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티우아칸.

멕시코시티를 단장하는 것들은 색의 대비가 선명하다. 강렬한 벽화들은 멕시코의 심장부에 들어선 것을 실감하게 만든다. 도시에서 펼쳐지는 군중의 일상은 벽화 르네상스의 주역인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들과도 맞닿아 있다. ‘메히꼬 데헤페’로 불리는 멕시코시티의 동 튼 뒤 풍경은 분주하다. 골목 가판대에는 아침부터 타코(멕시코식 샌드위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자주색 폭스바겐 택시는 도로 위를 빠르게 수놓는다.

궁전 내 벽화.

군중의 삶 그려낸 디에고 리베라

멕시코시티의 심장부인 소칼로 광장에는 대성당, 궁전 등 주요 유적들이 들어서 있다. 궁전 등 도시 곳곳에서 만나는 벽화들은 뉴욕 브루클린에서 조우하는 그래피티들과는 그 뿌리가 다르다. 멕시코시티의 벽화는 20세기 초 멕시코 혁명을 보듬고 꽃피웠던 반려자였다. 정부에서는 이런 벽화운동을 직접적으로 후원하기도 했는데 디에고 리베라와 함께 호세 크레멘테 오로스코 등이 대표적인 공공예술 벽화 작가들이다.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선 국립 궁전은 1,2층에 걸쳐 디에고 리베라가 그린 거대한 벽화가 아즈텍의 부흥, 스페인의 침략, 멕시코 독립 등을 대서사시처럼 담아낸다. 멕시코시티에서 소년시절을 보낸 디에고 리베라에게 농민, 노동자의 삶은 작품세계의 주된 소재였다. 그는 멕시코의 여류 화가인 프리다 칼로와 결혼과 이혼, 재결합으로 화제를 낳았으며 꽃과 어린 아이, 새와 식물을 사랑한 작가이기도 했다. 소칼로 북쪽의 대성당 옆에는 ‘템플로 마요르’로 불리는 옛 수도 중앙신전의 흔적이 남아 있다. 아즈텍의 신전과 성당들은 1920년대 세계 미술가들이 이 도시를 찾게 된 주요 매개였다.

아즈텍 문명의 가면들.

감각적인 맛, 골목으로 치장된 거리

멕시코 소설가 라우라 에스키벨의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은 멕시코 요리의 특유한 맛과 향기를 통해 일상의 삶을 관능적으로 묘사한 소설이다. 고풍스런 소칼로 광장을 벗어나면 도심의 골목들은 그녀의 소설처럼 감각적인 광경들과 연결된다. 로마 지역은 예술의 중심지이자 청춘들의 거리다. 흥겨운 음악과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코요아칸 주말시장 역시 멕시코시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도시의 과거를 되짚어 보면 이런 번잡함과 화려함은 우연이 아니다. 스페인 사람들이 처음 멕시코시티에 발을 내디뎠을 때 유럽의 대도시 못지않은 문화상에 놀랐다고 전해진다. 스페인 왕에 보낸 보고서에는 운하와 다리가 곳곳에 세워져 있고, 온갖 장신구와 원목이 시장에서 거래되며, 그림용 안료가게, 빵가게, 약국, 이발소가 있는 곳으로 멕시코시티가 그려져 있다. 거리 곳곳에서는 스페인 외에 프랑스의 흔적도 묻어난다. 메트로는 프랑스의 것을 옮겨왔으며 도심을 가로지르는 레포르마 대로 역시 파리 샹젤리제를 본떠 건설됐다. 레포르마 대로 주변에는 멕시코 독립전쟁 100주년을 기념하는 황금의 천사상, 멕시코 예술가의 작품이 시대별로 전시된 국립미술관 등이 여운을 더한다. 글ㆍ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여행 메모>

▲가는 길=멕시코시티 도심에서는 메트로가 주요 이동수단이다. 시외곽에서 도심으로 진입하는 일반 도로는 출퇴근 시간때 러시아워가 극심하다. ▲음식=멕시코의 음식 중 ‘토르티야’는 옥수수가루나 밀가루를 동그랗게 밀어서 구운 것으로 토르티야에 돼지, 닭고기를 넣어 먹으면 멕시코전통음식인 ‘타코’가 된다. 나초에 과콰몰레 소스를 결들여 먹는 것도 일반 식당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다. ▲기타정보=멕시코시티에서 50여km 떨어진 곳에 ‘신들의 도시’이자 세계유산인 테오티우아칸이 들어서 있다. 테오티우아칸의 달의 피라미드, 태양의 피라미드를 관람하는게 멕시코시티 여행의 필수코스다.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