 냈는데 소변을 잘 본다면 설사를 시키면 안 된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몸에 열이 많아 땀이 줄줄 나는 사람이 대변이 잘 안 나온다고 하면 대부분의 한의사는 땀을 너무 많이 흘려 진액부족으로 심한 변비가 생긴 줄 알고 대황이나 망초가 들어간 공하약을 사용해서 설사를 시키려고 할 것이다. 그런 와중에 사우나 가서 다시 추가적으로 땀을 흘렸는데도 소변이 시원하게 나왔다고 하면 이런 환자는 선천적으로 진액이 풍부한 사람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대변의 진액이 마른 것이므로 야채나 과일섭취를 늘리고 물을 마셔서 진액을 보충해 주거나 항문에 꿀을 발라 대변이 매끄럽게 나오도록 유도해야지 설사를 시키면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는 조문이다. 설사를 시킬 때는 반드시 조열(燥熱)과 복만(腹滿)을 확인하고서 써야지 그러지 않고 무작정 쓰면 몸이 상하게 되어 또 다른 질환으로 변할 수 있다. 윤하약은 나이가 들어 몸이 마른 사람이거나 출산 때 기혈을 많이 써서 소모된 혈을 많이 만들어야 하는 관계로 원료인 진액이 많이 소모되어 말랐거나, 교통사고, 작업장 사고, 칼 같은 것으로 상해를 입어 혈 부족에 빠진 망혈환자(亡血患者)가 대장의 진액이 부족해서 발생한 각종 변비를 치료하는 한약이다.

오랫동안 열병(熱病)을 앓은 사람의 변비는 열을 끄고 진액을 보충하는 한약과 같이 써야 효과적이다. 혈허(血虛)증상이 있는 변비에는 보혈약(補血藥)을 함께 써야하고 스트레스로 기운이 막혀서 변비가 발생한 때는 행기(行氣)제를 같이 병용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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