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 신도심
우즈베키스탄은 ‘길 위의 나라’다. 중앙아시아의 옛 가 간직된 곳으로 2500여 년 동안 몽골, 티무르 민족 등 숱한 외세의 말발굽이 스쳐 지난 거친 소통의 땅이기도 하다.

우즈베키스탄 여행의 시작은 수도 타슈켄트 중심에 위치한 아무르티무르 광장에서 출발한다. 광장에는 박물관, 상점이 밀집해 있으며 중앙 브로드웨이는 젊은이들의 거리로 자유와 낭만이 넘쳐 난다. 역사박물관과 하므자 극장,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티비 타워 등이 타슈켄트의 신시가지를 대변하는 풍경들이다.

실크로드
신구 문화 공존하는 타슈켄트

구시가지로 접어들면 이슬람 문화의 향기가 가득하다. 모스크, 마드라사(이슬람 신학교) 등 의 잔영이 남아 있다. 구시가지 북쪽에 있는 바락 칸 마드라사는 장중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아치형 대문의 벽은 아라베스크식 모자이크로 장식돼 있다. 마드라사 맞은편의 ‘주마 마스지드’ 모스크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슬람 경전 사본이 소장돼 있다.

타슈켄트 중앙로의 젊은이들
타슈켄트를 벗어나 중앙아시아 서쪽으로 향하면 도시들의 사연은 무르익는다. 경유지인 사마르칸트 레기스탄 광장에서 만난 이슬람 유적들은 ‘의 진주’로 불리는 부하라에 접어들면 더욱 그 색이 강하고 신비스럽다.

부하라 모스크
부하라는 다민족, 현대화가 진행된 타슈켄트와는 달리 전형적인 고대도시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도시의 유물은 지하 20m 깊이에 차곡차곡 묻혀 있던 것을 파헤쳐 찾아낸 것들이다. 기원전 4세기부터 25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140여개의 건물들은 만들어진 시기가 달라 시간여행을 하는 착각을 일으킨다.

부하라 칼란 미나레트
이슬람의 고대도시 부하라

부하라 여행의 출발점은 구시가지 한가운데 우뚝 솟은 칼란 미나레트다. 46m 높이의 첨탑은 불을 지피면 의 나그네들을 위한 ‘사막의 등대’ 역할을 했다. 이 탑은 죄인을 주머니에 넣은 뒤 꼭대기에서 던지는 풍습이 19세기까지 이어져 죽음의 탑으로도 악명 높다. 그 옆 208개의 기둥이 어우러진 모스크는 1만명이 넘는 신도들이 모이는 유서깊은 이슬람 사원이다.

바자르 풍경
고대 부하라의 발상지인 아르크 고성 옆에는 중앙아시아 최고의 이슬람 건물인 샤마니 묘당이 자리잡았다. 1925년 흙 속에서 발견된 묘당은 햇볕에 말린 벽돌을 요철 모양으로 쌓아 명암을 나타낸 게 특이하다. 해가 저물면 부하라에서는 옛날 상인들이 모여들었다는 연못가 ‘라비 하우스’ 평상에 비스듬히 누워 맥주 한잔을 기울일 수도 있다.

바자르 물건들
바자르 골목을 거닐며 좌판에서 이것저것 흥정해 보는 것만으로도 우즈베키스탄 여행은 흥미롭다. 생필품 외에도 질박한 멋을 풍기는 카페트와 사모바르(찻 주전자), 유목민 모자, 팔찌 귀고리 등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코란 경전, 골동품, 전통악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의 세월만큼이나 화려하게 진열된다.

여행메모

교통: 우즈베키스탄의 수도인 타슈켄트에서는 시내나 외곽도시로 이동할 때는 택시 외에도 일반 승용차를 택시처럼 이용할 수 있다. 입국 때는 지니고 있는 돈과 물품을 정확히 신고해야 출국때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음식: 빵에다 양고기를 넣고 감자와 양배추, 양파를 썰어 넣고 끓인 ‘슈르파’는 이곳 주민들의 주식이다. 쫄깃쫄깃한 면발에다 닭과 양고기를 듬뿍 넣어 끓인 ‘라그만’은 얼큰한 맛이 좋다.

기타: 타슈켄트 인근의 침간산은 만년설, 쪽빛 호수 등 청정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2000m 높이의 텐산산맥 준봉을 따라 타슈켄트에서 자동차로 2시간 달리면 닿는다.



글·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tour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