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은 수려한 물줄기가 어우러진 곳이다. 동강, 서강 따라 어우러지는 산골 풍경은 영월 여행의 풍족한 덤이다. 세월이 에돌아 흐르는 강물, 계곡 따라 래프팅 등 흥미진진한 액티비티도 어우러진다.

동강래프팅

동강 래프팅은 속도 느린 구식 슬라이드를 보는 것 같다. 입으로만 “영차 영차” 소리를 낼 뿐 보트 위에 살짝 누워도 부담이 없다. 동강 래프팅에는 강변의 절경을 차곡차곡 구경하며 담소도 주고 받는 여유로움이 깃들어 있다. 진탄나루 출발점부터 물은 짙은 청록색이다. 노를 깊숙이 집어넣어도 닿지 않는다. 동강은 깊은 곳이 7~8m는 족히 된다. 잔잔함 속에 흐르는 강물만큼 깊은 사연들이 이어진다.

두꺼비바위

사연과 명소 가득한 동강 래프팅

문산나루를 지나면 두꺼비 바위가 반긴다. 래프팅 코스의 최대절경인 어라연,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등도 줄줄이 나타난다. 중선암 위 아들 낳는 소원을 들어준다는 소나무와 돌탑들이 이채롭고 ‘햇살 비친 물고기 비늘이 비단처럼 아름답다’는 어라연, 정선 아우라지를 출발한 사공이 뗏목을 대놓고 쉬던 자리인 ‘만지’에도 사연은 계속된다.

동강유역에 동굴만 256개에 이른다는 얘기며, 수달, 어름치, 솔부엉이 등 천연기념물도 12종이나 된다는 스토리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해질 무렵 나타난다는 수달. 산삼 뽑은 자리에서 흐른다는 산삼약수…. 잠깐잠깐 귀를 현혹시키는 이야기들이 강물처럼 흐른다. 진탄나루에서 래프팅 종착지인 동강 하류 섭새나루(영월군 거운리)까지는 약 4시간 가량 소요된다. 고성 운치리에서 시작하는 8시간 코스도 있다. 래프팅 외에 요즘 인기 절정인 트레킹을 하며 동강의 비경을 둘러볼 수도 있다. 거운리부터 어라연까지 4㎞ 정도의 트레킹 코스가 마련돼 있다.

외씨버선길 김삿갓 문학관.

김삿갓, 법흥 계곡 등 청정 쉼터

영월은 5개의 강이 흐르는 물의 고장이다. 주천강, 평창강이 만나 서강을 이루고, 서강은 동강과 어우러져 남한강이 된다. 서강에선 서면의 ‘한반도지형’과 소나기재 인근의 선돌이 볼 만하다. 동쪽 김삿갓 계곡과 내리계곡 사이에 위치한 미사리 계곡 등 알려지지 않은 오지계곡들도 곳곳에 숨어 있다. 김삿갓면의 외씨버선길은 국내 대표 청정지역인 강원도 영월, 경북 청송^영양^봉화 등 4고장의 마을과 산을 이은 명품길이다. 김삿갓의 유적지를 아우르는 영월코스는 외씨버선길 중 맑은 계곡과 문학관, 박물관 등이 담겨 있어 더욱 아기자기하다.

법흥사로 향하는 길목의 요선정은 말뜻 그대로 ‘신선이 놀던 정자’의 풍취를 지녔다. 정자 위에 올라서면 법흥계곡의 수려한 물길이 아득히 펼쳐진다. 요선암의 돌개구멍은 천연기념물로도 등재됐다. 한낮 강변에서의 열기가 식고 밤이 찾아들면 별마루 천문대로 향한다. 별마루 천문대, KBS방송국, 청록다방 등은 영월을 배경으로 촬영된 영화 ‘라디오스타’의 주요 무대이기도 했다. 영화와 별빛 감동이 어우러진 별마루 천문대에서 별에 대한 전설을 듣는 것은 영월 여름여행의 지우지 못할 또 하나의 추억으로 마무리된다.

글·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 여행 메모

▲가는 길=영동, 중앙고속도로를 거쳐 제천IC에서 빠져나온다. 38번 국도로 갈아타고 영월방향으로 향한다. 동강하류를 거쳐 거운교를 건너면 절운재 넘어 래프팅 출발지인 문산^진탄 나루에 진입할 수 있다.

▲음식^숙소=영월에서는 해발 700m 이상에서 자생하는 나물로 만든 곤드레밥이 먹을 만하다. 읍내 청산회관에서 시골두부와 함께 맛볼 수 있다. 피라미 퉁가리 등을 튀김옷 없이 튀겨낸 ‘도리뱅뱅’도 영월지역의 별미다. 숙소는 법흥계곡이 위치한 수주면 일대에 쉴 만한 펜션들이 많다.

▲기타 정보=단종의 슬픈 애환이 서린 청령포는 강물 건너 배를 타고 유유히 닿을 수 있다. 영월읍내에서는 동강 사진과 사진작품 1500여점이 전시된 동강사진박물관이 둘러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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