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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병원 & 착한달리기] 어려운 무지외반증은 좀 다른 방법으로

40대 여자환자였다. 어릴 때부터 엄지발가락이 밖으로 틀어지는 무지외반증 증상을 지니고 살아왔다. 발 모양이 이상하다는 자괴감에 집 아닌 곳에서는 평소에도 양말을 벗지 못했다. 게다가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는 전신 질환도 앓고 있었다. 그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발모양이 보통의 무지외반증 환자 보다 훨씬 심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그 환자는 병원 여러 곳을 다녔다고 했다. 또한 병원마다 다른 수술을 권유받았다고 했다. 지인의 소개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필자의 병원을 찾아왔다.

환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대학병원을 포함해 큰 병원 여러 곳을 가봤어요. 그런데도 호전되지 않아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이 병원에 찾아왔네요. (발을 앞으로 내밀며) 제 발모양이 이렇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도 앓고 있어요.” 환자가 말을 이어갔다. 한 대학병원에서는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는 무지외반증은 수술 실패 가능성이 높으니까, 엄지발가락을 유합하여 (굳어지게 하는)수술을 받으라고 권했다고 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엄지발가락을 굽히지도 들지도 못한다는 말을 들었단다. 환자는 다른 건 몰라도 뒷굽이 있는 신발을 꼭 신어야 하는 직업이라서 그 수술이 아닌 다른 방법은 없겠느냐고 필자에게 물었다.

필자가 대답했다. “무슨 말씀인지 이해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긴 하지만 아직 젊으실 뿐 아니라 관절염 정도로 봐서는 많이 심하진 않습니다. 발등뼈 관절인 근위부 족근-중족골 관절이 너무 유연해서 발이 평발로 많이 찌그러지는 형태입니다. 변형된 모양을 교정 하면서 그 관절을 유합수술을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군요. 발가락 관절 유합수술은 환자분한테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발등 관절 교정 유합수술을 하면, 뒷굽 있는 신발도 신을 수 있습니다. 재발하지도 않아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필자의 설명을 들은 40대 여자환자는 2주 후에 필자의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6개월이 경과한 현재는 잘 걸어다닐 수 있게 됐다며 기뻐하고 있다. 외래진료를 받으러 정기적으로 필자의 병원을 찾아오고 있다. 본인의 선택에 100%만족한다는 그 환자의 말에 필자 역시 정형외과 족부전문의로서 보람을 느낀다.

언급한 사례처럼 우리나라의 무지외반증 환자는 약 5~6년 전부터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곧 우리나라도 발이 트러블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신경을 쓰면서 치료까지 할 만큼 경제력이 좋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증상이 있고 변형이 심각한 무지외반증은 엄지를 둘러싼 힘줄들의 밸런스가 맞지 않은 상태로 고착화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비수술치료 ( 보조기 혹은 단순 스트레칭)로는 치료가 되지 않는다.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든지 다른 관절병증을 동반한 내과 질환이 있을 때는 그 모양이 나이가 들수록 이상하게 변하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가 꼭 필요하다. 필자가 지난 칼럼에서 무지외반증 수술 이후의 재발에 대해 다룬 적이 있는데, 류마티스 질환을 가진 환자도 거기에 속한다. 수술 실패의 가능성도 존재하므로 일반적인 작은 교정 절골술로는 수술 실패 가능성이 높다.

재발확률이 매우 높게 예상되는 환자들, 내과적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겐 관절을 유합하는 수술을 주로 권하게 된다. 엄지발가락 관절을 유합하는 수술과 발등관절인 족근골-중족골 관절을 하나로 잡아주는 수술 등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둘 다 좋은 수술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엄지발가락 관절을 유합하는 수술은 수술이후에 엄지발가락을 위 아래로 움직일 수 없어서 뒷굽 있는 신발을 신을 수가 없다. 보행할 때도 약간의 불편함이 느껴지는 게 단점이랄 수 있다. (그렇지만, 과거에 류마티스 관절염 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에겐 엄지발가락 관절 유합수술이 가장 보편화된 수술이긴 하다.)

다만 높은 굽을 신어야 하고, 관절 움직임을 남겨야 하며, 아직 류마티스 관절염 자체 병변이 심한 단계가 아닌 다소 젊은 분들에게는 엄지발가락 관절 유합수술이 너무 과한 치료가 되기도 한다. 이럴 때 해볼 수 있는 방법이 발등 관절 (족근골-중족골 관절) 교정 및 유합수술이다. 1930년대 Lapidus 라는 분에 의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여 Lapidus procedure라 불리는 이 방법은 발등 관절인 중족-족근 관절의 교정 및 유합을 통해서 모양을 잡는다. 엄지발가락 운동을 그대로 유지하게 하는 게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무지외반증이라고 하여 다 같은 방법으로 수술하진 않는다. 환자들의 나이, 기저질환, 요구사항, 인대의 유연성 여부, 관절염의 진행정도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수술 전에 잘 따져보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수술을 찾아 낼 수 있다.

달려라병원 장종훈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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