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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왕이 머물던,도나우 강변 언덕-헝가리 부다페스트

  • 부다지구와 왕궁.
강줄기가 문화의 경계가 되는 설정은 동유럽의 도시에서도 유효하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부다 지구와 페스트 지역은 실제로는 다른 터전이다. 도나우 강을 기준으로 언덕 위 부다와 낮은 지대의 페스트는 기반이 다른 별개의 도시였다. 2세기경 로마의 군 주둔지였다던 부다는 14세기에는 홀로 헝가리의 수도 역할을 했다. 페스트와 한 도시로 합병된 것은 19세기 후반의 일이다. 오랜 기간 페스트가 서민들의 삶터였던 데 반해 부다는 왕과 귀족들의 영역이었다. 언덕 위, 요새 같은 공간에서는 지켜야 할 것도 많았고 외부인들의 가벼운 접근도 꺼렸다.

세계유산 왕궁과 어부의 요새

부다페스트를 상징하는 오랜 유적들은 부다 지구에 밀집돼 있다. 왕궁, 어부의 요새, 마차시 교회 등은 나란히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부다페스트가 ‘도나우강의 진주’라는 별칭을 얻게 된 데는 부다지구의 유적들이 큰 몫을 했다. 부다지구가 배경이 된 도나우강변의 야경은 시리고 아름답다.

13세기에 세워진 왕궁은 부다지구의 상징이자 시련의 흔적이다. 왕궁은 한때 몽골, 오스만투르크 제국에 의해 파괴됐고 1,2차 세계대전때 큰 상처를 입었다. 50년대 재건된 왕궁으로 올라서는 길목에는 아직도 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부다 지구에서 가장 이색적인 건축물은 어부의 요새다. 동유럽의 다른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고깔 모양의 흰 탑들이 7개나 늘어서 있다. 웅장한 고성이나 성당에 주눅든 모습이 아니기에 오히려 더욱 친근하다. 어부의 요새로 명명된 데는 여러 설이 있다. 어부들이 이곳에 요새를 짓고 적과 싸웠다는 설부터 이곳 요새에 어시장이 들어섰다는 설까지. 어부들과 연계된 건축물이이어도 섬세한 감각은 돋보인다. 고깔 탑은 헝가리 마자르 7개 부족을 의미한다.

종교, 문명 뒤섞인 유적들

요새 옆으로는 마차시 교회가 화려하게 솟아 있다. 왕들의 대관식이 열렸던 교회는 가톨릭과 이슬람 사원이 혼재된 모습이다. 부다지역이 16세기 터키에 점령당했을 때 건물은 이슬람 사원으로 쓰였다. 고딕, 바로크. 이슬람 양식이 뒤섞여 있는데 교회 지붕의 모자이크 타일이나 내부의 제단이 현란하다. 내부 인테리어에는 이슬람의 잔재가 짙게 남아 있다. 터키 이스탄불의 성 소피아에 이슬람과 기독교 문화가 공존했듯 마차시 교회 역시 역사와 종교의 지난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부다왕궁 앞의 세체니 다리는 부다지구와 페스트 지역을 잇는 소통로 역할을 한다. 실제로 양 도시가 하나로 발전하게 된 것도 이 다리가 놓인 뒤부터다. 사자 동상이 입구를 지키는 다리를 건너면 보행자 천국인 바치거리, 세체니 온천, 국회의사당 등 페스트 지역의 명물과 조우하게 된다.

강변을 따라 달리는 노란색 트램에 오르면 부다지구의 유적들은 구식 슬라이드를 넘기듯 차곡차곡 모습을 달리한다. 덜컹거리는 트램의 속도처럼 도나우강에 비친 오랜 동유럽의 도시는 강의 파문과 함께 흐른다.



여행 메모
가는 길 부다페스트의 국제선 열차역이 3곳이니 혼동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부다페스트는 유럽 대륙내에서 가장 첫 번째로 지하철이 개통된 곳으로 메트로 교통이 발달돼 있는 편이다. 붉은 색 M2 노선이 부다지구까지 운행된다.
음식 헝가리에서는 쇠고기, 양파, 감자를 잘게 썰어 파프리카 향신료를 넣고 끓인 ‘굴라시’가 유명하다.. 부다페스트 사람들은 ‘바린카’라는 독주와 ‘토카이’라는 화이트 와인을 선호한다.
기타 헝가리에는 450여 개의 온천이 있으며 그중 100여 곳이 부다페스트에 위치해 있다. 부다페스트의 뉴가티역이나 켈레티역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흔적이 깃든 도시답게 1800년대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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