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요르단의 경계는 사해와 사막이 완충지대다. 해수면 395m 아래,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에 사해는 바다같은 호수로 들어서 있다.

사해 이정표

네게브 사막과 이웃한 사해의 넓이는 총 810㎢에 달한다. 사해의 염도는 바다의 약 5배. 사해로 흘러든 요르단강의 물줄기는 바다로 나서지 못하고 사막 위의 증발로 생을 마감한다. 염도가 계속 치솟아 물에는 생물체가 거의 살지 못하는데 ‘사해’(dead sea)라는 이름도 여기서 비롯됐다.

사해를 즐기는 이방인들

물위에 떠 즐기는 이색 망중한

물고기가 살지 않으니 호숫가 마을, 나룻배, 강태공 따위는 없다. 진흙을 바르며 깔깔대거나 물위에 둥둥 뜨는 체험에 신기해하는 이방인만이 사해의 파문을 만들어낸다. 물 위에 등을 대고 누워 여유롭게 망중한을 즐기는 풍경은 사해를 설명하는 사진에 단골로 등장한다.

네게브 사막 낙타 체험

바다같은 호수에는 염화칼륨, 브롬 등의 광물이 풍족하다. 소금해변으로 들어서는 입구에는 특이한 광물이나 진흙으로 만든 기념품과 화장품을 파는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마사다와 사막

산중요새 마사다

사해 인근은 초기 그리스도의 유적지가 담겨 있다. 산중 요새인 마사다에 얽힌 사연은 무릇 비장하다. 로마인이 예루살렘을 폐허로 만들었을때 이곳에 피신해 살던 900여명의 유대인들은 항복보다는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그들의 옛 삶터가 남아 있고 이스라엘 장교들은 임관때 하룻밤 묵으며 선서로 애국심을 다진다. 비장한 땅은 이방인들에게는 사해를 조망하는 제법 훌륭한 포인트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선다.

소돔산에서 펼쳐지는 오프로드 체험

사해의 아득한 물길 너머로는 요르단의 산줄기다. 사막의 황무지들은 성서에서 들었던 물과 땅이 있어 낯설지 않다. 사해를 따라 달리면 타락한 자들의 도시 ‘소돔’의 소돔산이다. 현실의 소돔산은 오프로드 트레일과 달빛 바이크 기행 등으로 앳되게 포장을 바꿨다. 종교적 이유 외에도 하이킹과 캠핑을 위해 외지인들이 이곳을 찾는다. 소돔산 일대에는 가끔 하이에나와 늑대가 전설처럼 출몰하기도 한다.

‘소금 바다’인 사해까지 네게브 사막을 가로지르는 길은 유목민인 배두윈족의 삶터다. 세상과 담을 쌓은 외딴 사막 부족에게도 정치적 외풍은 비껴가지 않은 듯싶다. 이스라엘군에 자의반 타의반 입대한 배두윈족은 사막의 정찰병으로 외로운 군생활을 한다.

사막에서 벗어나면 동예루살렘으로 연결된다. 동,서 예루살렘의 경계이자 중심인 구시가는 풍경의 온도차가 심하다. 무슬림과 유대인과 관광객이 오가는 게이트(성문)가 다르고, 외곽을 다니는 차량들의 모양새도 다르다.

예루살렘 바위돔

구시가 동쪽의 동예루살렘이 아랍 영역에서 이스라엘로 합병된 것은 1967년의 일이다. 황금 사원이 빛나는 예루살렘 구시가의 바위돔 광장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세 종교의 중심지로 수난의 역사를 간직한 채 천년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글 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여행 메모
가는 길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이 이스라엘의 관문이다. 입국과 반대로 공항 출국심사가 까다로운 편이다.
음식 이스라엘 사람들은 에피타이저로 후무스를 먹는다. 병아리콩을 얹은 후무스에 올리브오일을 뿌린뒤 피타 브레드, 피클 샐러드와 곁들여 먹는 맛이 일품이다.
기타 예루살렘 신시가지에 위치한 프리마 킹 호텔은 구도심과 가까워 편리하다. 유대인들도 즐겨찾는 곳으로 안식일 풍경을 엿볼수 있다. 이스라엘 입국 당시 제공받는 비자는 호텔 등의 투숙 때 필요하다.



서 진 여행칼럼니스트 tour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