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돌개
제주도는 유네스코가 보증한 섬이다.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되며 ‘유네스코 자연경관 타이틀’을 휩쓸고 있다. 해녀문화 역시 유네스코 인류문화무형유산에 이름을 올려, 제주도는 ’유네스코 4관왕‘의 섬에 등극해 있다.
최근 제주는 ‘물질’ 배우기가 인기다. 해녀 학교가 등장했고, 하도에는 해녀체험을 진행하는 어촌마을도 생겨났다. 해녀체험 강사는 현직 해녀이며 남자도 수강이 가능하다.
제주 해녀는 ‘할망’ 대신 성별불문한 손윗사람을 칭하는 ‘삼촌’으로 불리는 게 익숙하다. 김녕, 남원 등 바닷가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경운기와 스쿠터를 타고 물질 나서는 해녀들을 만날 수 있다.
인류무형유산 담아낸
해녀박물관
‘제주 해녀 문화’는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재조명 된 해녀의 삶을 제대로 엿보는 공간이 구좌읍 이다. ‘잠녀’로 불렸던 옛 제주해녀와 그녀들의 영등굿 문화 등을 구경할 수 있다. 구좌읍 세화리는 제주해녀 항일운동이 발생했던 본거지이며, 해녀의집 등 의 전시물은 모두 해녀들이 기부한 것들이다.
제주도는 섬 전체가 세계지질공원이다. 제주 북쪽에 옥빛 바다가 수를 놓는다면, 남쪽은 기암괴석과 독특한 화산지형들이 해안선 따라 이어진다. 서귀포시 안덕면의 용머리해안은 지질트레일 명소로 제주도 형성 초기의 화산활동을 엿볼 수 있는 귀한 공간이다. 80만 년 지구의 시간을 품은 사암층 암벽은 파도에 깎여 기묘한 절벽을 만들어낸다. 굽이치듯 이어지는 50m 절벽길은 파도에 곳곳이 패인 ‘해식굴’이 이채롭다. 지질트레일은 천연기념물 암벽식물지대를 간직한 산방산과 형제해안로로 연결된다.
바다 위의 돌기둥인 , 바다로 떨어지는 정방폭포 등도 제주의 남쪽 해안을 장식한다. 서귀포시내 인근의 ‘쇠소깍’은 담수와 해수가 만나 형성된 웅덩이로 생물권보전지역의 대표 명소이기도 하다.
세계유산 일출봉 조망, 광치기해변
성산일출봉과 광치기해변
제주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에는 성산일출봉이 큰 몫을 했다. 국내 최초(2007년)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될 때 거문오름 용암동굴(만장굴)과 함께 성산일출봉의 화산지형이 큰 표를 받았다. 성산일출봉은 제주의 다른 오름과 달리 마그마가 물속에서 분출하며 생성된 곳이다. 본래는 섬이었는데 간조때 드러나는 길이 이어져 육지와 한 몸이 됐다. 분화구에는 99개의 작은 봉우리가 담겨 있다. 최근 일출봉 해저에서 지름 600m 분화구가 추가로 발견돼 화제를 모았다.
성산일출봉의 드라마틱한 자태를 보려면 광치기해변으로 향한다. 북적이는 탐방로를 벗어나 섬에서 뭍이 된 일출봉의 모습을 외곽에서 감상할 수 있다. 광치기해변은 일출봉 옆으로 솟는 해돋이를 담아내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해변은 물이 빠지면 용암과 바다가 만나 굳어진 특이 지형을 드러내며, 해변길 승마도 펼쳐진다. 광치기해변은 올레길 1코스의 종착지로, 남쪽 또다른 분화구인 섭지코지와 연결된다.
서 진 여행칼럼니스트
여행메모
교통: 비수기의 제주는 편도 2만~3만 원대에 항공권을 구할 수 있다. 최근에는 렌트카 외에도 스쿠터를 이용해 제주를 여행하는 청춘들이 늘고 있다.
음식: 제주시 ‘순옥이네 명가’는 해녀가 운영하며, 직접 따온 제주 전복인 오분작, 성게 등 자연산 해산물을 내놓는다. 제주시 ‘올래국수’는 도톰한 중면에 사골육수, 두툼한 돼지고기가 곁들여지는 고기국수의 명가다.
기타: 그림과 사진속의 제주를 만나는 것은 문화적 향취를 자극한다. 서귀포에 피난 와 작품 활동을 펼쳤던 화가 이중섭의 미술관, 20여년간 제주의 삶과 풍광을 사진에 담아낸 김영갑의 갤러리 등을 방문해볼만하다.



서진 여행칼럼니스트