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라이프

[여행] 수천 년 삶과 종교가 녹아들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사람 구경하는데 이스라엘 예루살렘만한 곳도 없다. 제각각인 인간들의 행색이 곧 풍경이다. 기독교의 성지순례지로 알려져 있지만 달각거리는 구시가의 성벽 안에는 유대인, 기독교인, 무슬림, 아르메니아인의 뒤엉켜 산다.

  • 예루살렘 구시가 전경
삶의 골목들은 보이지 않는 경계로 나뉘고 그들만의 성지는 벽 하나 사이에 두고 기도 소리를 내며 공존한다. 유대인들만 떼어놓아도 출신, 외관이 다채롭다. 이스라엘은 전 세계 유대인을 받아들이는 정책을 펼쳐 왔고 러시아, 모로코, 독일, 스페인, 에디오피아, 인도 등지에서 이주민이 스며들었다. 공항 이름인 벤구리온 역시 러시아 유대인 출신 초대 총리의 이름을 빌렸다. 모스크바행 왕복 비행기가 북적이고, 유대인 무리에서 제3세계 언어가 흔하게 들리며, 식당 한 곳에서 각국의 다채로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것은 이쯤 되면 의문이 풀린다. 예루살렘 박물관 벽 한편에는 ‘GATHERING OF STRANGERS(낯선 이들의 모임)’ 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다.

  • 십자가의 길 비아 돌로로사
‘경계의 삶’이 공존하는 구시가

동^서 예루살렘의 경계이자 중심인 구시가는 풍경의 온도차가 심하다. 무슬림과 유대인과 관광객이 오가는 게이트(성문)가 다르고, 외곽을 다니는 차량들의 모양새도 다르다. 동서를 가르는 직행버스는 없다. 좀 더 번듯하고, 좀 더 시장같은 두 개의 버스 터미널이 검문소를 사이에 두고 다른 방향을 바라보며 나란히 들어서 있다. 사실 이곳에 얽힌 역사와 전설은 수천년 세월의 종교와 전쟁까지 복잡다단하게 녹아 있다. 구시가 동쪽의 동예루살렘이 아랍 영역에서 이스라엘로 합병된 것은 1967년의 일이다. 그곳의 터줏대감들은 여전히 무슬림들이다. 황금 사원이 빛나는 구시가 바위돔 광장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세 종교의 중심지다. 어깨를 툭 치고 지나야하는 미로같은 구시가 골목을 떠올리면 바위돔 광장의 내부 규모는 오히려 어색하다. 면적으로는 구시가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광활한 땅이다.

  • 바위돔 황금사원
성스러운 바위돔 & 통곡의 벽

기원후 70년 로마인들은 광장에 있던 유대교 신전을 파괴했고, 유대인들이 세계 각지로 흩어지는 ‘디아스포라’가 시작된다. 그후 신전터에 바위돔(황금사원)이 세워졌고, 십자군이 점령 때는 성당으로 쓰이기도 했다. 이슬람의 재탈환 이후 바위돔은 무슬림 사원으로 천년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무함마드가 날개달린 말을 타고 천국 여행을 시작했다는 이슬람교의 셋째 성지가 예루살렘 한 가운데 있다는 자체가 사실 흥미로운 대목이다. 바위돔 광장의 서쪽벽은 ‘통곡의 벽’으로 불리는 유대교인들만의 성스러운 공간이다. 벽에 기대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던 장소는 성인식이 열리는 바르미츠바 때는 더욱 요란해진다. 유대인 남성들에게는 가장 큰 통과의례인 바르미츠바는 만 13세 생일에 벽 앞에서 토라 경전을 읽는 것으로 무르익는다. 북치고 피리 불고 게이트부터 서쪽 벽으로 이어지는 길 자체가 요란스럽다. 바위돔 광장 반대편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시신이 안장됐던 성묘교회가 자리했다.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걸었다는 슬픔의 길 ‘비아 돌로로사’도 북적이는 인파 속에서 만날 수 있다.

글^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tour0@naver.com

<여행메모>

▲가는 길=인천에서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까지 대한항공 직항편이 운항중이다. 모스크바 등을 경유하는 방법도 있는데 비행기속 풍경은 모스크바~텔아비브 구간이 볼만한다. ▲먹을 거리=양고기와 칠면조 고기를 얇게 썬뒤 빵에 넣어먹는 ‘샤와르마’가 별미다. 골목 시장에서 맛볼수 있는 ‘팔라펠’은 병아리콩을 갈아 빚어 튀겨낸 음식으로 빵 안에 절인 오이, 토마토와 곁들여 먹으며 한끼 식사로 충분하다. ▲기타정보=이스라엘 입국 당시 제공받는 종이 비자는 호텔 등의 투숙 때 반드시 필요하다. 입국과 반대로 출국심사가 보안관련해 꽤 까다로운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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